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은 내게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사샤 마틴 지음, 이은선 옮김 / 북하우스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세계의 요리를 볼 수 있는 책이라고 해서 잃어보고 싶었는데 읽다보니 처음에는 좀 의아했다

누군가가 힘들게 살았다는 식의 이야기를 읽는 것을, 그것이 픽션이건 논픽션이건 가급적 피하는 편이라 이들 세 가족의 이야기는 그다지 호감이 가지 않았다

무능력하고 자식들을 방치하는듯한 이들 남매의 어머니의 행동을 그냥 이해하기는 힘들었다


이 남매의 어머니는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아이들도 셋이나 있고 재정적으로도 안정감있게 살다가 우연히 손님으로 온 저자의 아버지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그를 따라나선다 

건물도 몇 채나 가지고 있던 자산가였지만 무능력하고 이상한 연인에게 속아서 그 건물들을 모두 판다

게다가 그 판 돈마저 사랑하는 연인이 몽땅 들고 도망가버린다

자신에게는 아이들 둘만을 남긴채 말이다


아이들 둘을 키우면서 일을 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무리였다

가난한 살림이지만 어머니는 아이들에게 기죽지 않게 해주기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거 같다

집조차 없어 지인들의 집에 얹혀살면서도 아이들이 먹고 싶어하는 케이크를 만들어주기도 하면서 말이다

남들의 시선으로 보면 그들의 어머니는 아이들을 방치하고 학대하는 것으로 보였고 신고를 하기에 이른다


법에 항의하고 자신의 권리를 되찾는데 탁월한 재주와 용기가 있던 어머니는 위탁가정을 떠돌던 아이들을 다시 찾아오지만 자신의 경제적 한계를 인정하고 자신의 부자 친구 부부에게 아이들의 법적대리인이 되어줄 것을 부탁한다

경제적으로 풍족했고 딸 셋이 다 자라 허전했던 부부는 이 제안을 수락한다

그 당시의 어머니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지만 결과적으로 그다지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


어미니의 친구이기도 한 그들 부부는 남매에게 경제적으로 풍족한 생활을 하게 해주지만 엄마 잃은 아이들에게 그건 아무 소용이 없었다

2년이 채 지나기전에 저자의 오빠는 자살을 한다

그 슬픔이 가시기도 전에 이 부부는 아이들을 데리고 프랑스로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저자에게 알려온다

자신의 유일한 오빠의 장례식에조차 참석할 수 없다는 사실에 저자는 절망한다


하지만 프랑스에서 많은 사건들이 있고 새로운 친구를 만나기도 하지만 어머니 대신이라고 할 수 있는 퍼트리샤와의 거리는 멀어지기만 한다

저자가 자신의 부엌에 들어오는 것을 결코 허락하지 않았고 따뜻한 말 한마디 해주지 않았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들 부부는 마이클의 죽음에 대해 심하게 고통받고 있었던 거 같다


미국으로 대학을 진학하게 되면서 그들 부부를 떠나지만 아빠라고 생각했던 피에르에게 더 이상 연학하지 않았으며 좋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는다

법적 대리인 그 아상의 역할을 하고 싶어하지 않았던 뒤몽부부와 평범한 부모를 원했던 저자 사이는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었다

그러던 중에 어머니를 다시 만나고 어머니가 받았던 마이클의 보상금으로 요리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실습을 위해 다신 만난 뒤로 자신에게 유난히 집착을 보이는 어머니로부터 멀리 떨어진 작은 시골에 가고 그곳에 남편을 만난다

학교를 그만두고 집을 구매하고 처음으로 자신만의 집을 꾸미게 된다

남편과의 결혼으로 안정감을 찾지만 이내 우울증에 빠지게 되면서 우연히 자신의 어린 시절에 먹었던 세계의 다양한 요리들을 만드는 계획을 세우게 된다

늘 인스턴트만 먹고 편식이 심한 남편 키스는 가장 먼저 시식을 하는 사람이 된다


카사바 요리를 하다가 중독이 되어 위기에 처하기도 하지만 일주일에 하나씩 세계의 요리를 만들고 블로고에 올리면서 자신의 부엌에서 즐거움을 찾게 된다

세계의 요리들을 하나둘씩 만들면서 자신이 살고 있던 도시의 다른 면도 알게되고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도 만나게 된다

처음에는 남편과 둘이서 하던 식탁도 친구들을 초대하기도 하고 자신의 요리를 알고 있는 그 나라를 다녀온 사람들, 특히 이웃 세 남자와도 친분을 쌓게 된다


어린 시절의 기억 때문에 사람들에게 다가서지 못 했던 저자가 요리를 하면서 서서히 그 벽을 허물며 행복해지는 모습은 보기가 좋았다

이해할 수 없었던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 당시의 그들이 했던 행동들을 다는 아니지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 모습 또한 편안해 보였다

일주일에 한번 올리는 블로그는 인기를 얻어 지역 방송에서 인터뷰를 하게 되고 나중에는 지역에서 파티도 하게 된다

블로그를 시작할 때 태어나지도 않았던 아이는 이제는 가장 좋은 친구가 되어 엄마의 요리를 응원하는 것 같다

요리를 하면서 자신을 그리고 자신에게 상처를 주었던 사람들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배워가는 저자의 모습을 보면서 요리하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 글은 해당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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