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의 뜰
강맑실 지음 / 사계절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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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 유년기의 집, 추억을 낚다.



책에는 강맑실 작가님이 그린 일곱 개의 집 평면도와 뜰이 있어요.



강맑실 작가는 어린 시절 집의 평면도를 그리면서 집안에서의 일들이 생생히 떠오르는 경험을 했다고 합니다.

유년기에는 자신의 그림에 대한 평가를 듣고 그림에는 소질이 없나보다 생각하셨다는데요. 성인이 되어서 그림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평면도를 그리셨다고 합니다. 아버지께서 선생님으로 학교 관사를 포함 집을 여러 번 이사하셨는데, 11살까지 총 열 개의 집을 거치며 성장하셨대요. 그 중 일곱 개의 평면도와 마당이 책에는 담겨 있습니다.



그림에 수채 물감이 너무 정겹게 퍼져있어서요. 저도 이렇게 평면도를 그리고 색칠하면 어떨까 싶었어요.

사진으로 봐도 정말 아름답지 않나요? 그 시절의 그리움이 몰랑몰랑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이 에세이집의 주인공은 '막내'인데요. 일곱 형제의 막내인 강맑실 작가님입니다.

아버지께서 순수 한글이름을 지어주셨던 것 같아요. 책 속에서 별 언니, 밝 오빠 이렇게 칭하는 걸 보니 이름의 한 글자씩 따셨나봅니다. 한국 전쟁 후 막내의 출생부터 초등학교 5학년까지의 역사를 담고 있어요. 저는 최규석 작가의 '대한민국 원주민'처럼 60~80년대의 시골 풍경을 그린 만화나 에세이가 참 좋더라고요. 강맑실 작가의 유년기 추억 한자락을 엿보고 싶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세요.



글을 마치며.



유년의 은밀한 목록



막내의 예측대로 막내의 초등학교 6학년은 고달팠다. 중학교 입시 마지막 세대였던 만큼 여뉴 해보다 입시 경쟁이 치열했다. 그러나 그 고달픔 속에는 유년의 즐거움이 여전히 섞여 있었다. (중략)

언니오빠들 중 누구 하나 편안하고 순탄하게 산 사람은 단연코 없다. 인생은 파란만장하기에 살 만하다고 여기기라도 하듯, 그렇게 숱한 일들을 겪으며 성장했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다. 참으로 신기한 건 막내와 언니 오빠들이 모이면 나누는 이야기가 대부분 유년의 추억이라는 점이다. 호기심과 욕망으로 가득 착 유년의 기억은 수정처럼 맑기만 하다. 어린 시절을 향한 그리움이 나이 들어갈수록 강렬해지는 건 왜일까.

살다 보면, 인생이라는 거대한 바다의 풍랑을 헤치며 혼자서 노를 젓는 듯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세상이 요구하고 강요하는 삶의 방식과 잣대를 좇지 않을 나만의 낙관과 의지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경쟁 사회의 톱니바퀴 속으로 휩쓸려 들어가지 않을 나만의 낙천과 여유의 근원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 걸까.

혹시 다 기억해내지 못하는 저 유년의 끝에서 건져올릴 수 있는 건 아닐까. 일상과 놀이의 구별이 없던, 자연을 실용의 대상으로 삼지 않고 자연과 더불어 뛰놀던 유년에서 말이다. 279쪽.



코로나 시대 자연과 놀이의 중요성이 떠오르는 지금, 와닿는 구절입니다.

앞으로 이런 좋은 책이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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