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교과서 퇴계 - 사람 된 도리를 밝히는 삶을 살라 플라톤아카데미 인생교과서 시리즈 5
김기현.이치억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12.30알 오후에 책을 받았고 그날 저녁에 도서관으로 책을 읽기 위해 갔다

인생 교과서 시리즈는 공자 편을 아직 보지 못한 거 빼고는 다 읽었고 소장하고 있다

지난번 칸트 편이 너무 어려워서 애를 먹어 그런지 이번에도 그렇게 어려우면 어쩌나하는 두려움도 있었다

12.30일 내일이면 올해가 끝나는 날에도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 틈에서 나는 퇴계를 읽기 시작했다

 

한국 사람치고 '퇴계 이황'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천 원짜리 지폐에 새겨진 배경이 바로 퇴계 이황을 모시는 도산서원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렇게 유명한 인물인 퇴계 이황에 대해 누군가 묻는다면 딱히 대답할 말이 없다

기껏해야 조선시대의 대 유학자라는 것외에 교과서에서 주워들은 그의 이론 몇 가지를 제외한다면 그의 생애에 대한 것이나 스승이 누구고 제자가 누구인지  심지어 어느 왕 때 살았는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거 같다

 

학창시절 국사 분야는 괘 잘 했는데 이이나 황희 등 이름만 대면 딱하고 어느 왕을 모신 신하인지 나오는데 퇴계 이황은 그마저도 아리쏭하다

어린 시절 그렇게 많이 읽었던 위인전 중에 퇴계 이황은 없었던 거 같고 그 후에 조선시대 역사에 대한 책도 괘 읽었는데도 퇴계 이황에 대한 부분은 거의 기억에 없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그 이유를 대충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흔히 내가 기억하는 역사는 분쟁의 역사이다

정치판에서 서로 헐뜯고 비난하고 상대방을 귀향보내고 다시 돌아와 복수하는 이런 사람들이 인상적으로 강하게 남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퇴계 이황은 그런 면에서 전혀 다른 인생을 살다간 사람이다

정치나 권력이니 높은 관직에 관심도 없었으며 오히려 물러나고 싶어헸으니 당쟁이니 세력 다툼에 이름이 오르내릴리가 없다

재물을 밝혀서 비리를 저지를 일도 없으며 누구나에게 예를 다했으니 미움받아 탈이 날리도 없었다

게다가 역사상 대학자들이 대부분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드러낸 천재형인데 반해 그는 30이 다 되어서 관직에 오를 수 있었다

그나마도 세 번이나 낙방한 후에 급제라고 하고 그 흔한 장원급제도 아니다 

 

"경" 이란 간단히 말하면 경건 또는 외경의 정신을 뜻한다.
페이지 : 18

 

만약 어떤 사람이 '내밖에 있는' 것을 삶의 목표로 여겨 추구한다면 그의 존재는 빈곤해질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불행을 면할 수 없다.  
페이지 : 38

 

퇴계는 삶의 요람이요 영원한 안식처인 자연 속에서 만물과 이웃하고 벗하면서 살고자 했다
페이지 : 41

 

유학의 궁극적인 목적은 도덕적 인간이 아니라 행복한 인간이 되는 것이다.
페이지 : 45

공지도 읽고 논어도 읽고 맹자도 읽었는데 이런 구절이 있었나 싶다

고리타분하게 보였던 유학의 궁극적인 목적이 "행복한 인간"이라고 한다

2500년 전에도 인간은 여전히 행복을 꿈꾸었지만 25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은 행복하지 않다는 증거라고 생각되었다

 

실패(시련, 역경)는 세상과 삶을 바라보는 안목을 깊게 해주고, 또 겸손과 관용과 인격을 길러주는 등 사람됨의 큰 자신이 될 수 있다.

페이지 : 54

 

아무리 험한 상황을 만나더라도 자기성찰 속에서 겸손하게 세상사를 배우면서 자신의 존재를 ' 옥과도 같이 아름답게 성취' 하려는 하늘의 뜻을 버려서는 안 된다. 
페이지 : 60

 

불행에서 벗어날 수 있는 근본적인 능력은 모든 인간의 내면에 갖춰져 있다. 사람은 누구나 우주적 대아의 씨앗을 타고난 존재이기 때문이다. 
페이지 : 67

 

사람은 형이상적 요소와 형이하적 요소란 정신과 육신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대략적으로 말하면, 성리학 용어로는 리理와 기氣다. 

