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꾼의 죽음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11
M. C. 비턴 지음, 문은실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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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평소 추리소설이나 범죄소설을 자주 읽진 않지만 얼마전 영국의 드라마 ‘셜록’ 시리즈를 굉장히 재밌게 봤던터라 영국이라는 나라가 가지는 이미지에 대한 동경이 어느정도는 자리잡고 있던 터였다. 게다가 해미시 맥베스 시리즈는 비록 나는 몰랐으나 1985년 첫 소설 ‘험담꾼의 죽음’ 이후 30여년 동안 영미권을 넘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사랑받은 시리즈라니 이제서야 알게 된 것이 의아하게 생각될 정도였다. ‘잔소리꾼의 죽음’은 시리즈의 11번째 책이다. 앞의 시리즈를 읽지 못해 선뜻 읽기가 걱정되기도 했지만 사실 추리소설은 순서대로 보지 않고 단편으로 봐도 각자의 스토리를 가진 별개의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기에 부담이 없어 좋다. 


저자는 영국의 대표적인 대중작가로 꼽히며 로맨스와 추리소설 분야에서 다수의 작품을 발표하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본명인 매리언 채스니로 100편 이상의 역사 로맨스를 발표했고 여러 필명을 쓰며 이 책의 M.C.비턴은 추리소설 작품에 쓰는 필명이라고 한다. 스코틀랜드의 최북단 서덜랜드를 여행하며 처음 해미시 시리즈를 떠올린 그녀는 현재 33권까지 시리즈를 집필했고 텔레비전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다니 시리즈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바다. 


해미시는 스코틀랜드의 가상 도시인 로흐두 마을의 순경이다. 전편에서 실수로 인해 강등되는 아픔과 약혼녀인 프리실라와의 파혼을 겪으며 로흐두 마을의 공공의 적이자 논란의 중심이 된 해미시는 그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휴가를 얻어 스코틀랜드의 아름다운 해변 마을인 스캐그로 떠난다. 하지만 기대를 안고 간 민박집은 싸구려 여인숙에 가깝고 함께 투숙하는 투숙객중 심각한 잔소리꾼인 밥 해리스로 인해 불편한 상황이 만들어진다. 밥 해리스는 아내인 도리스를 끊임없이 들볶고 다른 투숙객과도 트러블을 일으키며 모두가 밥 해리스를 죽여버리자는 진담 같은 농담을 말하곤 한다. 해미시는 오롯이 휴가를 즐기고 싶지만 늦은밤 밥이 도리스를 구타하는 소리를 듣게 되고, 그와 실랑이를 벌이던 중 그의 코를 가격하게 된다. 하지만 다음날 방파제를 거닐던 해미시는 물에 떠있는 밥의 시체를 가장 먼저 발견하게 되고 전날 밥과 충돌이 있었던 해미시는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다. 그는 경찰의 신분을 숨기고 있었지만 살인사건으로 인해 그의 정체가 밝혀지고 그 역시 스캐그의 경찰들과 함께 범인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같은 민박집에 묶었던 사람들의 비밀이 하나둘씩 밝혀지는데...



넌지시 그들을 보던 해미시는 불편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재앙을 불러 모으는 재료를 눈앞에서 바라보고 있는 느낌이었다. 잔뜩 짓밟힌 아내, 고약한 남편, 다정하고 괜찮은 남자, 이 모든 것을 섞으면 무엇이 나오겠는가? 살인, 머릿속의 목소리가 말했다. 


 

