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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그리다 - 사랑을 부르는 배종훈의 여행 그림 이야기
배종훈 지음 / 꿈의지도 / 2015년 12월
평점 :
제목만 보고도 보고 싶어지는 책이었다
고민하다 한 달에 한 권에만 사용할 수 있는 "특권:까지 사용해 책을 보기로 했다
단순히 글과 사진만으로 된 여행기도 좋아하지만 요즘엔 일러스트나 그림까지 직접 그리 책을 내는 그런 여행 에세이를 읽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거 같다
문득 학창시절 친구 읽던 이혜인 수녀님의 에세이가 생각났다
내가 교과서를 제외하고 처음으로 접했던 에세이 책이었다
그 당시 프로이트와 나폴레옹에 빠져 있던 나는 왜 에세이를 읽으면서 시간 낭비를 하는건지 이해하지 못했었다
지금도 그런 면이 강하지만 당시의 나는 책을 읽는다는 것은 지식의 획득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었다
그러니 세계문학도 줄거리만 알면 된다는 식이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친구는 나보다 감정적인 면에서 뛰어났던 거 같다
에세이집이 주는 그 무언가를~ 그 시절 친구가 이해했던 것을 나는 최근에야 이해할 수 있었던 거 같으니 말이다
이 책은 원래 어제 도서관에서 읽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급한 일을 하느라 어제는 도서관에 가지 못했고 밤에 조금 읽다가 오늘 아침 눈을 떠서 가장 한 일이 이 책을 다 보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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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지 않지만 삶도 녹록치는 않다. 미치도록 살고 싶지도 않지만 아직은 죽음이
두렵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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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 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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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오면 비로소 가로등은 모든 이에게 골고루 빛을 나누어준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던 존재가 어둠 속에서 홀로 빛난다. 그 모습이 참 아름답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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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 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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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은 언제나 같은 자리에 있다. 그러나 사는 동안 죽음을 인식하지 못한다. 마치 공기가 온 세상을 채우고
있지만 느끼지 못하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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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 1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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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은 그냥 이렇게 날 두고 사라질 때 가장 아름다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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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 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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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움켜지고 있는 것이 결국 내 것이 아님을, 없어도 괜찮은 짐 때문에 내
어깨가 무거운 것임을 알게 된다. 그걸 알게 되려면 시간과 경험이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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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 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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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시간에 책을 다 읽었다
아니 다 보았다고 하는 편이 이 책에는 더 잘 어울리는 거 같다
글도 글이지만 저자의 여정과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멋진 그림들을 볼 수 있어 더욱 좋았다
그런데 늘 하던대로 글을 읽는데 집중하다 보니 그림을 대충 보게 되는 것이었다
문득 이렇게 이 책을 다 보면 아까운 느낌이 들 거 같아 나중에는 글을 읽기 전에 그림을 먼저 본 후에 글을 읽었다
처음에는 저자만의 여행 에세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이 책은 저자와 저자가 비행기에서 만난 여성과의 사랑 이야기인 거 같다
파리로 가는 비행기에서 우연히 옆자리에 앉은 여성과 인사를 나누다 공통점을 발견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시작된 두 사람의 인연은 이
여성분의 짐이 늦게 도착하고 파리에서 숙소를 찾지 못하게 되면서 저자와 함께 여정을 같이 하게 된다
처음에는 여정의 일부분을 공유할 생각이었겠지만 결과적으로 두 사람은 이 여성분이 자신의 헤어진 연인에게 돌아가기 위해 다시 파리로 돌아올
때까지 함께 한다
저자도 말했지만 "비포 선라이즈"의 한국 버전이라고 해도 괜찮을 거 같다
남의 사랑 이야기는 별로 관심이 없지만 그저 여행 에세이를 기대했는데 저자와 이 여성분의 두근거림도 이런 이야기를 좋아하는
누군가에게는 또다른 사랑 이야기일 것이다
책의 반은 그림이고 내용도 저자의 일기 같은 길지 않은 글들이라 부담 없이 읽기에는 좋을 거 같다
하지만 많이 아쉽기도 했다
일단 책의 글자가 너무 작아서 그리고 그림도 그렇다
책을 좀 더 큰 사이즈로 만들어서 저자의 그림을 조금 더 커다란 사이즈로 볼 수 있었다면 하는 좀 더 멋진 저자의 작품집이 되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끝까지 남았다
그리고 파리에서 헤어진 두 사람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또 다른 궁금증은 덤인 거 같다
[이 글은 해당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