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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 - 역사인물 다시 읽기
한명기 지음 / 역사비평사 / 200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도서관에 가면 늘 가는 코너가 정해져 있다
가장 먼저 가는 곳은 신간 코너(그중에서도 역사서적 코너와 철학 신화 관련 코너 그리고 예술 분야의 서양회화 코너)을 둘려보고 난후 가는
곳은 역시나 역사서적 코너이다
주로 서양사를 읽지만 가끔 동양사(주로 중국사 9할 일본사 1할 정도)을 읽어보곤 한다
학교 다닐 때 국사를 잘 했지만 왠지 국사 관련 책은 왠지 손이 가지 않았다
칙칙하고 어두운 과거사 따윈 알고 싶지도 않고 더욱이 내가 다른 나라 역사 책을 많이 읽는 것은 어차피 남의 나라 이야기니까 그냥 흥미롭게
읽기만 하면 되니 부담이 없다는 조금은 무책임한 이유에서이다
읽고 있으면 답답한 우리나라 역사는 학교에서 배운 걸로도 충분하다는 생각도 없지 않아 있었다
그 학교에서 배운 역사에서 가장 가엾은 왕이 바로 광해군이다
지금에야 이런저런 서적들을 통해 광해군이 결코 폭군에 무능한 왕이 아니었다는 것이 알려져 있지만 말이다
폭군 연산군과 동일한 군이라는 것 때문에 같은 취급을 당한 것이다
광해군은 무능한 아버지 선조의 아들로 왕자가 아닌 후궁의 아들로 태어났다
이미 이런 태생의 이유만으로도 마이너스적인 요인을 안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임진왜란 중에 도망에 급급했던 왕이었던 아버지를 대신해 그는 훌륭히 전쟁을 치렀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선조에 대해 원망이 나도 모르게 생겨버린다
무능한 아버지가 유능한 아들을 질시한다고
시대가 그러니 하는 수 없다고는 하지만 전쟁 중이니 급한 맘에 후궁의 소생이지만 광해군을 세자로 책봉한 후에 적자가 태어나자 세자를
다시 세우겠다면서 광해군을 괴롭힌다
전쟁 중에 민심을 얻은 광해군에 대한 질시로 인해 아들의 능력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왕~
당시 명분을 중요시하는 조선사회에서 광해군은 현실을 직시 맹목적인 중국에 대한 명분보다는 중립외교를 펼쳐 나라의 이익을 중시한다
시대를 앞서 갔던 총명한 왕은 안타깝게도 자신의 지지해줄 세력을 갖지 못 했다
그는 백성을 사랑했고 또 백성을 위할 줄 알았으며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해주는 왕이었다
하지만 당시 지배세력인 맹목적인 중화사상에 빠진 사대부들에게는 그는 인정해줄 수 없는 왕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그를 폐위시킨 후 자신들의 명분을 위해 그의 업적을 지우고 그의 위상을 격하시키는데 피나는 노력을 다한다
그 결과로 우리가 배운 폭군, 패주 광해군이 된 것이다
지지세력을 제대로 구축해 자신이 원하는 정사를 펼칠 수 있었디 면 그는 어떤 조선을 만들었을까?
현재의 우리나라에 필요한 지도자가 광해군 같은 사람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