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라, 우리가 이곳에 있음을 - 칠레, 또 다른 9.11
살바도르 아옌데.파블로 네루다 외 지음, 정인환 옮김 / 서해문집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파블로 네루다~

내가 지금 좋아하는 시인이다

그래서 이 이름이 들어간 책이라면 다 좋았다

단지 그뿐이었다

내가 이 시인에 대해 아는 거라곤 정치적 망명을 했다는 것과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는 것 그리고 우체부와 시인의 우정을 그린 영화"일 포스티노"의 실제 모델이라는 정도이다

그리고 살바도르 아옌데 前 칠레 대통령과 친분이 깊다는 정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내가 아는 칠레의 시인과 칠레의 대통령에 대한 것, 이것이 전부였다

 

9.11 하면 아는 거라곤 지난 2001년 세계무역센터를 공격한 사상 초유의 테러 사건이다

이것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지구촌에서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면 아마 문명이라는 것과 담쌓은 정글에 사는 사람 정도일 것이다

티브이나 라디오를 보거나 들을 수 있는 지역에 사는 사람이라면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을 것이다

 

이 책도 9.11이야기이다

하지만 우리나 아니 내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단 하나의 9.11이 아닌 1973.9.11에 칠레에서 일어난 9.11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는 칠레라는 나라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

산티아고가 수도이고 남미에서는 괘 잘 사는 편이고 "피노체트"라는 군부 출신의 독재자가 있으며 남북으로 길게 뻗은 지형을 기지고 있어 다양한 기후를 가진 나라라는 정도이다

최근에 시인 파울로 네루다라는 멋진 시인의 나라라는 것도 전부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음으로써 알게 된 칠레의 9.11은 미국이라는 거대한 나라에 의해 무너진 칠레의 아픈 현실을 알 수 있게 했다

1973년 사회주의 성향의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이 집권하고 있던 칠레는 쿠바에 이어 또다시 사회주의 정당의 나라가 생기는 것을 막고 싶어 했던 미국에 의해 정확히는 미국의 도움을 받은 군사정부에 의해 대통령궁을 피격당한다

당시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은 자신의 보호해야 하는 의무를 진 궁내에 경찰들도 모두 등을 돌린 상황에서 적은 숫자의 남은 인원들만으로 궁을 끝까지 사수한다

무엇보다 내가 의아해한 것은 그는 "퇴위만 하면 가족들과 보좌관들을 데리고 어느 나라로든 갈 수 있도록 비행기를 제공하겠다"라는 제안을 거절한 채 군부와 대통령궁안에서 대치, 총격적을 벌이다 사망한다

대통령이 대통령궁안에서 자기 나라 군인들에 의해 죽임을 당한 것이다

 

이 책에는 이 사건으로 시랑 하는 사람들을 잃어버린 이들의 이야기들이 있다

"조안 하라"라는 칠레의 유명한 가수로 군부에 의해 처참하게 죽임을 당한 빅토르 하라의 아내가 남편의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으며

아옌데 대통령의 딸로 가까스로 쿠바로 망명에 성공한 베아트리스 아옌데가 쿠바에서 아버지의 죽음에 대하여 연설한 내용과

아옌데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로서 활동했던 시인 파울로 네루다가 아옌데 대통령의 죽음을 알고 얼마 안 있어 사망에 이르렀을 때의 이야기를 그의 아내를 통해서 알 수 있었다 

 

내가 처음 예상했던 사색에 대한 책일 거라는 예상은 틀렸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저 막연하게 민중을 위해 죽은 근사한 대통령과 그를 지지하고 그의 친구였던 위대한 시인이 아닌 그들이 누구에 의해 그런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는가를 알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그저 개인적 사색의 산물로만 보였던 네루다의 시들도 이제부터는 다른 시선으로 읽게 될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있다

나는 지금까지 이 말을 어려운 미술작품들이나 음악에 한해서만 생각했었다

지금 이 책을 다 읽은 나는 기억할 것이다

칠레를 사랑한 그들이 1973.09.11 그곳에 있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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