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할 권리 - 품위 있는 삶을 위한 인문학 선언
정여울 지음 / 민음사 / 201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에는 제목이 특이해서 눈길을 끌었고 그다음에는 저자의 이름이 낯익어서 읽고 싶어졌다

정여울~

내가 저자의 책을 처음 읽은 것은 몇 년 전 어느 항공사의 광고에도 나올 정도로 유명했던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 이었다

그전에도 저자의 저서는 베스트셀러로 괘 유명해서 제목은 들어봤지만 읽어보지는 않았었다

솔직히 관심조차 없었다

 

뒤이어 나온 유럽 시리즈와 "헤세로 가는 길"은 저자의 글에 충분히 빠져들게 해 주었다

그리고 이 책 '공부할 권리" 그냥 읽고 싶은 책이 아니라 소장하고픈 책이 되었다

책의 앞부분에 저자는 공부가 자신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세상을 사랑하는 방법이었다고 한다

그럼 나에게는 공부란 뭘까??

 

나에게 공부는 저자와는 반대의 의미였던 거 같다

나에는 공부와 독서는 현실에의 도피였다

마음대로 되지 않은 현실에서 눈을 돌리고 아니 눈길조차 주고 싶지 않을 때 나는 책을 읽고 공부를 했었다

나에게 독서와 공부는 힘겨운 현실에서의 도피처, 즉 비상구였다

하지만 비상구는 계속 머물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그럼에도 나는 이번에는 작가 정여울이 만들어준 비상구에 잠시 지친 정신과 몸을 의탁해본다

신데렐라라고 하면 그저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예쁜 아가씨가 그저 외모 덕분에 왕자비가 된 이야기라고 알고 있었으며 수많은 드라마의 소재로만 생각했었는데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신데렐라에게 호감을 느껴졌다

그리고보니 예전에 봤던 신데렐라 장편 버전의 애니메이션의 내용이 저자의 생각과 비슷한 거 같다

그저 수동적으로 왕자를 기다린 소녀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존재가치를 믿고 기다릴 줄 알았던 신데렐라는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신데렐라의 이미지를 바꾸어주었다

 

그리고 일리아드~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아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필수적으로 읽어야 하는 마지막 코스 같은 책이라 생각된다

도서관도 없던 그 시절 초등학생 주제에 중고생이 읽는 그리스 로마신화를 읽고 빠져서는 아직도 그 안에 머물고 있디

오디세이아에 비해 일리아드는 읽는 것이 괘 힘들어서 다 읽기까지 10년이 걸렸다

 

그저 답답하게만 보였던 파리스의 심리에 대해서도, 나 역시도 그 책안에서 가장 존경스러웠던 헥토르의 죽음과 아버지 프라이모스 왕의 용기를 다시 생각하게 해주었다

도와주는 이 하나 없이 모두에게 기댐을 당하는 핵토르의 심적 부담을 견뎌낸 것만으로 그는 더욱 스스로 빛나는 인간이었다

아들의 시신을 찾기 위해 원수에게 부탁하는 프라이모스왕의 모습은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기, 자신에게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이들이 많은 현재의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거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이 부분을 말한다면 안티고네의 슬퍼할 권리에 대한 부분이었다

현대사회에서 슬픔을 밖으로 드러내는 것은 어른답지 못한 행동 중 하나로 치부되어 왔다

나 역시도 그런 세상의 잣대에 맞춰서 살아왔다

마치 슬퍼하는 것이 병인 양 참았고 피했고 스스로 그 슬픔을 외면하기 위해 노력했었는데 저자는 안티고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답게 슬퍼할 권리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자신에 대해 그리고 타인에 대해 제대로 슬퍼할 줄 안다는 것은 어른답지 못한 행동이 아닌 인간이 가장 인간답게 보이는 행동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저자가 들려주는 다양한 이야기들은 대부분은 이미 알고 있거나 책으로 읽었던 것들이지만 이야기며 각각의 인물을 바라보는 관점은 지금까지 전혀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던 것들이라 참으로 신선했다

저자의 말처럼 하루하루 몰랐던 것들을 알아가는 기쁨을 스스로 깨닫고 알아가야만 하는 것들에 대한 호기심과 알기 위한 공부를 할 수 있는 스스로가 가진 권리의 소중함을 알고 노력할 수 있다면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이 글은 민음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