추리소설은 역시 범인이 누구일지 예상해 보며 보는 재미가 가장 크다. 하지만 이때까지 읽었던 추리소설은 대부분 등장인물을 파악하는 것만도 버거울때가 많았고 얽히고 설킨 복잡한 관계나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사건들에 정신을 못차리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주인공이 너무 천재스럽다거나 현실에선 절대 만날 수 없을 가공의 인물처럼 느껴지면 이야기에 집중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해미시는 추리소설 주인공이 가지는 냉철함이나 히스테릭한면보단 어떻게 보면 태평해 보이기도 하고 허술한 면도 있는 것 같은 평범한 순경처럼 느껴져 훨씬 친숙하게 다가왔다. 그전 시리즈는 읽어보지 못했지만 ‘잔소리꾼의 죽음’은 복잡하거나 잔인한 살인사건이라기 보단 인과관계가 느껴지는 단순하지만 깊이 공감되는,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법한 이야기이기에 부담 없이 술술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대놓고 범인이 짐작되는 것도 시시하지만 베일에 쌓여 범인을 짐작조차 할 수 없는 것 역시 재미없다. 그런면에서 ‘잔소리꾼의 죽음’은 그 중간 지점의 가장 재밌고 흥미로운 정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추리 소설의 주인공들은 살인의 기운을 몰고 다니기에 해미시 역시 수많은 시리즈에서 매번 마주하게 되는 살인사건을 어떤식으로 풀어나가는지 또다른 이야기들도 몹시 궁금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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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말하기 연습 - 화내지 않고 상처 주지 않고 진심을 전하는
박재연 지음 / 한빛라이프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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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아기같던 첫째가 어느덧 6살이 되면서 이젠 꼭 어른과 이야기 하는 것처럼 다양한 대화가 가능해 졌다. 게다가 말이 또래에 비해 빠른편이라 더욱 그렇게 느껴지곤 한다. 그러면서 점점 난감하고 힘든 상황 또한 많아지고 있다. 말대꾸는 기본이요 잘잘못을 따지고 들고 엄마와 동생과 비교까지, 가끔은 말문이 턱 막힐정도로 논리정연하게 반박해 할말을 찾을 수 없을때가 많다. 자신의 의견과 요구사항을 정확히 이야기할 수 있게 되며 고집이 생기게 되고 그로인해 마찰이 빚어질때가 많아 요즘 한창 고민이 많았었다. 


그럴때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에게 화를 내는 내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분명 좋게 이야기하자고 다짐하면서도 아이의 말에 발끈해 일단 성질부터 내버리게 된다는 걸 모르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지나가면 후회하고 마음 아프면서도 그당시엔 그저 눈 앞의 상황에 화가나 윽박지르고 소리지르게 되버린다. 아이에게 상처가 될 말들을 하면서도 뒤돌아 자책하며 자괴감에 휩싸이는 엄마가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그렇기에 잘못된 대화법인걸 알면서도 이상하게 자꾸만 반복하게 되는 아이와의 대화에도 분명 철저한 연습이 필요하다고 느낄 수 밖에 없다. 



우리는 늘 아이에게 더 잘해주고 싶고, 잘 못하는 것만 같아 좌절합니다. 하지만 더 잘해주고 싶다는 마음 안에는 더 많이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다시 말해 자신이 부족하다는 말은, 누군가를 사랑하고자 하는 마음이 깊이 존재한다는 의미이기도 하지요. 그리고 이미 우리는 많은 소소한 사랑을 아이들에게 주고 있습니다. 

 

 

저자는 리플러스 인간연구소의 소장으로 상호 존중 대화 훈련 프로그램인 ‘연결의 대화’를 개발하여 다양한 형태의 가족 구성원을 대상으로 워크숍 및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책은 그런 저자가 부모와 교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해온 대화훈련과 저자가 진행하는 맘스 라디오의 방송 내용을 중심으로 모든 부모가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을 회복하고 자녀에게 공감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길 바라며 집필했다고 한다. 분명 아이들을 너무나 사랑하고 아끼지만 스스로 화를 참지 못하고 아이들에게 분출해 버리는 사례는 너무나 많다. 끊임없이 아이를 비교하고 경쟁시키고 협박하며 부모의 말을 잘 들어주길 바라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아이들과는 점점 더 멀어지고 대화는 일방적이고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그렇기에 저자는 그 무엇보다 부모가 자기 스스로를 사랑하고 부모로서의 한계를 인정하고 버텨낼 수 있어야 아이들에게도 사랑을 줄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화라는 감정은 억누르거나 상대에게 터뜨리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감정을 잘 보살피며 세밀하게 바라보고, 무엇 때문에 자신의 바람이 좌절됐는지 이해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부모가 아이를 사랑하는 것은 똑같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마음과는 달리 아이와 대화를 하다보면 마음 먹은대로만 흘러가진 않는다. 아이의 잘못이 눈에 보이고 거짓말 하는 것을 알게되고도 차오르는 화를 삭히며 다정다감하게 말할 수 있는 엄마가 얼마나 될까. 게다가 여러가지 스트레스와 피로가 쌓여 집으로 돌아온 뒤라면 더욱 아이들과 좋은 대화를 나누기는 힘들 수 밖에 없다. 또한 이런 저런 수많은 상황과 변수에 맞게 어떤식으로 대화를 유도하고 풀어나가야 하는지 어렵기만 하다. 그런 부모들에게 이 책은 여러가지 상황과 예시를 들어주며 어떤식으로 대화를 해야할지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제시해 준다. 저자 자신이 어린시절 겪었던 학대의 경험과 홀로 아이를 키우며 마주했던 많은 어려움을 공유하기에 힘겨운 시기을 보내고 있을 많은 부모들에게 더 큰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고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속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은 부모들이라면 그 방법 뿐만이 아니라 부모로서의 나를 되돌아보고 우리 아이에 대해서도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함으로써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아이들은 사랑받기 위해, 인정받기 위해 움직이기도 합니다. 부모의 따뜻한 눈길 한번 더 받기 위해, 부모의 따뜻한 말 한마디 더 듣고 싶어서 사랑스럽게 행동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을 배워야 합니다. 자유입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품안에서 자유로워야 합니다. 아이들은 ‘우리 엄마,아빠는 아무런 조건 없이 나를 사랑해.’라는 믿음이 가슴 안에 자리 잡을 때 자유롭게 행동합니다. 그런 신뢰가 없으면 아이들은 눈치를 보고 살핍니다. 더 사랑받기 위해, 더 인정받기 위해 원치 않은 행동도 하고, 그러면 자신을 사랑해줄 것인지를 살피지요. 

