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만든 사람들
현경병 지음 / 무한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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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만든 사람들이란 책 제목에 귀가 솔깃하다

유럽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보다 더 흥미로운 제목이 있을까 싶다

시작은 역시나 그리스~

현대의 서양 역사, 그러니까 유럽 역사의 시작은 누가 뭐라 해도 그리스이다

소크라테스-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로 이어가는 철학의 3대 중요 인물을 주로 하는 고대 그리스 철학은 현대까지도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을 모르고서는 현대의 서양철학을 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셋은 스승과 제자 사이이지만 각각 주장하는 바도 추구했던 이상향도 달랐다

성격적으로 보자면 소크라테스가 가장 인간적인 거 같기도 하고 일단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서민 출신으로 당시에 그리스 사회의 쥐락펴락하던 소피스트들에 나름 대항적인 모습을 보이다 결국 그들의 미움을 받아서 죽음에 이른다

당시에 사형 판결이 내렸다 해도 해외로 도망가는 것이 보통이었는데 이 고지식한 철학자는 "악법도 법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고 독미나리로 만든 독배를 마셨다고 한다

 

그의 제자로 가장 뛰어났던 플라톤은 스스로가 귀족 출신으로 외모 또한 출중했다고 하니 요즘 말하는 완소남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평민 출신 스승 소크라테스와 달리 귀족 출신이었기에 추구했던 이상향도 다른  것이 당연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런 그의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

스스로는 평민 출신이지만 그의 제자는 너무나 유명한 유럽의 영웅 알렉산드로스 대왕이다

뛰어난 철학자인 스승 아래 여러 가지 교육을 받은 이 젊은 대왕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소설로도 영화로도 너무 유명한 이 대왕은 유럽을 최초의 정복 대왕이라고 하지만 저자의 말대로 그의 기반이 대부분 서아시아인 만큼 유럽사라고 단정짓기에는 애매모호하기도 하다

 

그리고 카이사르~

유럽 여러 나라에서 황제를 일컫는 말의 어원이 이 매력적인 남자는 알면 알수록 멋지다

오래전 "로마인 이야기"의 작가 시오노 나나미가 로마사를 이야기한 15권 중 두 권을 이 남자 한 사람에게 할애했을 정도로 모발 외엔 모든 것을 가진 이 남자의 이야기는 이렇게 짧게나마 다시 만나게 된 것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카이사르가 모든 종교와 인종의 포용한 정책으로 로마의 평화 팍스로마나를 만드는데 이바지했다면 지금의 기독교의 위상을 만든 장본인이 콘스탄티누스 대제일 것이다

그도 처음엔 권력을 위해 기독교를 이용만 할 생각이었겠지만 말이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사람을 꼽으라면 나는 이 아틸라를 말하고 싶다

아틸라는 아니 아틸라 대왕은 유럽 사람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생각해보면 침략전쟁을 벌인 것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이나 아틸라 대왕이나 마찬가지인데 정복당한 유럽인 입장에서 아틸라 대왕은 대왕이 아닌 그저 침략자일 뿐인 것이다

어차피 역사라는 것이 승자들의 기록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

이런 면에서 아틸라 대왕은 정말 억울할 것이다

자신이 정복했었던 사람들이 역사의 승자가 되어버림으로써 자신에 대한 합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어쩌면 제대로 평가만 받았다면 카이사르 못지않은 영웅이 되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이 책에서 처음으로 만나 클로비스 1세와 바투 칸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며칠 전에 읽었던 "아트 인문학 여행"이라는 책에서 유럽 문화의 황금기인 "르네상스"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되었던 피렌체의 지도자 메디치 가문의 3인방도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이 가꾸어 낸 3명의 거장들의 이야기로 이 책은 끝을 맺고 있다

다방면의 천재였던 레오나르도와 그와 동시대에 살았지만 메디치 가문의 집중적인 투자로 고집 세고 콧대 높은 예술가로 살다간 미켈란젤로, 재능도 외모도 그리고 사랑스러운 성격까지 모든 것을 갖추었지만 38세의 나이에 요절한 라파엘로를 마지막으로 만날 수 있었다

사실 이 책은 인물 자체에 대한 이야기보다 주변부나 저자의 역사적 시각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이 실려있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부분들을 읽으면서 이 인물들에 대한 지식을 넘어 다양한 생각과 시선들을 접할 수 있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거 같기도 하다

 

[이 글은 해당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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