 

페이지 : 81

 

 

퇴계는 있는 차이는 인정하되 거기에서 차별로 이어지는 인위적 기준은 두지 않았다. 
페이지 : 82

 

그는 죽음의 슬픔에 머무르지 않고 그것의 도덕적인 삶을 추동하는 힘으로 전용했다 
페이지 : 98

 

이는 조상숭배의식 역시 죽음의 방어기제 역할을 함을 일러준다
페이지 : 99

제사에 대한 이런 의미가 있을 줄은 솔직히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조상들의 제사를 지낸다는 것은 자신도 언젠가 후손들에게 제사 지냄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니 조상과 함께 자신 또한 영원히 사는 것이리라 생각했다는 것이다

제사는 조상에게 감사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삶과 죽음,, 순간과 영월을 연결해주는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유학자들에게 죽음은 결코 기피의 대상이 아니었다. 위대한 스승의 죽음은 그 과정 자체가 교육의 연장이었다. 
페이지 : 107

 

그의 학문은 그처럼 존엄한 인간성을 자신의 삶 속에서 확립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페이지 : 114

 

삶이란 영원한 수양의 과정이다. 사람됨의 크기와 삶의 깊이는 수양 정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페이지 : 119

죽을 때까지 공부했던 퇴계에게 삶은 끝없는 공부의 연속이었던 거 같다

하지만 그는 공부를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자신의 삶의 당연한 일부인 것으로 받아들인 거 같다

 

건강은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이라는 이름에 맞게 이 세상에서 주어진 임무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페이지 : 128

 건강이라는 것에 대해 가장 올바른 정의가 아닐까 생각되었다

"사람이라는 이름에 맞게"  산다는 것의 의미에 맞게 산다는 것은 누군가에는 쉬울 수도 또 누군가에게는 불가능한 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스스로가 자신이 "사람이라는 이름에 맞지 않는다" 는 것을 인식하지 못할 뿐~~

아마 퇴계의 눈으로 지금 우리를 본다면 어떨지 궁금해진다

 

대아大我인 나는 시작도 끝도 없이 흘러가는 시간의 어떤 한 시점에서 태어나서 살다가 죽어서 사라지는 사람이 아닌, 영원을 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페이지 : 147

개인적으로 살다가 죽어서 사라지는 존재라면 차라리 좋을 거 같다

흔적이라고는 먼지 하나 남기지 않고~~

 

머리로만 이해할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깨달아야 한다. 마음으로 깨달을 뿐만 아니라 그대로 실천해야 한다
페이지 : 208

 

     호칭 속에 담겨 있는 그러한 약속과 기대를 과제화한 것이 명분'名分'이라는 말이다.

 

페이지 : 217

 

호칭이 지시하는 본분과 과제를 성실하게 수행하면서도, 동시에 그것을 벗어나 사람들을 본래적인 인격으로 대면해야 한다. 
페이지 : 220

그저 누군가를 부르는 명칭이라고 생각했던 호칭 속에 담긴 책임감과 기대를 느낀다면 행동 역시도 바뀌지 않을까?? 권리만 따지고 의무를 눈 감아 버리는 현대의 호칭에 대해 그리고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었는 있는 자들의 "갑질'에 대해서까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구절이었다

그들은 과연 그렇게 불릴 자격이 있는 것일까??

