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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UIT WINE 술
김채정 지음 / 도도(도서출판) / 2016년 8월
평점 :
시골이라 수확철이 오면 주변의 아시는 농가에서 자신들이 수확하신 과일을 선물로 주시곤 한다
올해도 포도를 두 상자나 선물로 받았다
수확 시기가 비슷하니 한꺼번에 받을 때가 많은데다 솔직히 우리 가족들은 과일을 그다지 즐겨 먹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수박도 받았지만 이 수박은 더 문제다
한 번에 다 먹지도 못할뿐더러 거의 일주일 내내 냉장고에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가 결국은 반 이상은 그냥 버리게 된다
선물로 받은 과일뿐만이 아니라 먹으려고 산 과일들로 결과는 별반 다르지 않다
씻기 귀찮아서, 껍질을 까는 것이 귀찮아서, 먹고 난 뒤의 씨나 껍질을 버리는 것이 번거로워서 등등 여러 가지 이유로 우리 집에서는 과일들이 제대접을 받지 못하는 신세다
마당에 있는 토마토도 그렇고 남들에게는 귀한 무화과도 밭에 있는 약 한번 치지 않아 벌레와 나눠 먹는 몇 안되는 복숭아도 같은 신세이다
그래서 더욱 이 책이 필요로 했다
가장 독특하고 눈길을 끄는 술은 오이와 로즈메리로 담그는 술이었다
여름내 오이를 따 먹었지만 생물이니 보관기간도 길지 않아 몇 개는 버리기도 했었다
게다가 로즈메리는 몇 년 전부터 키우고 있는 아이가 있지만 사용할 때는 기껏해야 어머니께서 가끔 만드시는 비누에 말린 가루를 넣는 것이 전부였다
일단 재료가 간편하고 집에서 흔하게 먹고 남기는 과일들이라 더욱 활용도가 높디
가장 먼저 급한 포도로 포도주를 담가 보았다
그저 맛있는 술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몸을 따뜻하게 하고 혈액순환에도 좋다고하니 약으로도 괜찮은 거 같다
소주만 넣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설탕도 들어간다는 것이 의외였다
포도만해도 단만은 충분할텐데 하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바로 마시면 되는 줄 알았는데 3개월 정도 서늘한 곳에 보관하고 그다음에 과일을 건져낸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자금 담근 여름용 포도보다는 가을에 나오는 머루 포도가 더 좋고 과실을 걸러낸 후 바로 먹는 것이 아니라 1개월 더 숙성시킨 후에 먹는 것이 더 좋다고 한다
다 합하면 4개월이 걸리니 겨울이면 맛있는 포도주를 먹을 수 있을 거 같다
포도주에 비해 오이 로즈메리 주는 소주만 넣고 3-4일 정도만 숙성하면 마실 수 있다고 한다
기호에 따라 다른 허브도 넣을 수 있다고 하니 집에 있는 레몬밤이나 페퍼민트를 넣어도 괜찮을 거 같다
효과 면에서는 신경 안정에 좋은 라벤더를 넣고 싶지만 맛적인 부분에서 별로일 거 같다
술에 담근 오이를 썰어서 안주로 먹어도 되나보다 ㅎㅎ
집에 민트로 있는데 이 오이 로즈메리 주는 소다수와 레몬즙만 있으면 시원하게 민트 쿨러를 만들어 마실 수 있으니 여름에 더욱 유용한 거 같다
다 먹지 못하니 거의 사는 일은 없지만 가끔 선물로 들어오는 수박은 정말 골치였다
이제 담근용 소주만 하나 사 오면 수박주를 만들어두면 되니 수박이 먹고 싶을 때 부담 없이 살 수 있을 거 같다
의외로 숙성기간이 길다
6일이나 숙성시킨 뒤에 역시 과실은 걸려내고 냉장보관해야 한다
수박 건더기를 오래 두면 수박에서 수분이 너무 많이 나와서 맛이 싱거워진다고 하니 꼭 6일이 지나면 건져내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이 수박주를 사용하여 만들 수 있는 수박 상그리아도 먹음직스럽다
과일주를 담그는 것이 그냥 술이나 설탕만 넣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각각의 과일에 맞는 방법이 있고 숙성기간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을 보다 보니 상큼한 레몬주도 맛있을 거 같고 달콤한 파인애플주도 담가두면 좋을 거 같다
귤도 겨울에 박스로 사면 늘 버리기 일쑤인데 올겨울엔 귤주도 담가 보아야겠다
사과주나 배주도 이번 추석 때 차례를 지내고 난 뒤 담가봐야겠다
보나마나 다 먹지 못 해서 냉장고에 일주일 이상 기거하게 될 테니 그리고 매년 선물로 들어오는 멜론도 멜론주로 담가두어야겠다
과일은 좋지만 보관기간이 짧아서 다 먹지 못하고 버리는 경우가 많은 가정에서는 꼭 한번 이렇게 다양한 과일주로 활용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인 거 같다
[이 글은 해당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