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 - 제왕이라면 누구나 읽어야 할 정치학 교과서
왕굉빈 해설, 황효순 편역 / 베이직북스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늘 책장에 꼽혀 있는 이 책 "한비자"를 보면서 언제 읽나 하면서 조바심이 났었다

3년 전에 이벤트에 신청해서 받은 책인데 당시에는 너무나 읽고 싶었는데 당시에 읽고 있던 책들이 너무 많아서 뒤로 미루다가 지금까지 읽지 못한 것이다

서평단 활동을 하면서 계속 미루다가 올 초에야 겨우 시간이 나서 읽고 있다

 

예전에 사극을 보다보면 이 "한비자"는 제왕학이라고 한다

왕이 되지 못할 왕자 군들이 이 책을 읽으면 그 자체만으로도 역모를 모의한다는 오해를 받을 정도로 무시무시한 책이었다

이 부분에 한해서는 책을 조금만 읽으면 이해가 된다

한비자의 내용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군주는 아무도 믿어서는 안되며 권모술수에 능해야 한다

 

신하와 백성의 믿음이 아닌 권위로 군림하며 그들을 견제함에 한순간의 틈도 있어서는 안된다

이 부분을 읽다보면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기억이 난다

그렇다

군주론이다

마키아벨리가 메디치 가문에 냈던 자신에 대한 추천서~ "군주란 사자의 용기와 여우의 지혜가 있어야 한다"

인이나 도덕을 중요시하는 시대에는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 내용들이다

 

한비자를 쓴 저자 한비와 군주론의 마키아벨리는 시대나 지리적으로 어마어마한 차이가 남에도 그들은 이론은 참으로 비슷한 면이 많다

개인적인 삶에 한해서도 두 사람 다 결국 자신들의 이론을 실천해줄 주군을 만나지 못한 채 일생을 마친다

그 부분에 한해서는 자신과 동문수학했던 이사의 질시로 인해 진나라에서도 자신의 고국인 한나라에서도 중용되지 못한 채 억울하게 죽은 한비보다 적어도 천명을 누린 마키아벨리가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죽을 때까지 메디치 가문의 부름을 기다리며 죽은 마키아벨리 역시 자신의 재능을 알아봐주지 못하는 세상이 한스러웠을것이다

개인적인 성격적인면에서는 두 사람은 괘나 상반적이다

동네 촌부들과 도박도 하며 자신을 불러주지 않는 메디치의 러브콜을 기다리며 저서도 써고 하면서 나름대로 시간을 즐겁게 보낸 마키아벨리와 달리 한비는 자기관리가 철저한 학자풍이다

두 사람이 비슷한 이론을 추구했지만 혹시 만났다고 하더라도 친구가 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마키아벨리는 한비를 보고 고지식하다고 했을 거 같고, 한비는 마키아벨리를 보고 경망스럽다고 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제목이 한비자라서 한비자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줄 알았는데 마키아벨리를 비롯한 한비와 비슷한 이론을 펼친 많은 학자들이 이미 있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한비의 이론을 몸소 실천했던 측천무후를 비롯한 역사 속의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들도 재밌었다

특히 예전에 봤었던 중국 드라마 "포청천"의 주인공이기도 한 포증에 대한 이야기는  실존 인물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에 대한 책은 본 적이 없었는데 이 책에서 만나니 반가웠다

 

한비 자신은  동문이었던 이사의 시기에 의해, 그리고 너무나 고지식했던 자신의 성격과 말주변이 없었던 탓에 자신의 이론을 실질 정치로 펼치지는 못했지만 그가 말한 통치철학과 방법들은 지금은 많은 통치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으니 그로서도 만족스럽지 않을까 생각된다

정치라는 것이, 그리고 그 정치를 하는 인간들이라는 것이 2000여 년 전 한비자가 살았을 당시에 비해 조금도 인격적으로 나아지지 않았다는 점은 많은 아쉬움을 남기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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