 

진심이 담긴 말과 글을 예를 갖추어 예에 맞게 전달할 때 그 뜻이 진실하게 전달된다. 기실 예 자체가 몸으로 하는 언어이다. 언어가 마음을 전달하는 도구인 것처럼 예 역시 마음을 전달하는 도구이다.
페이지 : 228

그저 허례의식이라는 생각했었던 '예禮'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거 같다

 

직업의 종류와 지위의 고하를 불문하고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의 인격을 완성해야 한다,
페이지 : 244

 

자연계에는 악의 개념이 없다. 오직 인간에게만 악의 개념이 있다
페이지 : 257

 

'악惡' 이라는 글자는 '두번째 亞"'와 '마음 心' 이 결합한 글자다.  
페이지 : 259

 

가산 경영과 관련해 퇴계가 절대로 금지하는 것이 있었다.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주는 대부업과 흉년에 땅을 사들이는 것이다.
페이지 : 282

지금의 자본가들이 가장 즐겨 하는 방법이 이런 것들인데 ㅎㅎ

타인의 고통을 이용해 돈을 버는 것이라 금지했다고 하니 과연 퇴계이다

그가 경제적으로 능력이 없어서 자산을 증식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쉽게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알면서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신의 논이 위에 있어 아래 논들에 물이 부족하자 자신의 논을 밭으로 만들어버린 이야기도 인상적이다

여러 가지 면에서 참 대단한 사람인 거 같다

 

세상을 버리고 '하늘'로 초월하려는 것이 아니라, '하늘의 소명'을 담고 있는 인간의 본성과 만물의 의미를 이 세상에서 남김없이 실현하려는 것이었다. 
페이지 : 312

 

퇴계가 말하는 신은 믿음의 대상이 아닌 인식의 대상이다
페이지 : 319

 

사회에서 무엇이 되고 어떤 권력이나 제물, 명예를 얻는 것은 진정한 '사람됨'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
페이지 : 338

 

이 말은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그것을 익히고 실천에 옮겨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전 과정을 포괄하는 말이다
페이지 : 351

전통시대 유학자들이 특히 좋아했다는 '공부工夫'라는 말의 의미라고 한다

책상머리에서만 하는 우리네 공부와는 전혀  차원이 다른 말이었다

 

본래 마음은 고요하고 순수한 것인데, 그 마음을 놓치면 잡념이 일어나는 것이다. 본마음을 놓치는 이유는 대체로 자기중심적인 욕심 때문이다. 
페이지 : 352

 

학문은 평생의 과업이고 인생 자체가 공부이기 때문이다. 
페이지 : 359

 

윤리란 사람들이 만남의 자리에서 서로 지켜야 할 인간적인 도리를 말한다.
페이지 : 352

 

퇴계가 윤리적 관계에서 역지사지의 뜻을 강조한 것은 분명하다. 윤리적 당사자들, 그중에서도 특히 '윗' 사람(부모, 임금, 남편, 어른)은 '아랫'사람(자식, 신하, 부인, 젊은이)에게 일방적으로 무엇을 요구하지 말고, 상대방의 입장과 처지를 헤아려 그를 배려해야 한다  
페이지 : 368

 

소유는 존재의 삶을 위한 토대일 뿐이다. 그것이 삶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 퇴계의 말대로 '옷과 밥'도 '인륜과 예의'의 신장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페이지 : 386

 

퇴계는 '하늘의 소명'을 자신의 내면 깊은 곳에 자각해 존재(진리와 도의)의 정신으로 '자아를 수행하여' 삶의 성취하려 했다.
페이지 : 387

 

12.31일 밤 9시 30분까지 도서관에서 퇴계를 읽었다

2015년의 마지막 이틀을 퇴계 이황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보낸 셈이다

조선시대 유학자의 대표격으로 영남 사람의 수호신 격인 한 사람으로 조선 중기 이후 사림들이 일으킨  수많은 사건들을 볼 때면 그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

 

어쨌거나 그로 인해 사람들이 하나의 큰 세력이 된 것은 사실이니까~~

하지만 2015년을 마지막을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퇴계 이황은 그저 명분과 당파만 따지던 겉데기만 유학자가 아닌 자신의 수양을 평생 게을리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엄한 잣대를 남에게 가져다 대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신분에 관계없이 타인을 배려할 줄 진정한 유학자였다

 

"유학자"라는 말은 많이 들어서 알고 있지만 진정한 의미의 유학자가 어떤 모습이고 어떤 이상을 추구했으며 어떤 삶을 살다 갔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정말이지 "퇴계 이황' 처럼 자신의 삶을 끊임없는 공부와 수양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죽음의 순간조차도 그리 두렵지만은 않을 거 같았다 

2015년의 마무리를 퇴계 이황과 함께 할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

 

[이 글은 21세기북스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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