 

 

 

 

사실 많은 엄마들이 아이를 너무나 사랑하고 소중하기에 아이에게 언제나 가장 좋은 것, 가장 최선의 방법에 집착하고 스스로를 몰아세우며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곤 한다. 그래서 아이를 사랑하기에 했던 행동이 결국 아이와 자신에게 나쁜 결과로 찾아오게 되며 자괴감에 빠지고 만다. 한번의 실수를 용납하지 못하고 아이들에게 강요하고 바랄수록 아이들과의 거리는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이 책은 부모에게 들이대는 올바른 기준과 잣대에 집칙하지 말고 스스로에게 먼저 너그러워질 것을 강조한다. 밥 한끼 안 먹는다고, 숙제 한번 안한다고 아이의 인생이 잘못되지는 않는다. 아이들은 실수를 하며 배우고 또 그로인해 더 자라난다. 그 무엇보다 나의 아이를 잘 이해하고 완벽함에 집착하지 않는 여유를 부모가 가진다면 아마 그 기운은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부부는 남이 되어도 부모는 남는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기억합시다. 아이 덕분에 우리가 힘을 낼 수 있음을. 그리고 바라봅시다. 아이의 슬프고 떨리는 눈동자를. 또한 노력합시다. 우리의 노력이 아이들의 건강한 미래를 열어줄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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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특별판)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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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제 갓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 시절의 나에게 매일의 밤은 짧기만 했다. 부어라 마셔라 음주에 눈을 뜨고 새롭게 만나게 된 가지각색의 사람들과 이야기 꽃을 피우며 늦은 새벽까지, 어쩔땐 동튼 새벽 첫차를 타고 귀가하곤 했지만 그럼에도 헤어짐이 아쉬워 또다시 내일을 기약하곤 하는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겁없이 밤의 거리를 누비던 그 시절은 아마 다신 돌아갈 수 없기에 더욱 그리울 수 밖에 없는 추억의 한페이지가 된 것 같다. 


하지만 이제 밤마실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 되었기에, 그 짧은 밤을 맘껏 향유하는 청춘들이 더욱 부러워질 수 밖에 없다. 그 시절엔 그 순간이 영원할 것 같이 느껴졌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하루하루 소중하지 않았던 시간이 없었던 것 같다. 타임머신을 타고 되돌아갈 수 있다면 더 많은 인연과 갖가지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즐길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마 나같은 생각을 하는 수많은 어른들은 그 시절을 회상하게하는 짧디 짧은 순간일지라도 한번쯤은 다시 느껴보고 싶은 소망이 있지 않을까 싶다.혹독한 현실과 스펙터클한 판타지 그 사이 어디쯤의 기억말이다. 



이렇게 지나쳐 가는 사람과 친구가 되어 그 사람과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 이것이 내 행복일지도 몰라.


 

이제 갓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 시절의 나에게 매일의 밤은 짧기만 했다. 부어라 마셔라 음주에 눈을 뜨고 새롭게 만나게 된 가지각색의 사람들과 이야기 꽃을 피우며 늦은 새벽까지, 어쩔땐 동튼 새벽 첫차를 타고 귀가하곤 했지만 그럼에도 헤어짐이 아쉬워 또다시 내일을 기약하곤 하는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겁없이 밤의 거리를 누비던 그 시절은 아마 다신 돌아갈 수 없기에 더욱 그리울 수 밖에 없는 추억의 한페이지가 된 것 같다. 


