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의 거울, 영웅전 - 아포리아 시대의 인문학 - 로마 군주의 거울
김상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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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이 책의 전작이기도 한 군주의 거울 - 키루스의 교육편을 재밌게 읽었다

그래서인지  군주의 거울이라는 제목과 저자 김성근 교수님의 이름만으로도 이 책에 대한 호감은 높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영웅전이 주제한다

플루타르코스의 그 영웅전~


영웅전은 내게 특별한 책이다

고교시절 다른 선생님들에 비해 열정적이던 세계사 선생님이 방학숙제로 내준 독후감 2가지 중에 하나가 바로 플루타르크의 영웅전이었다

지금이야 동네 서점에 없으면 인터넷서점에 주문해도 되고 동네에 있는 도서관에서 찾아보거나 없으면 희망도서로 신청을 하면 시간은 좀 걸려도 무리는 아니지만 그 시절에 시골 동네에 도서관은커녕 서점은 한 군데뿐이었고 그나마도 학습서나 잘 팔리는 책만을 취급하던 곳이니 이런 인문서는 없었다


그 시절에도 이런 책들을 좋아했지만 도저히 구할 길이 없어서 포기하고 가지고 있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주제로 숙제를 해냈던 기억이 난다

플루타르크의 영웅전은 내가 읽고 싶었지만 구할 수 없었던 책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재작년이었나 이 책에서도 잠시 거론되는 그리스 신화 전문가인 이윤기 선생님이 감수하고 그분의 따님이 펴낸 플루타르크 영웅전을 잠시 읽었었다

그것도 물른 희망도서로 직접 신청해서 ㅎㅎ


그런데 이상하게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고 다음을 기약하며 덮었더랬다

이 책을 다 읽었으니 이제 그 전집을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웅전의 정확한 이름은 "비교 영웅전"이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시대의 인물들을 한 명씩 각각 비교, 대비하여 그의 군사적, 정치적 행적이나 업적, 성격 등을 이야기해줘서 어릴 적 많이도 읽었던 위인전 스타일이 생각나기도 한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플루타르크는 훌륭한 인물들뿐만 아니라 악인들 또한 실려있다는 점이다

특히 뒷부분에 카이사르 대한 냉정하다 못해 신랄한 비판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나 역시도 시오노 나나미의 저서 속에 카이사르를 보고 반한 적이 있기에 더욱 뜨끔했다

최근에 읽었던 시오노 나나미의 "리더에게" 라는 책을 읽으면 김성근 교수님이 거론했던 시오노 나나미의 제국주의에 대한 생각들을 어느 정도 잘 알 수 있어 작가로서의 그녀에 대한 호감은 그대로이지만 인간 아니 대한민국 국적을 지닌 국민으로서는 그녀에게 더 이상 호감의 감정을 느끼기는 힘들 거 같았다



인문학은 대학의 학문으로 출발한 게 아니다, 오히려 대학 밖의 학문이었다.

p.12 

나 역시도 인문학하면 대학의 인문학부부터 먼저 떠올렸다

인문학은 사회와 동떨어진 상아탑 속의 학문이 아니라 처음부터 인간과 함께 생활하는 '인간에 대한 학문'이었다고 한다


며칠 전에 마스터즈 오브 로마의 3번째 책인 '포르투나의 선택' 읽었다

그래서인지 늘 차례대로 읽었나 가던 것을 그만두고 가장 읽고 싶은 부분이기도 한 "카이사르' 편이 있는 4부부터 읽어보았다

카이사르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집안의 남자는 자신뿐이었기에 그 당시에 흔한 아버지로부터의 군사교육을 받지 못 했던 가문 또한 예전의 영광을 잃어버린지 오래이며 그의 집이 있던 수부라 지역은 당시의 권력층이 살던 곳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래서일까 그의 군사적 전략은 얽매임이 없다

그가 이 분야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것도 사실이지만 저자의 말대로 좋은 말로 하면 희대의 매력남이지만 사기꾼이 될 기질이 다분한 자뻑왕이기도 한 거 같다

