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독 - 10인의 예술가와 학자가 이야기하는, 운명을 바꾼 책
어수웅 지음 / 민음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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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의 예술가와 학자들의 운명을 바꾼 책이라~ 도대체 어떤 작품이 있을지도 궁금했고, 그 작품의 어떤 부분들이 읽은 사람들의 운명까지 바꿀 정도로 강렬했을까하는 궁금증이 먼저 앞서는 책이었다

"탐독"이라는 제목도 독특하다

이 '탐'자가 探자인지 耽자인지도 처음에는 너무나 당연하게 貪자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다보니 찾을 탐이나 즐길 탐자가 더 어울리는 거 같기도 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10인 중에 가장 낯익은 사람은 "장미의 이름"의 저자이자 철학자인 움베르토 에코이다

대학시절 그다지 책을 읽지 않던 친구가 재밌다며 읽었던 그 작품의 저자~ 나는 이 작품을 영화로 봤었다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그 당시 역사 책에 정신이 팔려있던 나는 그냥 그렇게 움베르토 에코를 읽을 기회를 흘려보냈다

그 후로도 가끔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저자의 작품을 만났지만 한번 스쳐간 인연을 다시 잡기는 힘들었다


그리고 몇 년 전에 읽었던 "히말라야 환상방황"의 저자 정유정님과 소설가라는 것은 알지만 작품을 한 권도 접해보지 않은 은희경님 정도이다

그 외의 일곱은 그저 이름만 들어본 정도이다

처음 시작은 작가 깅영하님이 들려주는 서머셋 몸의 "달과 6펜스" 의 이야기이다

이 작품을 읽어보지 않은 나로서는 잘 이해가 되지는 않았지만 "떠남의 인생을 살고 있는 그가 지닌 자유가 한없이 부러워진다


유일하게 작품을 읽었던 정유정 작가님의 이야기는 장녀라는 막중한 책임감 때문에 작가의 길을 늦게서야 들어섰던 사정에 대해서도, 그리고 어머니에 대한 부분은 예전에 어디선가 읽었던 적이 있지만 작가님의 당시 심경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중환자실 간호사로 환자로 어머니를 대할 때의 일은 묘한 감정이 교차했다

다른 작가님들에 비해 늦은 데뷔지만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참고 견딘 작가님의 그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우리는 자신을 꿈을 이루기 위해서 다른 것들 (특히 가족을 부양하는)을 포기하거나 모른 척하는, 그렇게 독하게 해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런 스스로에게 안일한 핑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정유정 작가님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들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내가 알고 있는 가장 유명한 옴베르토 에코 파트에서였다

특히 그가 루브르 박물관의 학예술사인것도 인상적이었다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어마어마한 양의 책들에 대한 그의 생각은 재밌기도 해서 웃음이 나왔다

문득 서고로 만든 내방 다락에 가득한 내 책들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가 이야기하는 보르헤스라는 작가는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작품은 한 번도 접한 적이 없는 작가인데 에코의 글을 읽으면서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책을 읽을 때 그 책을 읽는 즐거움도 크지만 그 책을 통해서 다른 책을 알게 되는 것이 가장 좋았는데 이 책은 그런 점에 있어서 나에게 더없이 좋은 책 가이드 북인 셈이다


이 책에서 어느 분인가 말하고 있듯이  책 한 권 읽는다고 당장의 인생이 바뀌지는 않는다

하지만 당장 눈에는 보이지 않을지라도, 그 책을 읽은 나와 읽지 않은 나는 분명 달라질 것이고, 달라져 있을 것이다

그렇게 조심씩 변하고, 어느 부분에서든 조금씩 나아진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고, 언젠가 읽었던 책 한 권이 내 인생에 있어서 작은 변화라도 시도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지도 모르니 일단은 많은 책을 접하고 읽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은 민음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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