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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런치, 바람의 베이컨 샌드위치
시바타 요시키 지음, 권남희 옮김 / 예담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일본 드라마를 보기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 봤던 '런치의 여왕'은 아직도 기억이 난다
우리나라에서 카페는 주로 차 종류만 파는 것이 당연하지만 (물른 요즘은 간단한 요깃거리나 디저트도 당연하게 팔고 있지만) 그 당시엔 일본은 카페에서도 밥을 파네~ 했었더랬다
그리고 각각의 식당마다 런치메뉴가 따로 있다는 것도 괘 신기했었다
책은 표지처럼 큰 갈등 장면 하나 없이 무난하게 흘러간다
마치 초여름 저녁에 부는 낮 시간의 후덥지근함이 해가 지기 시작함으로써 시원하게 변하는 것처럼~
이야기 주 공간은 카페 "송드방"이다
한때는 괘 큰 관광지로 이름을 날리던 유기가하라 고원의 낡은 펜션을 개조한 작은 카페이다
카페 주인인 나호는 카페 창업 학교를 졸업하고 남은 자본을 다 쏟아부은 이곳에 카페를 연 새내기 카페 주인이다
30대 중반의 잘 나가던 잡지사의 편집장으로 멋진 남편의 아내로 살던 그녀는 모든 것을 그만두고 이곳으로 왔다
관광 봄이 한참 일던 시기에 이곳 유기가하라 고원은 스키장만 3개나 있고 그외의 수많은 펜션들이 세워졌던 큰 마을이었지만 이제는 스키장도 한 곳뿐이고 관광객들도 거의 오지 않는 산골마을이다
이런 곳에 카페를 차리고 유유자적 사는 것이 어쩌면 부러울 수도 있다
요즘 직장 여성들이 최종적으로 원하는 이상형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도심의 어느 정도 수익이 날 때나 가능한 일이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곳에 여자 혼자 가계하며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도 이런 애로사항에 대해 어느 정도 이야기하고 있기는 하지만 친한 동네 사람들과 구청 직원 등의 도움을 받으며 잘 해결된다는 그래서 읽는 내내 평온했던 그런 작품이었다
요리에 관심은 있지만 기본적으로 만드는 것도, 먹는 것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이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메뉴들은 기회가 된다면 한 번은 맛보고 싶다
거의 대부분이 프랑스식이나 이탈리아식의 퓨전으로 특히 주인공 나호가 유기가하라 지방에서 나는 야채며 버섯, 돼지고기, 그리고 병아리 농장의 유제품들과 파란 하늘 베이커리의 천연효모를 사용한 빵 등을 사용해서 만들어 내는 다양한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책에 삽화로 작게라도 음식 그림이 있었으면 더 멋지지 않았을까 싶다
주인공은 남편과의 이혼 조정 중이다
남편은 버릇처럼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며 그것을 즐기는 타입이었다
절대로 나호를 자유롭게 놔주고 싶지 않다면서 이혼을 거부하고 있다
나호의 가게에 찾아오는 손님들 중에 카페에서 티브이를 찾는 사람이 있어서 나호는 카페에 딸린 방에 티브이를 설치하고 그 손님이 오기를 기다린다
손님 한 명 한 명의 기호를 맞춰주는 주인공 나호같은 카페 주인이 있는 카페라면 나도 하루에 한 번은 들르지 않았을까 싶다
손님이 얼마 되지 않아 적자를 내기도 하고 빵 거라를 하던 베이커리의 주인 부부가 빵에 대한 공부를 도하기 위해 떠나기도 하고 시골에 사는 사람들만이 가진 고민들부터 개개인이 지닌 여러 가지 고민들이 등장하지만 그리 부담스럽지 않게 그려지고 있어 읽기가 그리 불편하지는 않았다
나는 책 속에서까지 불편한 이야기를 보고 싶지 않아서 그런 류의 책은 아예 보지 않거나 읽다가도 그런 부분이 나오면 그냥 덮어버린다
현실도 힘든데 굳이 책에서까지 그런 것들을 만나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에서였다
이 책은 이런 고민들도 대부분 해피엔딩으로 해결된다
혹독하다던 고원의 겨울을 잘 보낸 나호는 남편에게 이혼해주겠다는 약속도 받았고 늘 자신을 도와주던 구청 직원과도 새로운 관계를 시작한다
완전히 포기하고 있었던 재산의 반도 준다고 하니 재정적으로 안정된 셈이다
1년이 지나 카페의 1주년을 새로운 사람과 자신의 손님이기도 하며 베이컨 샌드위치를 알려준 회장님이 만든 유기가하라 고원의 멋진 호텔에서 런치를 하며 그곳의 음식과 자신들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 나눈다
알고 있다
이런 이야기가 현실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끝나는지 결코 이렇게 모두 해피엔딩~ 같은 것은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일이다
그래서 더욱 이 책을 읽는 내내 평온함을 느꼈는지도 모른다
나도 시골에 살지만 이런 곳이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람의 베이컨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고 싶었지만 "병아리 목장" 에서 만든 베이컨도 없고 "파란 나라 베이커리'의 투박한 빵도 없으니 무리겠지만 한 번은 만들어서 친구와 커피 한잔하며 먹어보고 싶어지게 하는 그런 책이었다
[이 글은 해당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