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류시화 시선집
류시화 지음 / 열림원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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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의 제목이자 시인의 가장 유명한 시구절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나는 처음에 이 문구를 보고 멋있다는 생각보다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원체 감수성이 부족한 탓도 있을 것이고

이미 곁에 있는데도 그립다는 것은 화자가 그리워하는 그대가 옆에 있는 그대가 아닌 것이 아닐까??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상대방의 모습이 아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멋대로 생각해보기도 했었다

 

류시화 시인~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한국의 현대 시인이다

윤동주, 김소월, 이육사 이후로 처음으로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하는 시인이지만 그의 시집을 다 읽어보지는 않았다

내가 시인의 시집을 처음 접한 것은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이었다

그때 시인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지만 시인의 시에서 당시 빠져있던 불교적 정서를 느꼈다

담담하고 시니컬하면서 허무한 느낌이 드는 시인의 시를 접하면서 나도 모를 공감을 느끼게 되었고 그 묘한 동질감이 편안했다

 

집에 소장하고 있는 시집 외에도 도서관에서 가끔 시인의 시집을 빌려와 읽고는 했지만 괘 오랜 시간 동안 읽지 않았었다

이번에 이 책을 받고 읽으면서 다시 시인의 시를 접하게 된 것 같다

특히 이 책은 시인의 시중에 뽑아서 실었기 때문에 그동안의 시인의 시를 한 번에 읽을 수 있는 것 같다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는 법이 없다

고개를 꺾고 뒤돌아보는 새는

이미 죽은 새다

 

페이지 : 27

 

내가 차마 나를 버리지 못할 때면

나무는 저의 잎을 버려

버림의 의미를 알게 해주었다

페이지 : 29

 

몇 페이지를 넘기지도 않았는데 시인은 나의 눈길을 멈추게 한다

그리고 이제 기억이 났다

왜 한동안 시인의 시를 읽지 않았는지~~

먹먹해진다

이 먹먹함이 두려워서 한동안 시인의 시를 피했었던 것이다

그것을 잊고 다시 단지 "류시화"라는 이름에 끌렸던 것이다

 

시집이라고 해서 금방 읽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다 

시인의 시는 시간을 두고 하루에 조금씩 조금씩 읽어야 할 것 같다

시를 읽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생각하는 데에 마음이 빼앗기니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11월은 류시화 시인의 시들을 읽고 또 생각하며 보낼 거 같다

 

 [이 글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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