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추리 조선사 -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에서 사도세자의 뒤주까지, 가정과 추론으로 재구성한 조선 이야기
김종성 지음 / 인문서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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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라디오에서 역사 드라마는 결말을 알면서도 보게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극" 나도 정말 좋아한다 

요즘은 우리나라 사극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사극까지 국적을 불문한 사극은 역사 책 속의 인물들을 살아있는 모습으로 느낄 수 있고 그 당시의 의상이나 작은 소품들 등도 고증을 통해 볼 수 있는 흔히 않은 기회이다

특히 요즘은 이 책처럼 "-만약에" 하는 이야기가 붙은 판타지성이 풍부한 퓨전사극들처럼 볼 거리가 많은 거 같다


우리는 역사책을 보거나 사극을 보다가 "만약에 저 상황에 저렇게 하지 않았다면..."하는 아쉬움과 또 다른 상황에 대해 상상을 하곤한다

이 책은 우리가 말하는 그 만약에~ 를 주제로 만약에 이랬다면~ 우리 지금 알고 있는 역사가 어떻게 바뀌었을지 말해준다

여기서 등장하는 30가지의 만약에들은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하고 궁금해했던 것들이기도 하다

부분부분 지금의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보다 나은 역사를 기록했을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렇게 되지 않아도 결국은 일어났을 일들이라는 것이 저자의 의견이다


괘 오래전에 티브이에서 "측천무후"라는 중국 드라마를 인상적으로 보았던 기억이 난다

중국 드라마를 볼 기회가 별로 없었던 그 시절에 매주 늦은 밤 그 드라마를 보기위해 졸린 눈을 비벼가며 졸음을 참곤 했었다

그 후 측천무후가 실존했던 인물이라는 것을 비롯한 그녀에 대해 많은 부분을 알 수 있었지만 '무후"가 아닌 무측천"즉 그녀가 당나라의 역사를 끝내고 새왕조를 시작했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길어야 200년을 조금 넘는 중국의 왕조들에 비해 우리나라의 왕조는 대부분이 1000년에 가까운 역사를 지녔기에 고려시대 사람들이 고려말에 그렇게 안심하고 있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고려말 사대부에게 힘을 실어주고 그들을 정치무대로 이끌어준 이가 신돈이지만 그 후 조선에서 세력을 잡은 사대부들은 그를 "요승"으로 역사에 기록한다

신돈 입장에서 본다면 참으로 배은망덕한 일인셈이다

고려 충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정몽주에 대한 이미지가 조금은 희석되지만 고려 충신보다는 정치인으로 왕 개인보다 나라에 충성을 바쳤으며 충신이기이전에 정치인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거 같았다


태조의 장남이었지만 고려에 대한 충신으로 알려져 있던 이방우가 당시엔 귀한 술이었던 "소주"의 애호가였다고 한다

조선의 실재적 설계자였던 정도전이 죽은 가장 큰 이유는 이방원에 대한 방심이라고 한다

한 스승 밑에서 공부했으며 한때는 고려의 앞날을 걱정했던 정몽주와 정도전이 결국 같은 인물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것도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중국에 대한 조공 횟수와 경제적 이익에 대한 잘못된 점도 이 책에서 처음 알 수 있었다


똑똑한 동생에게 왕의 자리를 양보함으로써 그 동생인 세종대왕이 조선 초기에 발전을 이루고 "훈민정음"이라는 희대의 발명품을 만드는데 기여했다고 생각되는 양녕대군은 사실 세자 시절부터 너무 잘난 동생을 경계했으며 결국 세자 자리도 양보가 아닌 빼앗겼다고 하니 후에 동생보다 오래 살아서 조카 수양대군을 부추긴 것이 결국 자신의 자리를 빼앗아간 것도 모자라 희대의 성군이 된 동생 세종대왕에의 복수가 아닌가 생각되었다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지만 수양대군을 부추기며 단종을 죽음으로 몰아감에 그는 어떤 희열같은 것을 느끼지 않았을까?

봐라 네 아들이 나보다 더 나쁜 놈이지 않느냐 ~하고


괘 오래전에 읽었던 "영원한 제국"에서 금등지사가 나왔다

영조가 아들 사도세자를 죽인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는 증거로 정조에게 복수의 정당성을 주는 물건으로 등장했던 이 금등지사는 서경에 등장하는 주나라의 성왕과 성왕의 삼촌인 주공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쇠 금과 사슬 등 자로 써서 쇠사슬로 꽁꽁 묶은 상자를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

드라마나 영화 같은 것에서는 세조만 나쁜 삼촌인 것처럼 나오지만 사실은 세조의 동생이었던 안평대군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인물이었다고 하니 세조의 반정이 어쩌면 동생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건 너무 갔나~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 사실을 알기전보다는 세조에게 동정심이 더 갔다


여전히 배신자로 불리는 신숙주가 천재였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그가 여진족과 왜구 사이에서 대외관계를 너무 잘 처리해서 태평성대를 누린 덕분에 전쟁 준비를 하지 않아서 임진왜란이 일어났다고 하니 그로서는 "잘난 것도 죄냐~"할 거 같다

여진족에 대한 대처만 생각하고 기마병만 준비한 것과 일본의 보병에 대한 대책이 전혀하지 못했다는 것도 임진왜란의 원인 중 하나라고 한다


조선시대 왕위에서 쫓겨난 두 명의 왕 중 연산군의 어머니 폐비윤씨는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이다

하지만 연산군이 정치를 못한 것은 어머니의 문제와 본인의 자질에도 있었지만 가장 결정적인 원인이 바로 바닥난 왕실 재정이었다고하니 폭군이었지만 조금은 안타깝기도 하다

청백리의 표상이며 정치에는 크게 관여하지 않은 선비의 인상이 깊은 퇴계 이황의 이미지가 조금은 달라보인다

정몽주와 마찬가지로 이황 또한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던 정치인이었지 정치에 초월한 해 공부만 했던 서생이 아니었다


임진왜란이 가능하게 했던 것이 조총 2자루였다니 뒷부분에 등장하는 조선이 일본에 비해 자주적으로 개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역사의 신비함도 느껴지는 거 같다

우리가 자주 하는 상상 중에 "정조가 더 오래 살았다면" ,"사도세자나 소현세자가 왕이 되었다면"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흥미로웠지만 이 책에서 가장 의아했던 부분은 경종에 대한 이야기였다

장희빈의 아들로 숙종과 영조 사이에 잠깐 왕의 자리에 앉은 무력한 왕의 이미지가 전부였던 그가 사실은 정조를 능가하는 위대한 왕이 될 자질들을 두루 갖춘 인물이었다고 하니 그의 이른 죽음이 못내 아쉬워졌다


역사는 이미 기록된 이야기들이다

지금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가지 않는한 바꿀 방법이 없는 확정된 사실들이지만 우리는 항상 어느샌가 "만약에~" 하는 상상과 기대를 하곤 한다

우리의 만약에가 진짜 역사되었다면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또 어떤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을지에 대해 이 책에서 어느 정도 알 수 있었고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역사도 많이 알 수 있어 재밌게 읽었던 거 같다


[이 글은 해당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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