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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 음악 위에 쓰다
헤르만 헤세 지음, 김윤미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2월
평점 :
이 책은 헤르만 헤세가 클래식 음악에 관해 쓴 에세이다.
헤세가 오랫동안 성당과 극장의 음악회에 다니면서 느꼈던 일상의 소소한 모습들,
음악을 들으면서 느낀 감상들, 음악가들의 이야기들을 소박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낸다.
에피소드 다음에는 헤세의 감상을 옮긴 시가 등장한다.
책 중 인상적인 에피소드로 어느 낯선 도시에서 찾아간 에드빈 피셔의 연주회 이야기가 가슴에 남는다.
오래전에 인연이 있었던 에드빈 피셔의 연주회를 찾아간 헤세의 심정과,
평소 다니던 극장과 달리 젊은이들로 가득 찬 연주회의 공기가 생생하게 와 닿는다.
이십 년 전에 만나고 못 본 친구를 만나기 위해 중간의 휴식 시간에 계단을 내려가는 노작가의 모습이 눈으로 그려진다.
여기저기 복잡한 길을 따라가 마침내 연주자 대기실 문을 열려고 한 순간 안에서 들려오는 피아노 소리.
결국 헤세는 문을 열지 못하고 그 안에서 울려 퍼지는 피아노 소리를 듣는다.
문 앞에 몰려 있던 피아니스트의 젊은 팬들이 함께 음악을 들으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따뜻하게 그려진다.
눈짓으로 서로 자신들의 감정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마음에 몽글몽글함을 자아낸다.
이 책은 음악과 문학의 여러 이야기가 함께 등장한다.
2부에서 헤세는 도스토옙스키의 <백치>에서 느꼈던 감상을 베토벤의 교향곡에서 느꼈다고 말하기도 한다.
눈물과 고통에서 피어난 열매인 두 거장의 작품을 아무 때나 읽을 수 없고 아무 때나 좋아하고 들을 수 없다던 노작가의 순수함이 마음에 남는다.
책에 등장하는 여러 음악과 문학들을 찾아 듣고 읽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