하지만 이제 밤마실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 되었기에, 그 짧은 밤을 맘껏 향유하는 청춘들이 더욱 부러워질 수 밖에 없다. 그 시절엔 그 순간이 영원할 것 같이 느껴졌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하루하루 소중하지 않았던 시간이 없었던 것 같다. 타임머신을 타고 되돌아갈 수 있다면 더 많은 인연과 갖가지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즐길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마 나같은 생각을 하는 수많은 어른들은 그 시절을 회상하게하는 짧디 짧은 순간일지라도 한번쯤은 다시 느껴보고 싶은 소망이 있지 않을까 싶다.혹독한 현실과 스펙터클한 판타지 그 사이 어디쯤의 기억말이다. 



이렇게 지나쳐 가는 사람과 친구가 되어 그 사람과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 이것이 내 행복일지도 몰라.


 

한 여자를 몰래 짝사랑하는 남자, 그리고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는 여자로 인해 힘들어하는 스토리는 진부하다. 우물쭈물 적극적이지 못한 소심한 남자의 절절한 마음도 이 시대엔 통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소설은 그 진부함을 없애버리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들이 더해져 훨씬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비단잉어가 하늘을 날아다니고 상상을 초월하는 독특한 캐릭터들의 등장으로 흥미를 잃지 않으며 말도 안돼는 상황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기에 사계절이 모두 지나가는 긴 시간동안 벌어지는 많은 일들이 그저 즐겁고 유쾌한 밤의 술자리처럼 순식간에 흘러가 버린다는 느낌이 들 정도니 말이다. 특히 그 폭풍같은 일들의 중심에 있는 검은 머리 아가씨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자신의 주위를 맴돌며 어필하는 남자에게 난 그런거 몰라요~라며 순진무구한 20대 아가씨의 모습과 술꾼과의 대작에도 끄덕없는 주량을 가지고 여기저기 모험을 즐기는 모습을 동시에 지닌 참으로 매력 넘치는 이 아가씨에겐 부지런히 걸어다니지 않으면 너무나도 짧은 밤이 아쉽게만 느껴지지 않을까. 



다양한 생각이 머릿속에 오갔으나 그것들은 결국 덧없이 사라져버리고, 그저 살짝 젖어 빛나는 그녀의 눈동자와 그 작게 속삭이는 목소리와 아름다운 뺨의 인상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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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라는 헛소리 - 욕심이 만들어낸 괴물, 유사과학 과학이라는 헛소리 1
박재용 지음 / Mid(엠아이디)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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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이야기가 있다. 밤에 선풍기 틀어 놓고 자면 산소가 부족해져서 결국 죽고 만드는 선풍기 괴담. 하지만 괴담이나 미신 정도가 아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것이 사실이라 믿고 있었기에 밤에 타이머를 맞춰 놓고 자거나 방문을 열어 놓고 자는등 귀찮아도 죽지 않기 위해 꼭 그렇게 했더랬다. 하지만 알고보니 전혀 사실무근의 이야기라는 것은 어른이 되고서야 알았다. 더운 여름 타이머로 꺼진 선풍기를 다시 틀기 위해 새벽에 몇번씩 일어나던 수고로움이 허무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우리가 사실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던 것들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그것이 과학적 사실이라고 믿고 있었던 우린 과학에 대한 배신감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많은 것들은 과학이 아닌 ‘유사과학’이다. 과학이라는 탈을 쓴 미신이나 속설을 일반 사람들이 과학적 잣대를 들이대며 그 사실을 파헤치기엔 역부족이다. 그렇기에 언론이나 책을 통해 검증되지 않은 유사과학을 그저 믿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을 속이고 기만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그런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선 나 스스로가 똑똑해질 필요도 있지만, 과학이라는 분야의 전문가가 조목조목 팩트체크를 해준다면 훨씬 더 쉽게 구분해 낼 수 있을것이란 생각이 든다. 



