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숭이들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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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들어간 인터넷 서점에서 혹시나하는 마음에 "에쿠니가오리"를 검색하니 신작이 나왔다고 한다

참 오랜만의 신작이라 더욱 기대가 된다

그런데 책을 읽는데도 예전같은 집중력이 생겨지 않는다

100페이지를 기점으로 책에 빠져드는 것이 보통인데 요즘은 그런 일이 잘 일어나지 않는 거 같다


그래서 더욱 에쿠니가오리의 신작을 기다렸는데 그런 흥미진진한 흡입력은 생기지 않아 조금은 아쉬웠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그런 것은 작품의 문제라기보다 나 자신의 집중력이 문제인 거 같기도 하다

이 작품은 모모라는 치과의사와 그녀의 친구 히비키의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와 갈등 그리고 인연에 대한 이야기인 거 같다

30대 중반의 잘나가는 커리어 우먼이기도 한 치과의사 모모~

모모는 일이나 외모면에서 모든 것이 완벽하지만 최근에 6년이나 사귄 연인과 헤어지고 자신보다 9살이나 어린 남자친구를 만나고 있다


모모의 친구이지만 모모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히비키~

조금은 거칠지만 책임감있는 남편 하야토와 결혼하여 초등학생인 미쿠부터 말썽쟁이 곱슬머리 꼬마 노카까지 4남매와 지옥같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소설의 시작은 채팅에서 만난 남자친구와 동거를 하면 즐겁게 살던 히비키의 어머니 카즈에가 갑자기 죽음으로 시작되는 듯하다


아내와 딸을 두고 집을 나와 카즈에의 집에서 살기 시작한 야마구치는 갑작스런 카즈에의 죽음으로 그녀의 사위인 하야토에게 눈엣가시가 되어버린다

모모의 언니 유우는 집을 떠나 게스트하루스에서 자유롭게 살고 있다

하지만 모모의 어머니이기도 한 유키는 결혼도 않고 일정한 직장도 없이 게스트하우스에서 지내는 큰딸이 못마땅하다

서로가 못마땅한 것은 유키도 유우도 마찬가지다


모모는 언니인 유우에게 놀러갔다가 그곳에서 시바사키를 만나게 되었고 각자의 가족들에게까지 인정을 받은 사이인 연인과 헤어진다

어머니와 언니 사이에서 늘 어머니의 거친 말에 질리고, 아버지의 치과를 대를 이어서 일하고 있는 모모도 역시 어머니가 못마땅하지만 언니인 유우만큼은 아니다

모모를 통해 히비키를 만나게 된 시바사키는 모모보다 히비키에게 더 끌리고 남편인 하야토도 모르는 히비키의 매력에 빠진다

둘 사이에서 느끼께 되는 모모의 감정적 변화는 이 소설의 주된 내용일지도 모른다


자신을 위한 마지막 안식처라고 생각하며 집을 나온 야마구치는 관리인이라는 명본으로 카즈에의 집에서 지내고 있지만 편치 않고 일자리를 찾던 중에 농사일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마침 위층에 사는 여대생의 도움으로 그녀의 가족들이 사는 곳으로 가게된다

카즈에와 만나고 자신의 마지막 안식처하고 생각했지만 전혀 생각지 않은 인연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모모와 시바사키의 관계에서 연인이지만 연인이 아닌 관계의 묘한 부분을 서로 인정하고 모모는 히비키와 시바사키의 관계에서 고민하기도 한다


사람과 사람을 관계는 정말 어디로 튈지 모르는 거 같다

유우가 아니었다면 모모와 시바사키가 만날 일은 없었을 것이고 그 만남으로 인해 모오의 친구인 히비키와 시바사키가 만나게 되니 그것도 단순한 우연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카즈에를 사이에 둔 야마구치의 인생의 변화 또한 운명이 존재한다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키즈에를 만났기에 카즈에의 집에서 살게되고 시골에서 농사짓는 본가를 둔 여대생을 알게되고 그 여대생의 고향마을로 이사까지 가게되니 사람의 인연은 정말 모르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그들은 만일 그곳에 가지 않았다면 평생 만날 일이 없던 사람들을 만나고 그 만남을 시작으로 자신의 인생을 바꿀 운명의 전환점까지도 만나게 되니 인생이란 정말 한치 앞을 모르는 것이고 어떤 계기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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