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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무엇을 먹고 사십니까 - 선재 스님의 삶에서 배우는 사찰음식 이야기 ㅣ 선재 스님 사찰음식 시리즈 2
선재 지음 / 불광출판사 / 2016년 12월
평점 :
선재 스님의 성함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한 번도 이분의 책을 읽거나 무슨 일을 하시는 분인지는 알지 못 했다
그러다 사찰 밥상에 대한 책을 보면서 책 속에 이분의 이름이 등장하는 것을 몇 번인가 본 적이 있어서 사찰 밥상을 연구하시는 스님인가보다 했었다
최근에 부는 유기농 밥상이네~ 건강에 좋은 절 밥~ 엄마의 정성이 가득한 집밥~ 등등 잘 먹기 위한 여러가지 이슈에도 또 지나가는 유행이거니 하는 마음도 있었다
선재 스님의 이력을 보니 몸이 많이 아프셨다고 병원에서도 남은 생이 1년이라는 시한부 선고까지 들으셨지만 노스님께 배우고 본인이 공부하시고 그렇게 건강을 위해 노력하셔서 더 나빠지지 않고 자금까지도 여러 활동을 하시면 보람차게 사신다고 하니 좋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사찰 밥상에 더욱 눈길이 머무는 것이 사실이다
나 역시도 스님이 걱정하시는 다른 어리석은 중생들처럼 요리를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고 삼시 세끼는 고사하고 어떤 날은 하루 종일 굶기도 하고 다음날 하루 먹을 분량을 한 번에 먹기도 하면서 지냈었다
칼로리와 영양소만 그것도 내 몸의 증세를 자가진단으로, 조금이라도 아프거나 감기에 걸리면 빨리 낫기 위해 병원으로 달려가 주사를 맞고 약을 지어서 먹었다
하루 세 끼를 챙겨 먹는 것은 하루 세 번 약을 먹어야 할 때뿐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렇게 늘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불안하니 밥 먹는 시간은 그저 차에 기름을 넣는 순간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물보다 커피를 더 많이 자주 마시고 그런 시간 속에 몸이 점점 한두 군데 이상을 알려왔다
잦은 두통과 어지럼증은 기본에 눈과 귀에도 문제가 생기면서 병원을 다녔지만 아무런 효과도 보지 못한 채 집에서 민간요법으로 그 증상에 좋다는 음식들을 조금씩 챙겨서 먹고 그 좋아하던 커피도 끊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다
진작 스님의 책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면 지금 이 상태까지는 오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요리를 하고 밥을 먹는다는 것이 그저 움직이는데 필요한 기름을 넣기 위한 행위가 아닌 각각의 식재료에 대한 이해와 이 나물과 곡물로 어떤 음식을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서 어떤 마음으로 먹는 것이 중요한지 알 수 있었다
시골에 살면서 부모님이 직접 농사를 지으신 무농약 농산물들에 배추며, 상추, 고추 토마토, 오이 등등 계절별로 야채와 과일을 바로 따서 먹을 수 있는 근사한 텃밭까지 있으면서도 귀찮다는 이유로 라면이나 끓여 먹었던 날들이 많았었다
집안 텃밭에서 나는 제철 채소나 과일이 얼마나 몸에 좋은 약이었는지 또 요리라고 해서 어렵고 복잡한 것만 생각했는데 이 책에 실린 선재 스님의 레시피들은 대부분 집에 담근 된장이나 간장, 소금, 들기름, 고춧가루 등등 하나같이 어머니께서 직접 농사지어 직접 짜고 말린 이 좋은 재료들만 있으면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음식들이 많아 더욱 의아했다
팥죽에 왜 옹심이가 들어가는지 불교에서 왜 육식을 금하는지, 또한 스님들이 고기를 먹어야 할 때도 있다는 것, 그리고 요리 재료로 당연하게 여겼던 오신채가 얼마나 강한 냄새가 나는지 등등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불교교리에 대한 부분까지도 공부할 수 있었다
어제가 설날이라 기름기 천지인 음식들들 보며 왜 어머니께서 직접 키운 보리로 엿기름을 만들고 그 엿기름으로 식혜를 만드시는지에 대해 알 수 있었다
그저 시원한 음료라고만 생각했는데 명절 음식의 기름기를 식혜가 케어해준다고 하니 신기하기까지 한 거 같았다
항상 약은 따로 챙겨서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면서 왜 밥이 보약인지~ 한 끼를 먹더라도 직접 만든 보약 같은 한 끼를 먹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이 글은 해당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적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