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머니 이야기 1
김은성 지음 / 애니북스 / 201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한줄평 : 여성의 아픔을 승화하는 웹툰

알쓸신잡에서 김영하 작가가 소개해서 책이 연초에 다시 찍혀 나왔다.

김은성 작가의 말씀

언젠가는 책이 또 세상으로 나올 줄 알았다고. 책에 대한 자신감이 느껴졌다.



최규석 작가의 <대한민국 원주민>과 비슷한 느낌이다.

그림체가 다르고 시대가 약간 차이가 있어서 그렇지 우리네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1900년대 초에서 후반까지 어떻게 살아오셨는지 생활상을 그렸다.



미국 모지스 할머니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담은 책은 서양 버전

다른 문화권이지만 비슷한 점은 그 시대의 사람들 모두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갔다는 것, 마을 공동체 생활, 여성들의 지위가 낮았고 농사 일부터 살림까지 한시도 쉬지 못했다.

교육은 짧았고 집안에서 정해진 혼처와 혼인을 맺었다.



초반의 이야기부터 약간의 충격

위독한 시아버지를 조금이라도 더 살게 하기 위해 자신의 젖을 물린 며느리

노년이 되면 심신이 아기가 되어 죽는다

곡기를 끊으면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던 건데 아기 때 먹었던 미음과 젓을 먹다니..



저자의 외할머니가 신기가 있으셨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신기하게

잘생긴 아재가 부인이 있음에도 어느 처녀에 대한 상사병에 걸렸다는 걸 눈치채셨다.

그를 살리기 위해 썼던 방법이 옛날이니까.. 그랬구나 싶고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어렵다.

상사병에 죽기까지..



그시절에는 아이가 아파도 약을 쓰지 않거나 병원에 데리고 가지 않았다. 민간요법을 쓰기도 했고 웬만하면 두면 낫는다고 여긴듯하다. 정말 아파야 의원을 불러왔다는데 죽을 고비도 여러번 넘기셨겠다.

민간요법들이 얼토당토하지 않아 보이는데도 어느 정도 병이 낫고 사람을 살렸다.



또 하나 충격적이었던 건 마을에서 16에 임신한 딸에게 나가 죽어 라고 계속 얘기해서 실제로 나무에 목매달아 죽었단다.

그시대가 그런 시절이었구나.



작가의 어머니께서 입담이 좋으시고 기억력이 뛰어나다. 천생 이야기꾼

부모님께서 선하고 마을 사람들과 워낙 잘 지내셔서 자녀들도 보고 자라 외아들은 수완이 좋으시고 딸들은 거의 살림을 잘해 결혼적령기가 되면 바로 중매가 들어왔다고 한다.



어느 챕터에도 나오지만 조상이 잘되어야 자손이 잘된다고 일본의 앞잡이 노릇을 한 사람은 일본이 패망하자 마을 사람들이 그의 집으로 가 도끼로 찍고 불을 냈다고 한다.



산에 대한 이야기가 안타까웠다.

일제 치하에서 산을 국유화하려는 움직임으로 일본이 집안의 산을 꿀꺽 하려했다.

작가의 외할아버지께서 산을 지키기 위해 일본을 상대로 소송을 했고 말도 안되는 이유로 소송에서 계속 졌다. 마지막에 결국 승소했는데..

소송 기간이 5년? 소송하느라 빌려쓴 돈도 갚아야하고 이후 힘든 시간이 거의 20년이었다고 한다.



작가 어머니의 집안은 음식 솜씨 좋으시고 손님, 인부 식사까지 다 챙겨서 베푸시니까 아무래도 잘될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싶다.



여성의 삶이 존중 받지 못해 서러움, 억울함, 한이 남아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시대에 어르신들은 떵떵거리고 제일 편히 사셨고 아이들은 방치였는데 지금은 세상이 거꾸로 되었다.

분위기가 100년 사이 반전



작가 어머니께서 구전으로 이야기를 풀고 작가는 그리는 것 자체가 여성의 아픔을 승화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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