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북소리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하루키의 에세이를 좋아해서 몇 권인가 읽었지만 이 책은 괘나 두꺼운 양이 처음부터 압도적이었다

라디오 시리즈도 좋아하고 그 외에도 여행 에세이도 몇 권인가 읽었지만 이 책은 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을 하고 받아들었지만 일단 손에 쉽게 잡히지 않았다

이래저래 다른 책들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다 반납 기일이 얼마 남지 않아 급하게 읽기 시작했다


지난번에 이미 한 번은 손도 대지 못한 채 반납한 기억이 있어 이번에는 꼭 다 읽을 생각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먼 북소리~

무더운 날씨의 연속으로 집에서 읽는 것이 너무 힘들어 공부할 책과 읽을 책들을 가방에 싸 들고 끙끙거리며 무더위 한가운데 밖으로 나갔다 근처 도서관으로 가서 읽을 생각이었다


처음에는 그냥 편하게 책을 읽을 생각에 자료실에서 읽었다

하루키의 소설을 읽은 사람들이라면 알 것이다 그의 소설은 괘 무거운 느낌이 들어서 심각하다

하지만 이런 에세이 속의 하루키는 달리기와 고양이를 좋아하는 웃기는 아저씨이다

혹시나 옷기면 안되니까 자료실에서 읽었는데 생각보다 그렇게 웃기지는 않아서 다음부터는 열람실에서 공부를 하고 나서 읽었다


그런데 역시나 군데군데 터지는 그의 글들에 ㅎㅎ

무더위에도 굴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만 웃음이 나왔다

역시 방심하면 안 되는 거였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디선가 읽었던 기억이 나는 글들도 있다

다른 에세이에 실린 글들도 있어 이런 경험은 괘 하게 된다


초반의 약간 지루함을 이겨낸다면 괘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그리스의 작은 섬에서 생활한 이야기도 이탈리아 로마~ 고색창연한 로마 유적들과 르네상스 문화의 집합체인 로마에 대한 이미지는 확실히 이 책을 보면서 깨쳤다

소매치기가 득실거리고 비효유적이다 못해 방만한 행정기관들의 모습에서 실용을 강조하던 고대 로마인들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특히 로마의 우편 체제는 정말이지 책 속의 하루키의 이야기만으로도 으악~ 이었다


비능률적이고 무력하고 부패한 정부기관이나 공공기관에 돈을 주어, 헛되이 쓰게 하는 것보다 휠씬 낫다는 이치다.

p.445 

탈세가 일반적인 이탈리아에서 이야기를 읽다보니 나 역시도 하루키처럼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넘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없는 거 같기도 하다

이탈리아 사람들과 비슷하다고 하더니 이런 것도 비슷한가보다 ㅎㅎ

남의 나라 이야기일떄는 그저 웃기는 이야기이지만 내 이야기가 될때는 재밌지도 즐겁지도 않은 것이 인지상정인가보다


그리스의 작은 섬에서 소소한 일상들과 외국인이 며칠 머물다 떠나는 것이 아닌 짧게는 한 달 길게는 1-2년 생활한다는 것이 그다지 낭만적이지 않지만 다양한 사람들의 일상을 만나볼 수 있는 거 같다

아마 이런 여행이 가능한 이유는 하루키가 가진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이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하루키의 여행기를 보면 여행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든다


이탈리아 자동차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

하지만 이 여행기는 30년 전의 이야기니 지금은 많이 나아지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타국에서 외국인으로 생활하는 것에 대한 생활 전반에 대한 이야기며 사람들과의 관계, 그 나라들이 지닌 특유의 성격을 느낄 수 있어 더욱 생생한 여행+체류기였다

무더운 여름날 어느 정도 시원하게 웃을 수 있는 책이었다


단~ 너무 조용한 장소에서는 읽는 것을 권하지 않는다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서 창피를 당할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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