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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 히어애프터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5년 5월
평점 :
활동하고 있던 북카페에서 서평도서로 이 책이 올라왔길래 바로 신청을 했다
교통사고로 함께 차에 탔던 연인 요이치를 잃고 자신은 죽음을 경험하고 살아난 사요쿄는 사고 후 죽은 사람이 보이게 된다
이야기를 읽고 예전에 드라마 "주군의 태양"이 생각났다
드라마 속의 귀신들은 태양에게 이것저것 부탁하고 불쑥불쑥 나타나 태양을 괴롭게 했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영혼들은 그렇지는 않다
죽음을 경험한 후 흔히 말하는 임사체험을 한 후에 이미 죽은 사람의 영혼이 보인다는 이야기는 어쩌면 그리 신기할 것도 없는 그저 그런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을 보고 그토록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은 저자도 저자이지만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가 지금의 나에게도
필요한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1년 아니 한 달만 지나도 그저 별것 아닌 일이 될지도 모를 일들에 머리를 쥐어짜고 힘들어하면서 문득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까지 해서 하루를 더 살 필요가 있기는 한 걸까???
뭐 자살을 생각한다거나 그런 쪽은 것은 아니지만 딱히 살면서 꼭 해야 하는 중요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나로 인해 누군가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아등바등 이 지긋지긋한 현실 속에서 하루 더 보내는데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요즘 들어 들었었다
그래서 이 책이 필요했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말하는 일상의 삶의 소중함을 나 자신에게 느끼게 해주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랑하는 이여 내게 돌아오기를......"
죽은 연인을 향해 슬픔에 겨워 그를 부르는 주인공 사요코의 모습은 예전 학창시절 "분신사바"가 떠오르기도 한다
연인과 함께 차를 타고 가다가 사고가 났고 그녀의 연인은 그 자리에서 즉사한다
그녀 역시 배에 큰 나무토막이 관통되는 큰 상처를 입고 훈수 상태에 빠지지만 그녀는 살아났다
죽음과 삶 사이의 공간에서 사요코는 자신이 좋아했던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키우던 강아지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현실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었다
하지만 그녀는 돌아왔고 이제 더 이상 없는 연인의 유품들을 관리하고 있다
그의 아이라도 갖고 싶었지만 그마저도 허락되지 않는 현실에 그녀는 또 한번 좌절한다
하지만 산자를 위한 가장 흔하지만 현실적인 변명인지도 모를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라는 이유 아래 그녀를 조금씩 그가 없는 새로운 세상
속에서 살아간다
산책길에 있는 어느 집에서 본 여인의 영혼~
늘 꽃과 함께 있는 그 여인의 영혼은 이승에의 미련으로 남아있는 것이 아닌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집에서 좋아하는 꽃을 보며 행복해하는
여성의 모습이었다
그 여인의 영혼을 만나면서 알게 된 그녀의 아들과 친구가 되었다
그 역시 사요코처럼 영혼이 보인다고 하고 그를 통해서 죽은 자신의 연인 요이치가 자신 곁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늘 혼자 가는 바에서는 바의 한쪽 구석에 늘 비어있는 자리와 그 자리에 앉아있는 한 여성의 영혼을 보게 된다
늘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그 영혼은 묘한 슬픔이 어려있다
바의 주인이 자신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사요코는 모른 척을 한다
자신을 챙겨주는 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여인의 영혼에 대해 이야기하고 여인의 정체에 대해 알게 된다
바의 주인이 사랑했던 여인~
남편과 아이를 두고 세상을 떠나야 했던 여인은 남편의 가게에서 남편과 아이를 지켜보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이 세상에 머물고 있는 듯
하다
연인의 죽음으로 자신의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했던 사요코는 자신을 딸처럼 여기는 연인 요이치의 부모님과 그의 죽음 이후 자신이 만나는 새로운
사람들과 영혼들로 인해 삶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고 살아있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가는 듯하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이 같이 죽고 싶다일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죽는다고 그 돌아오는 것도, 죽는다고 해서 이미 죽은 이와 함께 있을 수 있다는 확신도 들지 않는다
문득 생각이 든다
사람에 삶이 필수과목이 아니라 선택과목이라고 생각했다
태어남은 선택하지 못했으니 적어도 죽음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맞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삶은 필수과목이 아닐까~
하고 싶지 않지만 꼭 해야만 하는 전공필수 과목인 셈이다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영혼들이 아무리 평안해 보여도 결과적으로 세상에의 미련을 떨치지 못한 채 남아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물른 자신이 선택할 수는 없지만 어떤 죽음을 맞이하게 되더라도 아주 작은 미련도 남기지 않고 떠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설사 미련이 있더라도 그 미련조차도 그저 물 흐르는 듯 두고 떠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아감의 중요성에 대해 느끼고 싶어 읽은 작품이었지만 조금은 다른 의미에서의 삶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하게 된 거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