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만을 보았다
그레구아르 들라쿠르 지음, 이선민 옮김 / 문학테라피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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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책을 다 읽고 참담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문득 프랑스 작가의 책이라고 하는데 이 제목은 그대인 걸까??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 보게 되는 이 제목은 참으로 역설적으로 들린다

도대체 어디에 행복이 있다는 것일까??

 

이 책에는 부모가 되지 말았어야 하는 사람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 같다

시작은 주인공 중 한 명인 앙투안과 안, 안 나의 부모님이다

쌍둥이 자매인 안과 안나~

어느 날 갑자기 숨을 거둔 안~

그리고 나머지 세 가족을 버리고 떠난 앙투안의 엄마~

 

이런 엄마들의 이야기를 많이 접한다

접할 때마다 생각해본다

그들에게는 잃어버린 자식 하나가 남아있는 자식 둘보다 더 중요한 걸까??

왜 이미 없는 사람을 마음에 품은 채로 살아있는, 자신의 곁에 있는 다른 자식들마저 포기해버리는 것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가족을 버리고 싶었는데 그 일을 핑계로 떠난 건 아닐까?

앙투안의 부모는 부모로서의 자질, 자격 모두 없어 보인다

나중에 앙투안이 자신의 딸에게 총을 쏜 것도 이들로 인해 힘겨웠던 어린 시절의 영향이 가장 클 것이다

앙투안의 부모부터 앙투안 부부까지 이어진 불행을 모두 앙투안의 딸인 조세핀이 받은 것 같았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가장 행복한 사람은 안나의 남편인 토마인 거 같았다

토마는 아내 안나를 어린 시절부터 만났고 안나의 반쪽짜리 말을 이해해주는 세상 두 사람 중 한 명이다

쌍둥이 여동생의 죽음과 엄마의 부재로 말을 잃어버린 안나에게 오빠 앙투안과 토마는 유일하게 자신의 말을 알아듣는 사람들이었다

 

평생 자신을 버린 어머니를 마음에 품고 그런데도 자신의 어머니와 똑같은 여자를 만나 결혼까지 했지만 결코 행복할리 없다

보험사의 손해사정사로 승승장구하던 어느 날 임신부에게 보인 작은 친절이 그에게 모든 것을 앗아간다

그의 직업은 남에게 친절하면 안 되는 직업이라는 것을 잠시 망각했던 것 같다

 

실직과 이혼~

자신의 잘못이기도 하고 또 아니기도 하지만 결과는 자신의 몫이다

어린 시절 여동생인 안이 죽음으로써 나중에 자신과 안나가 겪었던 괴로움에서 배제되었다는 생각에 자신의 딸 조세핀에게 총을 쐈다

어쩌면 그것이 모든 것을 잃어버린 아버지인 그가 딸에게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일이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아빠에게 총상을 입고 예쁜 얼굴은 망가지고 말도 하지 못하고 되었으며 엉덩이 살을 볼에 이식하게 된 앙투안의 딸 조세핀~

조세핀과 같은 상황이었다면 과연 앙투안의 용서할 수 있었을까??

인간은 자기가 처한 상황 이외에 다른 사람을 생각하지 못한다

앙투안이 그랬던 것 같다

그의 기억에는 어린 시절 잠이 들듯이 죽은 안이 가장 행복해 보였던 것이다

적어도 안은 행복한 가정 안에서만 살았으니까~

 

자신의 딸과 아들에게 영원한 행복을 주고 싶었던 아빠 앙투안은 자신과 자신의 아이들의 사황을 같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그는 알지 못 했던 것 같다

조세핀과 레옹은 자신과 안나가 아니라는 사실을~

 

자신들에게 자상했었던 아빠가 사라진 후 자신의 얼굴을 인생을 엉망으로 만들어버인 인간이 사라지고 엄마와 엄마의 연인과 함께 살 된 남매~

모든 것이 변해가는 것이다

마지막 부분의 조세핀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 중 가장 강한 인물이 바로 이 아이인 것 같다

물론 아이가 받은 적절한 외과적+ 정신과적 치료가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만일 앙투안과 안나도 이런 적절한 치료를 받았다면 일이 그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세월이 많이 지나 자신에게 그런 짓을 한 아빠를 만나러 간 조세핀을 보면서 착잡했다

멕시코의 한적한 바닷가에서 행복을 찾은 듯한 세 사람을 바라보면서 조세핀이 느꼈을 감정을, 그 먼 시간을 걸려서 자신을 찾아준 딸 조세핀을 보면서 앙투안이 느꼈을 감정들을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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