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쌓는 사람 킨더랜드 픽처북스
아리안나 스퀼로니 지음, 데쿠르 그림, 문주선 옮김 / 킨더랜드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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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몸에 벽돌무늬를 가진 아저씨가 표지에서 한 손을 들고 인사하는 것 같아요.(하물며 글자까지 벽돌무늬) 누구에게 인사중이실까요?

한 손에 삽을 들고 숲에 간 것처럼 보입니다만.

어떤 용무가 있으신지 한 장 넘겨봅니다. 면지도 벽돌무늬입니다.

여기에서 아저씨의 모습이 꽤 인상적인데요. 벽돌무늬 뿐만아니라 노란 모자로 얼굴 거의 대부분을 가리고 있어요. 독자는 삐죽나온 아저씨의 코와 수염만을 겨우 볼 수 있을 뿐이죠.

아저씨가 깜짝 놀랄일이 벌어지는데요. 무슨 일일까요?

아저씨는 담으로 응수하지요.

어떤 자극이 왔을 때 우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반응할 수 있는데요. 아저씨는 그냥 담을 쌓아 버립니다. 그냥 내가 보기 싫고 불편한 것들로 부터 완벽한 차단을 해버리죠.

철저히 혼자 있게 된 아저씨, 어쩐지 쓸쓸한 생각이 듭니다.

정말 아저씨가 원하던 것일까요?

아저씨가 꼭 맞는 곳을 찾았다고 했던 첫 장면을 잊지 않으셨다면 아저씨의 마음을 한 번 들여다 볼 수 있을듯요.

그런데 아저씨의 담은 한 곳을 잊고 있었어요.

그곳으로 또 다른 불청객이 찾아들고 아저씨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법을 사용하지요. 그 불청객이 찾아온 작은 구멍으로 쏘옥(드디어 아저씨의 전체 얼굴을 만나 볼 수 있답니다).

다시한번 아저씨의 "마음에 쏙 드는군!"이라는 말과 함께 멋진 장면을 연출하며 그림책은 끝이 납니다.

가끔 마음에 안 드는 장면을 보면 '내가 안 보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고개를 돌려버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때마다 담을 쌓는 다면 들어오지도 나가지도 못하는 상태가 되어버리겠죠. 소통이 없는 상태, 내가 쌓은 담에 갇히게 됩니다.

물론 탁트인 초원에서 꽃과 동물과 나무들과 함께 하면 좋겠지만 그림책에서처럼 그런 행운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란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걸 알아보는 현명함을 갖추기는 더 어렵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제가 좋아하는 말입니다) 우리는 꼭 맞는 곳을 찾고, 사람을 찾아서 이야기 나누고, 나를 표현하며 서로에게 힘이되는 존재를 찾으며 살아갈거라는 생각입니다.

담쌓는 사람이 현명한 사람이라면

자신에게 온 행운을 다시 놓치는 일은 없겠지요.

본문



아저씨의 가볍고 아름다운 뒷모습을 응원합니다.

그림책은 킨더랜드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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