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나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 - 마음속에 새기고 싶은 인생의 키워드 20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arte(아르테)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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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을 읽으면 조금은 기분이 가라앉는 거 같았다

책을 읽고서야 알았다

몇 년 전에 한창 인기를 끌었던 저서인 '그때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의 후속작이라는 것을~

기억에 몇몇 유명 연예인들도 그 책을 들고 있던 사진들이 괘나 나돌았고 그 사진들이 책의 인기에 한몫을 단단히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내 주위에서도 서명도 저자도 모르지만 "연예인 누가 들고 있던 책~"이 무슨 책이냐고 물어오는 사람들이 괘 있었으니까 말이다

물른 그 사람들이 그 책을 읽었는지도 아직도 알지 못한다

 

내 경우는 그런 유명세가 오히려 책에 대한 거부감을 들게 하는 케이스다

저자의 저서를 지금까지 몇 권인가 읽었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가장 유명하고 인기가 많았던 그 책은 지금까지도 읽지 않고 있다

그런 내가 이 책을 읽은 것은 아마 유명세를 치르기 전에 읽을 기회가 내게 온 것과 이미 저자의 글들에 호감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저자가 일본 작가 에쿠니 가오리와 비슷하다는 느낌도 받았다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을 한 작품 빼고 다 읽었을 정도로 팬인 내게 그런 점도 작가 정여울에게 끌리는 또 다른 이유기도 할 것이다


앞선 책이 20대를 위한 책이었다면 이 책은 30대를 시작하는 그 누군가를 위한 책이라고 저자는 책 속에서 밝힌다

저자가 30대를 보내면서 느낀 것들을, 그리고 알게 해주고 싶은 것을 담은 조언서 같은 책인 셈이다

책을 읽을 때는 번거로워서 벗겨지는 겉표지는 따로 두는 편이라 이 책의 표지도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겉표지를 다시 끼우면서 보니 사탕을 들고 있는 손이 보인다

누군가에게 권해주고 싶은 인생의 사탕~ 이 책의 내용을 이 사진 한 장으로 표현해 놓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알고 나면 인생을 조금 더 달콤하게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자자의 인생의 조언들이 이 사탕인 셈이다


노년이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가. 젊음은 그 자체로 축복이지만 노년이 아름답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더 좋은 삶, 더 따뜻한 삶을 위해서 노력해야 하니까. 그 노력마저도 자연스러워야 하니까. 

-p.24

상황이 바뀌어야 인생이 바뀌는 게 아니다.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는 내 관점이 바뀌어야 진정으로 삶을 바꿀 수 있다.

-p.61

누군가와 갈등을 빚고 있을 때, '그 사람의 존재 전체'와 싸운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그 사람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특정한 생각과 싸우는 것이다.

-p.126

이 책외에도 여러군데서 읽고 들어서 이미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항상 감정이 앞서 이성을 앞질러 가는 부분이다


책 읽는 사람의 주위에는 보이지 않는 보호막이 드리우는 것 같다.

-p.163

이 부분을 읽으면서 그동안 내가 왜 항상 가방 안에 책을 넣고 다녔는지 그 근본적인 이유를 알려주는 거 같았다

책 읽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나는 항상 책이라는 보호막을 가지고 다녔고 언제 어디서든 그 보호막 아래서 피신했던 거 같다


    

여행이 최고의 휴식으로 늘 각광받는 것은 일상적인 장소, 일상적인 관계 속에서는 감정의 휴식을 경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낯선 장소, 낯선 사람, 낯선 분위기 속에서 부쩍 달라진 나를 만날 때 우리는 진정으로 '새로운 나'로 거듭날 수 있다

-p.193

그저 한가하고 돈 있는 사람들의 취미생활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던 '여행"의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동안 여러가지 사정을 핑계로 미루기만 했던 여행을 더 늦기 전에 떠나야 하는, 그리고 떠나보내야 하는 이유를 확실하게 발견한 거 같다


'최고의 순간'은 단 한 번뿐일 때가 많다. 돌아보면 소중한 시간은 '바로, 여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때였다.

-p.274

어쩌면 저자가 들려주는 조언들은 어디선가, 또는 누군가에게, 또는 어느 책에선가 들었던, 보았던 내용과 비슷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가 직접 겪은 에피소드와 멋지게 어울리는 사진들과 함께 들려주는 조언들은 그만큼 인상적으로 와 닿는다

그리고 저자만이 들려줄 수 있는 풍성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어느 부분에서는 자신과 비슷한 환경이기에 더욱 생각이 깊어진다

솔직히 예전에는 이런 부분들이 "에세이"라는 종류의 책들을 멀리하기도 했던 이유였다

나 사는 것도 충분히 버거운데 알지도 못하는 남의 힘든 이야기까지 읽을 시간도 심적인 여유도 없었다


하지만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그 답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방법을 알려주는 거 같다

저자의 화려한 이력에 그저 좋은 학벌에 잘 나가는 작가라고만 생각했었는데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특히 저자의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존경은 예전에 어느 책에선가 읽었던 기억이 나서 저자가 느꼈던 상실감이 어떤 것인지 공감할 수 있었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인다는 것~ 사고나 병으로 예전과 전혀 다른 누군가를 본다는 것은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절대로 알지 못한다

특히 가까운 사이일수록, 그 차이가 크면 클수록~ 머리로는 알지만 지금 곁에 그 사람을 그대로 인정하고 "포기"를 받아들이는 것은 때때로 절망까지 느끼게 하는 거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 도움을 받았다

잠깐씩 공감을 넘어선 감정이입이 되어서 울컥하기도 하고 또 저자가 보았을 아름다운 풍경에 한참 책을 넘기지 못하고 바라보기만 하기도 했다

책장이 넘어갈수록 저자의 많은 경험들이 지금의 저자가 지닌 풍성한 감성들의 모토가 되어주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자신을 사랑하고 현재를 사람하고, 자신의 주변에 지금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사랑하는 저자를 느낄 수 있었다

저자처럼 힘듦은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작은 부분부터 자자의 조언들을 실천하고 싶어졌다

며칠 전에 일상생활에 지쳐 보이는 친구에게 이 책을 추천했다

내가 받았던 정여울 작가의 위로와 조언들이 친구에게도 힘이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이 글은 21세기북스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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