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비채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선 9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 비채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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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라니 무슨 제목이 이런가 싶은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리고나서 드는 생각이 시드니를 다녀온 여행기인가 하고 생각이 들었다

아마 최근에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여행 에세이를 괘 읽어서 이 책도 그런 여행 에세이 중 하나인가보다 하고 생각했던 것인지도~~

결과적으로는 여행 에세이가 맞는 거 같기는 하다

 

무라카미 하루키하면 아마 대부분이 소설 "상실의 시대" (지금은 '노르웨이의 숲"이라는 원제로 다시 나온 걸로 알고 있다) 나 "색채가 없는~~"와 같은 작품으로 많이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면에서는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은 최근에 읽었던 "애프터타크"를 비롯하여 몇 작품 읽지 않았다

그런데 그 몇몇 작품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그의 장편은 그다지 내게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반면에 그의 에세이나 단편들을 읽으면서 하루키의 팬이 되었다

라디오 시리즈를 시작으로 그의 에세이들을 읽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단편소설들은 읽으면 그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

괴이하고 기묘한 그리고 시니컬한 지금까지 어떤 작가에게서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들이 묘하게 엉켜있지만 그마저도 재미있다

 

이 작품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처음에는 알지도 일본 스포츠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와서 이게 뭔가??하는 생각과 그만 읽을까??하는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스포츠외의 하루키의 오스트레일리아 여행기에서 사라졌다

역시 재밌는 아저씨다

 

솔직히 나는 하루키만큼이나 올림픽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더욱이 16년이나 지난 시드니 올림픽은  기억도 없거니와 관심도 없다

특히 하루키가 취재를 목적으로 갔던 일본 스포츠 선수들의 활약 같은 것은 별로 알 필요도. 알고 싶지도 않은 그런 부분이었다

하지만 하루키의 이야기를 통해서 본 경기며 운동선수들의 이야기들은 가끔은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했다

 

물론 그렇다가도 하루키의 어이없는 물음들에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한다

어떤 부분들은 나도 생각했던 부분들이라 "어라 나같은 사람이 또 있구나 ㅋㅋ" 싶은 생각들도 하게 되었다

이 책을 보면서 왠지 낯설지가 않다는 느낌과 지적이지만 시니컬하고 유머감각이 뛰어난 특이한 사람이 또 있었는데 하는 느낌에 생각을 해보니 파마머리를 한 김정운 박사였다

두 사람의 글은 묘하게 비슷한 느낌이 나는 거 같다

두 사람이 만난다면 서로에게 좋은 친구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시드니 올림픽의 취재를 주로 한 글이지만 나는 이 책에서 하루키가 들려주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역사와 고속도로, 산불 그리고 왈라비와 코알라, 상어, 독사 들에 대한 이야기가 더욱 흥미진진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역사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알고 있었지만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지닌 다양한 문제점들 특히 원주민과의 문제 등에 대해서도 알 수 있어 좋았다

특히 코알라에 대한 하루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많이도 웃을 수 있었다

역시 재미난 아저씨다

 

마지막 부분에 올림픽이 끝난 후에 매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처음에는 왜 이런 이야기들을 마지막에 넣었을까하는 의구심과 의아한 생각이 들었지만 끝까지 읽으면서 다른 생각이 들었다

왜 그들의 이야기를 마무리로 넣었는지 역시 그 다운 발상이다

금메달을 따서 국민적 영웅이 된 이들이 아닌 단지 올림픽에서 메달을 특히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는 이유로 죄인 취급까지 당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씁쓸한 이야기였고 그들이 스포츠 스타이기 이전에 그저 한 사람의 인간이라는 것을 너무 망각한 것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오랜만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많이 웃을 수 있어 즐거운 책 읽기가 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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