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살다 나답게 죽고 싶다 -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한 종활 일기
하시다 스가코 지음, 김정환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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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저자인 하시다 스가코라는 이름은 솔직히 낯설다

하지만 일본 드라마를 괘 보았기에 저자의 대표작이라고 소개된 "오싱" 이나 "세상살이 원수천지"는 들어본 기억이 났다

드라마로는 보지 않았지만 저자의 유명세는 충분히 짐작이 간다

올해 나이가 아흔인 이분은 존엄사가 아닌 "안락사"를 희망한다고 하지만 현재 일본 정부에서는 존엄사만을, 그것도 극히 까다로운 절차를 통해서만 허락하고 있다


살 만큼 살았고 더 이상 딱히 하고 싶은 것도 남아있지 않은 이 노작가는 자신이 자신일 때 죽고 싶다는 어쩌면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후의 바람을 이루고 싶어한다

일제시대가 한창인 경성 즉 지금의 대한민국 서울에서 태어났다고하니 조금은 신기하기도 하고 그런면에서 친근한 생각도 잠시 든다

저자는 이 책에서 현재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이야기하면서 안락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있다


전쟁 중에 태어나 20대의 한창 시기를 전쟁 후의 힘든 삶을 살아낸 이야기며 작가가 된 이야기, 텔레비전 시대에 맞춰 남녀 차별이 심한 영화판에서 옮겨온 이야기며 저자의 지난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 세대가 겪은 일본 근현대사를 조금은 알 수 있었던 거 같다

자살특공대로 고향에 마지막 인사를 가는 또래 청년들을 배웅하는 이야기며 공습으로 어머니의 생사를 몰랐을 때 차라리 힘든 세상을 고생하지 않고 빨리 떠나셨다며 조금은 안심했었다는 이야기며 배가 고파 힘들었던 전후 이야기 등은 전쟁의 피해자가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인 일본에도 있었다는 보편적인 사실을 다시 한번 알려주는 듯하다


저자는 자신이 힘들게 살았던 이야기를 큰 감정 없이 그저 있었던 사실을 나열하는 느낌이라 객관적인 시선으로 그 시절 일본을 견뎌냈던 사람의 일상생활상을 알 수 있었다

크루즈 여행을 즐길만큼 경제적 여유도 있고 이미 자신의 유산에 대한 정리까지 다 끝냈으며 하루라도 건강하게 살기위해 정기검진도 받고 운동도 하는 그녀가 가장 두려운 것은 원하지 않는 삶을 살게되는 것이라고 한다

나 역시도 지나 번에 읽었던 '치매"에 대한 책을 보며 저자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물른 저자를 비롯한 전문가들의 의견처럼 적극적인 안락사는 자살을 방조하고 협력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고 법적으로 이를 이용해서 범죄를 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삶을 살아갈 권리가 개인에게 있듯이 자신답게 끝낼 수 있는 권리도 개인에게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는 아무런 희망도 없는데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낸다는 것은 어쩌면 이 세상이라는 감옥에서 하는 끔찍한 옥살이에 불과할지도 모르니 말이다


이 책의 제목처럼 나의 주변을 봐도 요즘 사람들은 일찍 죽는 것보다 더 두려운 것이 운신이 힘들고 제정신이 아닌채로 누군가의 도움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삶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삶을 마무리하는 죽음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라는 말도 있다

이 경우에 적절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의 저자가 자신의 삶에 지치기 전에 그리고 그녀가 그녀 자신일때 자신의 삶을 마무리할 수 있는 법적 제체가 마련되었으면 바라본다


[이 글은 해당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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