정치적 동맹관계였으며 사위이기도 했던 폼페이우스를 철저하게 가지고 놀았으며 크라수스는 단순하게 그의 돈줄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카이사르가 사람들을 이용하고 자신만의 매력으로 사람들을 홀려 자신이 필요한 것들을 빼앗는 장면들을 지금까지 내가 본 책에서는 카이사르의 입장에서 유쾌한 장면이었지만 그의 자신만만함을 넘어서 오만함과 결국 권력에 대한 욕망으로 인해 자신의 10군단을 데리고 로마로 진격하여 내전을 일으키며 승리 후 그가 보인 후함도 따지고 보면 당시의 자신의 반대파들을 얼마나 무시했으면 죽일 가치조차 없다고 여겼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동안 시오노 나나미의 책을 많이도 봤고 앞으로도 많이 볼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그녀의 글들을 좀 더 생각을 하면서 읽어야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의 글들은 오랜 시간 그녀가 직접 발로 뛰어 조사를 하고 공부를 해서 재밌고 흥미롭지만 그녀가 역사학자는 아니니 그녀의 저서들에 대한 소개된 역사적 사실이나 인물에 대한 그녀의 의견들과 특히 제국주의 사관이 짙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읽어야 할 거 같다

그저 재밌어하고 신선한 느낌이 좋아서 편하게 읽었던 거 같다


카이사르의 앞장에 등장하는 인물은 영웅이자 대왕인 "알렉산드로스"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카이사르가 황제가 되지 못하고 죽은 것에 비해 알렉산드로스는 왕자로 태어나 왕이 되었고 어마어마한 정복전쟁으로 그의 조국 마케도니아의 영토는 끝이 없었으면 그는 자국민과 피정복민의 공존을 기대하며 이민족의 여인들을 자신의 아내로 받아들였고 그들의 문화 또한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카이사르는 로마인이 가진 권리를 타민족에게 나누어 주었지만 알렉산드로스는 자신에 정복당한 타민족의 문화를 존중했으며 스스로 받아들임으로써 자신의 병사들에게 모범을 보였다

일제가 우리나라에 했던 문화 말살정책들을 생각해보면 아니 당시의 일본뿐만이 아니라 현대에도 선진국이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제국주의에 젖어 자신들보다 못 사는 나라들을 무시하는 행위들이 여전히 일어나고 있으니 인류는 지난 시간 인격적으로  발전'이나 '성숙'이라는 것을 전혀 하지 않은 셈이다


이런 점에서 이 비교 영웅전이 더욱 빛을 발하는지도 모르겠다 

비교 영웅전의 시작을 여는 인물들은 아테네라는 이름을 정하고 나라를 세운 전설의 왕 테세우스와 로마의 건국자인 로물루스부터 시작한다

이 편들부터 저자인 플루타르코스는 그리스 영웅들의 편들 드는 거 같다

  


테세우스의 용기와 기상으로부터 시작된 아테네는 '로마의 거울'이라는 뜻이다

p.42 

스파르타의 리쿠르고스는 대단히 인상적인 인물이었다

이 사람 편을 읽으면서 떠오른 것은 조선의 왕 '세조" 였다

스파르타를 역사 속의 강한 나라로 만든 입법자라고 한다 

당연히 왕일거라 예상했는데 왕족이었지만 왕위에 관심이 없었으며 이복형이 왕이 된지 얼마 되지 않아 갑자기 죽었고 미망인이 된 형수의 임신 사실을 알고 조카가 태어날 때까지 8개월만 왕위에 있었고 조카가 태어나자 약속을 지켰고 갓 태어난 조카에게 왕위를 돌려주었다고 한다


왕으로서의 자질도 있고 왕이었다면 나라를 위해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능력과 자신을 옹립하려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는 자신의 나라안에 있으면 조카에게 위험이 될까봐 나라를 떠났다고 한다

