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의사로 살아온 한 여성의 길 - 善齋 김동순 선생 회고록
한국정신치료학회 엮음 / 학지사 / 2017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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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평 정신과 의사이자 여성으로서의 여정

혹독한 시대적 환경 속에서도 기죽지 않은 대한민국 최초의 여자 정신과 의사

한국 도정신치료학회 김동순 선생 회고록
(이동식 선생님 부인이자 제자)


1. 불안하고 가난했지만 기죽지 않았던 어린시절
2. 재주 많은 문학소녀
3. 경성여자의학전문학교 시절
4. 대한민국 최초의 여자 정신과 의사
5. 정신치료자로서 걸어온 길
6. 결혼의 심리학
7. 오월이 되면
부록 정신치료자라는 외길로 온 나의 발자취(이동식)

1-5장까지는 선생의 자서전
6장은 '결혼의 심리학'이라는 제목으로 동아일보에 연재되었던 칼럼을 모았다

7장은 여러 매체를 통해 발표된 에세이를 모았다.

5장까지는 우리의 역사에 따라 한 여성의 굽이 굽이진 일생을 따라간다
김선생님은 기억력이 참 좋으시다
어쩜 그렇게 정확하게 기억하시는지 김선생님께서 다른 분들을 브라이트라고 표현하시는 건 선생님에 비해 약과이지 않을까?

우애령 선생님의 소설 <깊은 강>을 읽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깊은 강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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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강
[도서]깊은 강 우애령 저 하늘재 | 2014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고백과 서사(narration), 동일시를 통한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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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서사시다
영화 <국제시장> 처럼 4대에 걸친 이야기다

아버지의 독립운동으로 인한 빈 자리
가난하고 창씨개명을 하지않아 받은 구박과 피해
처참한 전쟁과 분단의 시절에서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대단한데 어떻게 대학교육까지 마치고 의사가 되셨는지 이런 표현은 쓰고 싶지 않지만 인간 승리라고밖에는 할 수 없다.

학회에 소속된 분들은 거의 알만한 내용이 나왔을 거라고 추측된다.
나는 그 학회와 관련 없는 사람이다.
이동식 선생님의 책 <도정신치료 입문>에 중복된 내용이 있다.

김동순 선생님의 자서전이기 때문에 정신치료 이론과 실제에 대한 내용은 개괄적으로 일부밖에 나오지 않는다.
김선생님께서 정신치료를 선택하신 계기가 되는 몇 사례는 나온다.

김선생님을 뵌적은 없지만 책을 통해 만나니 대략 알 수 있었다
유년기에는 일본 순사들이 수시로 긴 칼을 차고 들이닥쳐 다소 불안하셨지만, 부모님의 든든하고 한결같은 사랑으로 지금 이 자리에 계신듯하다.

문학소녀에 강단 있고 연극 무대에서 남장 연기를 할 정도로 열정적이신 분
어르신임에도 맵시있게 차려 입고 런어웨이를 걷는 분
요리면 요리, 바느질이면 바느질 진정 맏며느리감
정신치료학회의 안주인이자 한국여자의사회와 한국여성정신의학회의 초대회장을 지내신 리더

이 모든 모습이 왜소한 선생님의 몸에서 나온다니 존경스럽다
개인적으로는 시댁과의 생활이 거의 10년, 친정어머니를 모신 세월도 10년
장남인 이동식 선생님의 동생들을 돌보고 시어머니와 잘 지내며 다섯 남매를 키우는 생각만해도 무거워지는 이 역할들을 다 하면서 수요모임으로 공부하고 환자들도 돌봤다니 그 시절의 수퍼우먼 아닌가!
1991년에 신사임당상 수상하실만하다.
심신이 정말 건강하셨기 때문에 그 어지러운 시절에 복잡다단한 일들을 헤쳐나가실 수 있지않았나 싶다

또 선생님께서 솔직하게 고백하셨듯
어린 시절엔 감성이 풍부하고 다소 이상적인 면이 있으셨는데
맏며느리로 시집 가셔서 다양한 관계를 맺다보니 시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아이 키우고 진료했던 그 때 현실감각을 얻었다고 하셨다.

가슴 아팠던 내용은 <가슴에 묻은 나의 아들>에 나온다.
박완서 선생님 가정과 비슷하다
여러 명의 딸에 하나뿐인 아들이 교통사고로 떠나간 것
김선생님의 아들은 첫째고 박선생님 아들은 막내로 알고 있다
박완서 선생님은 소설가이시라 그 글에서 아픔이 아주 절절하여 내가 아들 없는 게 다행이다 싶을 정도였다
반면 김선생님의 글은 담백하고 절제해서 쓰신 것 같았다.
그 감정의 폭은 깊지 않아도 얼마나 가슴 아프셨을까..
아들을 대구로 보내기로 한 결정을 또 얼마나 후회하셨을까..

정신치료자이셨기 때문에 담담히 받아들이고 갑작스런 사별을 잘 극복하신게 아닌가 싶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다보면 그것이 네 문제다! 하시는 이동식 선생님의 단호한 말투가 그려진다.
이 문장을 알만한 사람들은 ㅋㅋㅋ 가 나온다.
문홍세 선생님 얘기는 어디쯤 나오나 읽으며 찾았는데 아쉽게 성함밖에 나오지 않는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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