유사과학이 만들어지고 퍼지는 것은 개인 문제라기보다는 사회 문제라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물론 ‘선풍기 사망설’처럼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속설이라든가, 개인의 주관적 경험에 의한 유사과학도 있습니다만 문제가 되는 이론이나 주장은 주로 과학을 모르는 개인들보다는 다른 누군가가 고의로 퍼트린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과학저술가이자 커뮤니케이터다. 과학과 과학을 만들어낸 역사, 그리고 사회에 대한 이야기에 주된 관심을 가지고 글을 쓰고, 강연을 하고 있다. 저자는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누군가 고의적으로 만들고 유표하는 유사과학으로부터 속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사실 수많은 정보속에서 이젠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가짜인지 구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전문 과학기술인이 해야 할 몫이 있다. 유사과학을 주장하는 것을 그냥 말도 되지 않는 주장이라고 코웃음치고 넘길 게 아니라 자신의 분야에서 잘못 알려진 것에 대해 정확한 비판을 하고, 이를 알려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일부 양심을 팔아먹은 과학자와 기업, 그리고 특정한 정치적 입장을 가진 이들이 과학의 이름을 빌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쓰레기 과학의 주장이 언론을 타기 아주 쉽다는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자신의 연구를 발표하는 척 언론에 홍보를 합니다. 기업들은 이들 과학자들에게 돈을 대고, 학술발표를 후원하고, 학회지를 발간하게 합니다. 정치인들은 이 과학자들의 주장을 근거로 국회에서, 기자회견장에서 논란을 증폭시킵니다. 언론의 입장에서야 흔히 말하는 대로 기사 ‘거리’가 되는 것이지요. 



이 책에는 많은 유사과학의 사례가 담겨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선풍기괴담부터 MSG 논란, 부모님 세대라면 한번쯤 구매하고자 했을법한 게르마늄 팔찌, 한때 커피 광고에서 줄기차게 나오던 카세인나트륨등 실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부터 지진 발생전에 생긴다는 지진운이나 백신과 의료괴담, 천연물질과 화학합성물의 차이나 동성애나 단일민족과 같은 혐오의 이야기까지 우리가 상식이라고 믿었던 것들의 오류와 좋은 것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사실은 공포 마케팅의 일종이기도 하며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철저히 검증되지 않은채 우리들에게 사실인 것처럼 퍼져버렸다는 것을 저자는 과학적으로 증명하고 체계적으로 반박한다.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타인에게 해를 끼치면서까지 자신과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을 위해 과학의 탈을 쓰고 대중을 속이는 일은 철저히 파헤쳐져야 할 것입니다.
 

 

 

 

이 책을 읽기전엔 좋은 것이라고, 그래서 더 비싼 돈을 주고서라도 그렇게 좋다는 것들을 사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MSG만해도 특히 아이들이 있으니 더욱 쓰지 않으려 노력했고 훨씬 더 좋다는 대체품을 쓰거나 MSG가 들어있지 않은 건강한 식품이라며 몇배의 값을 지불해가며 구매하곤 했다. 하지만 MSG가 소금 섭취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의한 위 손상도 일부 막아준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그럼에도 우리 가족들이 먹을 음식에는 나쁜 것을 넣고 싶지 않다는 심리를 이용한 MSG 혐오 마케팅으로 이익을 취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것은 분명 비난받아야 할 일이다. 어렵고 복잡한 공식이나 과학용어를 앞세워 일반 사람들에게 공포를 조장하고 그것을 이용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과학자의 태도일까. 과학이란 우리들에게 좀 더 도움이 되고 이로운 것들을 새롭게 발견하고 알아내기 위해 이루어져야할 학문임에도 그것을 교묘하게 이용해 돈벌이에 급급한 과학자들이 있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하지만 우리로썬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분별해내기 어렵기만 하다. 일반적인 과학 지식만으론 수많은 정보 속에서 진실만을 찾아내어 수용하는 것은 힘들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이 책과 같이 전문가의 입장에서 우리와 가장 밀접한 유사과학의 사례에대해 조목조목 따져보고 잘못된 이론을 거를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며, 그것을 익히고 올바른 정보를 걸러낼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습하고 의심할 수 있게 해주는 기본적인 윤리의식을 가진 바른 과학자들의 조언이 필요하다. 어떠한 명제도 그냥 믿지 말 것, 모든 명제에 대해 회의적 시선을 거두지 말 것, 언제나 반증 가능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 것. 조금 머리 아프고 귀찮을지라도 나를 속이려드는 유사과학의 덫에 걸리지 않기위해서는 그정도의 수고로움은 필요하지 않을까. 