그토록 사이가 좋았다던 문종과 수양대군~

단지 왕이 되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조카를 죽이고 할아버지 태종과 아버지 세종, 형 문종이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해놓은 정책들을 모두 물거품으로 만들며 오히려 자신의 도와준 공신들의 위세에 휘둘린 것 외엔 한일이 없다는 것도 참~

같은 왕족이지만 행보는 이처럼 차이가 나는가보다


'한마디로 말해 그의 업적은 시민들이 자기만을 위해 살고 싶다는 욕구, 혹은 그럴 수 있는 능력을 갖지 않도록 훈련시킨 것이었다

p.72 

테미스토클레스의 이야기는 인간의 욕심에 대해 생각해보게 해주는 대목이었다

이처럼 여러 가지 면에서 탁월한 인물이 재물에 욕심을 내서 동맹국들을 돌면서 돈을 갈취하려고 하다가 추방까지 당했다고 하니 참으로 딱한 인생이라고 생각되며 뒤편에 등장하는 카밀루스가 누린 삶과 비교가 된다

한번 구국의 영웅이 끝까지 구국의 영웅으로 남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 어려운 일을 로마의 장군 카밀루스는 해낸다 그는 외적의 침입으로부터 몇 번이나 나라를 구해냈고 평민 중 한 명이 집정관이 되는 일까지 해나고 노환으로 편히 눈을 감았다고 한다


참된 군주는 그런 사람이다. 초기의 실수를 바로잡고, 그것을 거울삼아 절대로 같은 실수를 하지 않는다

p146     

젊은 날의 실수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고, 적에게는 두려운 사람이 되어야 하지만, 백성에게는 사랑받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p.147  

카밀루스야말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진짜 군주의 모습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적극 공감한다

이런 사람이 군주로 있는 그런 시대에 살았던 이들이 부러워진다

지금 우리 주위에 적에게는 약하고 힘없는 국민에게만 강한 정부와 정치인이 있을 뿐이니 참 딱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상대방에 대한 무시와 경멸은 사실 본인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자신에 대한 분노일 경우가 많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분노가 크면 클수록 감정의 폭발은 더욱 거칠게 나타난다.

p.189

요즘 우리나라를 더욱 암울하게 만들고 있는 사회 지도층의 갑질이 고대 아테네에도 있었다고 한다

알키비아테스 명문가 출신의 귀족 청년으로 비주얼도 좋았다고 한다

게다가 최고의 엘리트답게 스승이 바로 소크라테스이다

이렇게 모든 것을 가진 그지만 오만함과 '악동'이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온갖 악행을 행하다가 죽임을 당했다고 하니 유전자 속에 이런 본능은 몇천 년이 지난 지금도 꾸준히 살아있나 보다



 강려한 리더십이 나라 스파르타에서 아게실라오스는 전혀 다른 군주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것은 힘으로 통치하는 왕이 아니라 나라와 백성을 섬기는 왕이었고, 군림하는 자가 아니라 스스로 낮아지는 신민의 종이었다.

p.231  

앞서 읽었던 '키루스의 교육' 을 쓴 크세노폰은 조국 아테네에서 적국과의 내통했다는 혐의를 받고 추방당했을 때 아게실라오스가 그를 후원해준 덕에 여러 저서를 남길 수 있었다고 한다 


리더에게 중요한 것은 사심을 버리고 대의를 따르는 것이다.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개인의 이익이 아니라 공공의 안녕이다

p.248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의 전부는 아니지만 낯익은 인물들부터 이름조차 알지 못 했던 인물들까지 전설 속의 이야기를 읽는 거 같기도 하고 어린 시절의 위인전의 세계 버전을 읽는 거 같기도 해서 읽는 내내 흥미진진하고 재밌었다

고대 그리스의 올림픽의 시작이 전쟁의 축소판이라는 것은 예전에도 어디선가 읽었던 기억이 난다 

스파르타에는 멋진 인물들이 참 많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고 이런 사람들이 만든 나라 스파르타의 역사를 알고 싶어졌다


<오타>

p.159 힌 원로원의 자격을 -> 한 원로원 의원의 자격을   


[이 글은 21세기북스에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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