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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안의 세계사 - 세상을 뒤흔든 15가지 약의 결정적 순간
키스 베로니즈 지음, 김숲 옮김, 정재훈 감수 / 동녘 / 2023년 7월
평점 :
지금부터 딱 3년 전인 2020년 8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그때 가장 뜨거웠던 뉴스는 어느 제약회사의 주식이었다.
5000원도 안 하던 주가가 20만원이 넘어서면서 경제적 자유와 은퇴를 꿈꾸던 많은 사람들의 꿈을 이뤄주었다는 소식에 신기해했던 기억이 난다.
코로나19가 세계적 팬데믹을 만들었다는 시대적 배경도 있겠지만 약 하나를 개발하면 이렇게 세상을 바꾸어 놓는구나~ 하는 것을 새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거 같다.
이 책에 등장하는 15가지 약들은 단순히 회사의 주가의 문제가 아닌 말 그대로 역사를 바꾼 약들이 어떤 사람들에 의해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게 되었는지 이야기한다.
코로나19가 다시 재유행하고 있어 다시 마스크를 사용하고 있지만 백신도 치료제도 개발된 지금은 처음 코로나19로 공포에 떨던 시절과는 다르다.
예방백신과 치료제가 이렇게 단기간에 만들어진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고 그만큼 온 세계가 지원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한다.
역시 약국 안의 세계사의 시작을 여는 약은 페니실린이다.
항생제~ 너무나 당연하게 먹고 있는 약이지만 이 약이 없어 죽어간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아니 아직도 많을 것이다.
나 역시도 항생제를 가끔 먹기에 왜 처방전이 필요한지 궁금해한 적이 있었다.
저자의 글을 읽고 나서 항생제를 왜 처방전을 받아야 하는지 복용 기간과 양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할 수 있었다.
말라리아의 치료제인 퀴닌, 버드나무에서 추출하는 가장 오래된 약 중 하나인 아스피린을 지나 한의사의 끈질긴 연구로 인해 세상에 빛을 보게 된 리듐까지 대형 제약회사가 생기기 전의 약의 탄생은 한 개인의 인생 전체를 걸고 나온 작품인 셈이다.
흔히 진통제로 먹기도 하는 아스피린이지만 피를 묽게 만드는 이 약은 혈우병 환자에겐 독이라는 것과 이 부작용으로 인해 러시아의 라스푸틴의 황실의 신임을 얻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사람에게 능력보다 타고난 운이 좋아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디곡신도 리녹신도 많이 들어본 이름이라 더욱 궁금했다.
가장 위험한 독약이기도 한 디곡신은 디기틸라스라는 꽃에서 추출하며 그 꽃은 고흐의 그림에도 등장하는 그 꽃이라는 사실에 신기했다.
디곡신의 에피소드에 가장 인상적인 이야기는 디곡신으로 살인을 한 연쇄살인범 간호사인 찰스 컬린의 이야기였다.
질소 머스타드는 1차 세계대전에 등장한 독가스이다.
머스타드 가스는 이름과 달리 기체가 아닌 머스타드 씨 냄새가 아는 오일이라고 한다.
사람을 죽이는 무기로 시작했지만 백혈구의 성장과 증식을 멈추는 효과가 있으며 암과 싸우는 항암제로 사용 중이라고 한다
아마 이 책에서 가장 유명한 약을 말하면 고혈압 치료제인 실데나필의 부작용에서 만들어진 비아그라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 외에도 항암 치료 중의 부작용으로 몸에 털이 나는 문제점을 발모제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신기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다른 약들도 그렇지만 같은 약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목숨을 빼앗는 독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약이 되는 것을 보면 세상 모든 것이 어떤 식으로 사용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