어떠한 과학자 사회도 이런 기본적인 윤리를 저버린 이들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습니다. 실패를 견뎌내지 못하면 과학자가 될 수 없는 것이지요. 아마 여러분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엄밀함을 저버리고 대중을 속이며 쉽고 편한 길로 가려 한다면 누구나 추방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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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어디에나 있어! - 제21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기획 부문 수상작 사회와 친해지는 책
이남석.이규리.이규린 지음, 김정윤 그림 / 창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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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상품은 질이 중요하지만 요즘은 그 무엇보다 디자인이 중요하다. 스마트폰만 봐도 애플의 아이폰은 그 디자인에서 많은 매니아들을 가지고 있을 정도이고 동일한 상품이라도 누가 디자인했느냐에따라 가격이 훨씬 높게 책정되기도 한다. 우리 생활속의 사소한 작은 물건속에도 우리가 모르는 디자인의 힘이 담겨있다는 것을 잘 느끼진 못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사이 디자인은 우리가 깨닫지 못하더라도 절대 없어서는 안될 공기같은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디자이너라는 직업은 뭔가 특별한 재능이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다. 그림도 잘 그려야 할 것 같고, 다른 사람들보다 더 기발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공부도 잘 해야 할 것 같고... 아무나 할 수 없는 어려운 직업이라는 인식이 크다. 그렇기에 어린이들이 쉽게 자신의 꿈이나 장래희망으로 디자이너를 꿈꿀 수 없는게 아닐까. 디자이너가 하는 일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디자이너가 될 수 있는지, 디자인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에 대해 더 재밌고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면 아이들의 장래희망에 디자이너가 더 많이 등장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 



디자인의 출발점은 언제나 사람입니다. 디자이너는 삶을 어떻게 하면 더 편리하고 아름답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지요. 그러다 보면 문제점이 드러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도 떠올라요. 세상의 다양한 변화를 예민하게 알아채는 감각도 중요하지요. 


 

 

이 책은 디자인이라는 생소한 분야를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쓴 책이다. 예린이와 유진이라는 쌍둥이 남매가 디자인 엑스포를 관람하며 디자인에 대해 알아가는 스토리로 평소 디자인에 관심이 많던 예린이와 디자인에 아무 관심이 없던 유진이가 엑스포를 관람하며 점점 디자인에 흥미를 느끼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특히 안내원인 디자이너를 통해 디자인에 대한 전문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며 점점 흥미와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아이들의 관점에서 쉽게 설명해준다. 그래서 디자이너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아이들이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깨트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 디자이너란 단순히 상품의 외형을 디자인하고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디자인 철학을 가지고 사람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물건이나 가치를 만들어 낸다. 그렇기에 사람의 생각과 행동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세심하게 관찰해야 한다. 디자인의 출발점은 언제나 사람이고 디자이너는 삶을 어떻게 하면 더 편리하고 아름답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며 그러다 보면 문제점이 드러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도 떠오르게 된다는 것이다. 더불어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도 디자이너의 역할이 중요하다. 자연을 보호하기 위한 리사이클링, 업사이클링 디자인과 공정무역 상품을 만드는 디자이너들의 이야기는 단순히 물건을 만들고 팔아 이익을 내기 위한것이 아니라 가치 있는 소비를 이끌어내어 환경과 사회에 큰 도움이 되는 멋진 직업이라는 인식을 아이들에게 심어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자원을 아끼고 환경을 보호하는 제품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냥 생각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구입하고 사용함으로써 생각을 실천합니다. ‘환경도 좋지만 비싸고 귀찮아’가 아니라 ‘지금의 우리와 미래의 후손을 위해 가치가 담긴 물건을 사야지.’하면서요. 


 

이 책을 읽으며 나역시 디자이너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디자인이란 그저 창의력과 그림실력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고력과 관찰력, 그리고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협업하며 함께 일하는 능력 또한 필요하다는 것도 알았다. 사실 업사이클링, 유니버설 디자인등 용어가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고 물건을 보고 디자이너가 무엇을위해 이런 다자인을 하게 되었는지 한번에 떠올리긴 힘들다. 하지만 단순히 용어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사례를 그림과 사진으로 알기 쉽게 이야기하고 등장인물인 두 아이들과 전문가의 대화로 이루어져있어 책을 읽는 아이들이 이해하는데 훨씬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회와 환경에 도움이 되고, 사람들을 위한 가치를 우선시하는 좋은 디자인의 제품들을 찾아내고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기에 아이들이 커가면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되어줄 수 있을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좋은 디자이너라면 통합적인 지식을 갖추어야 합니다. 꼭 디자이너가 꿈이 아니어도 디자인을 공부하면 창의력과 사고력을 키울 수 있어요. 그래서 어린이들이 디자인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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