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레드 에디션, 양장) - 아직 너무 늦지 않았을 우리에게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백영옥 지음 / arte(아르테) / 2016년 7월
평점 :
품절


 

빨강머리 앤 ~

이 애니메이션은 친구가 유난히 좋아하는 프로였다

몇 년 전에 친구 집에 갔을 때 이 애니메이션의 DVD를 구매한 것을 보고 웃음도 나고 역시나~ 했었다 

예전에 다 본 만화를 왜 굳이 구매까지해서 소장하고 있는지 당시의 나로서는 의아하기도 했고 신기하기도 했다


단순하게 그냥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새기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 책을 펴 들었는데 저자의 글들을 읽으면서 빨강머리 앤에 대한 전혀 생각지도 못 했던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었다

책 표지에 "내일은 아직 아무것도 실패하지 않은 하루라고 생각하면 기쁘지 않아요?" 라는 글을 보면서 미래에 대한 초긍정주의 성향의 빨강머리 앤을 떠올릴 수 있었다

지금 어른이 된 저자가 "빨강머리 앤"을 보면서 느꼈던 많은 이야기는 이 애니를 보던 당시에는 물론이고 지금도 한 번도 생각하지 않은 것들이었다


기억 속에 앤은 말도 안 되는 일을 날마다 벌이는 골치 아픈 아이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특히 앤의 "고백"은 앤이 일으키는 수많은 사고들의 결말같은 것이라 만일 내 눈앞에 저런 아이가 있었다면 아마 매일 큰소리를 치거나 몇 번의 훈계 뒤에 포기라면 흰깃발을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지 못 했던 것~ 그것은 앤이 수많은 고백을 하면서 성장해나갔다는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제는 알 수 있을 거 갇은 기분이 든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부분은 매튜와 마릴라에 대한 부분이었다

너무나 시끄러운 수다쟁이 앤의 말도 안 되는 상상을 다 들어주고 앤이 하는 모든 일을 말없이 응원해주는 아버지같고 할아버지같은 존재였던 매튜는 그녀에게 있어서 무한한 바다같은 사람이었던 거 같다

그리고 이 이야기들이  앤을 이해하지 못 했던 마릴라의 "엄마'로서의 성장기였다는 사실을 전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아이들이 자신을 덜 사랑하는 쪽 부모의 마음에 들기 위해 애쓴다는 사실은 읽으면서 어린 시절 자신을 학대하는 부모임에도 떨어지지 않으려고 울던 아이들의 심리가 이해가 되는 거 같았다

사람이 가장 위로받을 때가 남들도 자신처럼 힘들다는 것을 알 때라고 이것이 "비극의 보편성" 이란다

생각해보니 그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불행해지지 않기 위해 일을 한다는 저자의 후배 이야기를 읽으면서 씁쓸한 동질감을 느꼈다

뭔가를 더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이상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해왔던 나의 모습이 겹쳐서 보였고 그 많은 행복에 대한 책들을 읽었지만

여전히 행복은 나와는 상관없는 것 같았던 이유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했다

책 곳곳에 실려있는 애니메이션의 장면들은 그 시절 내가 봤던 추억을 생각나게 했다


친구가 왜 이 애니메이션을 굳이 소장까지 하고 있는지 그리고 왜 친구가 그토록 이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지 지금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 거 같았다

그저 아이들이나 보는 만화 정도로만 여겼던 "빨강머리 앤"은 생각외로 인생에 대한 많은 조언들을 품고 있다는 것도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거 같다

친구가 이 사실을 알고 그 DVD를 소장하고 있는건지 아니면 어린 시절의 추억을 위해 가지고 있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초록지붕집의 빨강머리 앤"을 좋아하는 친구에게 이 책을 선물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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