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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블랙북 - 여행스토리가 있는 아티스트 컬러링북
손무진 지음 / 글로세움 / 2015년 4월
평점 :
문득 이 책을 보고 있으면 컬러링북이라는 것을 잊곤 한다
이 책에 색칠을 입힌다는 것이 조금은 이 작품을 망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이 책은 힐링을 위한 일반적인 컬러링 북과는 많이 다르다
솔직히 책을 받아서 쭉~ 흩어보고는 색연필을 대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페이지 또 한 페이지를 넘기면서 나는 이 책의 그림을 컬러링북이 아닌 그저 작품으로 보고 있었고 책을 읽고 있었다
저자가 그림들 사이사이 짧게 넣어둔 문구들은 그림과 함께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특히 생선을 손질하고 있는 상인들의 그림 옆에 작게 넣어진 "팔딱팔딱 당신 지금 살아 숨 쉬고 있는지~' 문구가 있는 페이지에서
한동안 멍해지는 것을 느꼈다
'나는 살아있는가??" 이 한 문장에 괜히 센치해지면서 눈가가 촉촉해진다
언젠부터인가 늘 기억하기보다는 잊고 싶어 했다
어느 드라마에서 사람이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가 잊혀지기 때문이라고 하던데 나는 오히려 잊혀지고 싶었고 잊고 싶어 했다
그래서 더욱 열심히 뭔가를 하고는 했었다
머리가 쉬면 다른 생각이 드니 쉬는 시간을 책이며 공부며 나름 생산적인 일들에 내맡기기에 급급했다
힐링을 위한 컬러링북을 보면서 이런 생각까지 하게 하다니 이 책의 저자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조금 더 알고 싶어졌다
단순하게 멋진 컬러링북이 한 권 갖고 싶어 시작했어 이 까만 책 한 권은 내 기대보다 많은 것을 주고 있는 것 같다
기존의 아니 그동안 내가 했었던 컬러링북들과는 차원이 다른 것만은 확실하다
앞서도 말했듯이 이 책은 단순한 컬러링북이 아닌 저자의 여행에 대한 기록이며 에세이집 같다
남아프카 공화국의 케이프타운의 타운쉽의 가득 늘어져있는 빨래들을 하나하나 색칠하면서는 단순하게 아프리카라고 하면 끝없는 자연과 야생동물만이
느긋하게 살고 있는 곳일거라는 막연한 생각의 안일함을 느낀다
이곳은 어떤 곳인지는 모르지만 아마 잘 사는 사람들이 사는 곳은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달동네 같은 곳이리라 짐작된다
이 나라도 빈부의 격차가 크다고 알고 있다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인종차별이 자연스러웠던 곳이며 극소수의 백인들이 부와 권력을 모두 차지하고 흑인들을 핍박했다고 한다
브로드웨이 표시가 있는 뉴욕의 중심가가 있기도 하고, 오스트레일리아의 시드니에 있는 술병이 많은 가게도 있다
독일 하이델베르크의 사색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 여행을 통해 느끼고 싶은 건
작은 문화와 현지인들과의 소통이다
행복한 기억으로 조각되는
나는 지금 그림 속에 있다 』
저자가 그림 사이사이 남긴 글을 읽으면서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이 책은 컬러링북이 아닌 저자의 여행기이다
저자가 만난 다양한 나라의 아름다운 모습과 다양한 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저자가 앞부분에 말했듯이 언젠가 이 그림 속의 풍경 속에 찾아가 나도 그 그림 속의 일부가 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본다
[이 글은 해당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