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마음에 닿다 - 살며 여행하며, 그 남자가 보고 느낀 생생한 스페인 이야기
박영진 지음 / 마음지기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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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이라고 하면 최근에 경제 위기로 한참 시끄러웠지만 요즘은 조용한 것을 보니 역시 관광대국 스페인의 저력은 쉽게 지지 않나보다

하긴 가우디의 "파그리다 파밀리아"를 보러 오는 사람만 해도 연 150만 명이라고 하니 그 정도면 웬만한 경제 위기 정도는 극복할 수 있을 거 같기도 하다

그뿐인가 스페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명문 축구클럽들을 직접 보러 오는 스포츠 팬들도 만만치 않으니 스페인이야말로 한 가지에 치중하지 않은 다방면의 관광자원을 지니고 있는 나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 극장이나 길거리에서도 자주 먹는 츄러스도 스페인의 과자이다

금과 같은 가격을 자랑하는 향신료 샤프란이 들어가는 볶음밥 "파에야" 도 유명하지만 역시 스페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이름도 귀여운 "하몽"이다

이름만 봐서는 과일이 들어간 예쁜 모양의 디저트 같지만 돼지 뒷다리를 소금에 절여 숙성시킨 음식이다

특히 이베리아 산이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도토리"만 먹은 돼지로 만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스페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로 가우디를 제외하면 탐험가 콜럼버스와 그를 후원했던 여왕 이사벨라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은 점은 저자가 가는 곳에서 관련된 스페인 역사 부분을 이야기해주는 것이다

이탈리아인이었던 콜럼버스가 모두에게 후원을 거절당했을 때 이사벨 여왕만이 그의 신항로 개척을 위한 배를 내어주었고 결과적으로 실패로 끝났던 네 번째까지 그는 스페인의 영광을 위해 일한 셈이다

나중에야 경제적 수지가 맞지 않았기에 거의 버려지다시피 되었지만 말이다


세비아 대성당에 있는 콜럼버스의 무덤은 참으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거 같다

예전에 본 티브이 프로에서 그가 스페인 땅을 밟지 않겠다고 해서 그의 무덤이 공중에 떠 있는 형태라는 것도 그의 무덤을 짊어지고 있는 네 명의 스페인 왕들에 대한 이야기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 책에서 좀 더 상세하게 알 수 있어 좋았다

이 책은 저자가 스페인에 거주하는 사람이라서 그러지 역사적, 문화적 명소들도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고 대강만 알고 있었거나 아예 알지 못한 이야기들도 많이 담고 있어 스페인 전반에 대해 알 수 있는 책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책을 다 읽은 지금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스페인의 대표 화가 피카소에 대한 이야기에 비교 대상으로 나왔던 헤밍웨이의 이야기였다

헤밍웨이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죽음의 아니 그만이 아닌 그 일가 중 4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것은 최근에 읽었던 심리학 책에서도 나왔던 "자살의 전염성"의 한단면이라고 생각된다

헤밍웨이의 어머니를 피카소의 어머니와 비교하는데서는 그런 어머니를 둔 헤밍웨이가 그 가족 전부가 모두 불쌍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어머니를 제외하면 아버지도 자신도 여동생과 남동생까지 일가족이 자살이라니 그 어머니가 궁금해진다

가족을 모두 죽음으로 그것도 자살로 몰고 간 헤밍웨이의 어머니에 비해 외모도 보잘 것 없지만 자신이 천재라는 것을 믿고 그런 자신을 끝까지 믿어준 피카소와 그의 어머니는 어머니가 아들에게 어떤 존재여야 하는지 표본인 셈이다


그리고 쇼팽과 조르주 상드의 이야기도 스페인의 한 부분으로 등장한다

나도 좋아하는 곡인 "빗방울 전주곡"이 외출한 상드가 돌아오지 않았는데 비가 오자 쇼팽이 상드를 생각하며 만든 곡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그냥 들을 때도 좋은 곡인데 늘 자신을 돌봐주던 상드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곡이라는 것을 알고 나니 그저 비 오는 날 배경음악 정도로만 들었던 이 곡이 조금은 다르게 들리는 것 같다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는 흔한  여행기 중 하나가 될 거라 생각했는데 이 책은 참 많은 스페인을 담고 있었다

여행자로 보는 스페인과 그곳에 터전을 잡고 살고 있는 사람만이 알고 있는 스페인이 있고  과거 찬란했던 역사적 이야기를 담은 스페인도 있으며 조금은 낡고 허술해진 유적들 그냥 보존만 하는 것이 아닌 현재의 손길을 첨가해서 멋진 숙박시설로 변화시켜 또 다른 관광자원을 만들어내는 스페인 사람들이 있었다

외국 여행기에서 이런 이야기들을 읽을 때마다 '왜 우리나라는 이렇게 못하는 걸까?'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나는 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닐 거 같다


[이 글은 해당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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