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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를 기록하다 - 침몰·구조·출항·선원, 150일간의 세월호 재판 기록
오준호 지음 / 미지북스 / 2015년 3월
평점 :
책을 받아들고 생각했다
하필이면~~
내가 선택한 분야가 인문인데 왜 이 책이 인문 분야로 선정되었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지금도 기억난다
작년 티브이에서 봤던 그 많던 뉴스들을~
이 사건의 여파로 모든 학교들의 소풍, 수학여행은 정지되었다고 조카가 투덜거리던 모습을, 그리고 나 역시도 이 사건 하나로 인해 피해를
입은 수많은 학생들의 편이었다
이건 사고하나 났다고 모든 학교들의 행사들을 중단하면 하루에도 교통사고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잃는데 모든 차량들을 없애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었다
솔직히 또 바닥이 얇은 냄비가 끓고 있구나 싶었었다
늘 그랬듯이~
이 책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었다
하지만 정말이지 읽고 싶지 않은 책 일 순위였다
이런 책을 읽으면 그렇지 않아도 살고 싶지 않은 이 나라에서 또 하나의 살기 싫은 이유를 발견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었다
으례히 이건 사건들이 날 때마다 이 나라에 실망해서 이민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었으며 책이나 다른 매체들을 통해서 본 다른
나라를 과의 비교가 되어 떠나는 사람들이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이 세월호 사건은 분면 처음에는 사고였다
하지만 이 사고를 사건으로, 재앙으로 300여 명의 아무 죄 없는 희생자들을 만들어버린 가해자들을 생각하면 이 책을 그저 책으로만 읽히지는
않는다
역시나 첫 페이지부터 먹먹함과 답답함이 느껴진다
아들을 잃은 어머니가 시신이 상한다는 장의사의 차가운 말에 아들의 마지막 얼굴을 한 번 쓰다듬어 주지도 못했다며 절규하는 모습에
눈물이 났다
이제 시작인데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그들과 아무런 연도 없는 나도 이런데 과연 관련자들은 이 책을 다 읽을 수나 있을까??
문득 이런 책들은 피해자들에게 너무 가혹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알 권리도 중요하지만 그들의 상처를 다시 헤집어 놓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싶었다
하지만 저자가 처음에 밝힌 말대로 이런 사건일수룩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에 동감한다
아프고 두렵다고 피하기만 하면 희생된 300여 명의 영혼들이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아직도 아이들이 카카오톡에 남겼다는 "살고 싶다."라는 마지막 메시지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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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의 사고로 사랑하는 가족들 잃고, 정부의 구조 약속을 믿다가 배신당하고 사고 수습
과정에서도 무능하고 무책임한 관료들에 의해 두 번 세 번 상처를 입었기에 유가족들의 분노는 당연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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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 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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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정에서의 침착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살인자"라고 외친다고 제제를 당한 유가족들의 억울함은 그 자리에서 그 관계자들을 죽인다 한들 풀릴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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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말하는 데는 두 사람이 필요하다. 한 사람은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오, 또 한 사람은 진실을 듣는
사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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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헨리 데이비드 소로 |
페이지 : 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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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그저 300여 명의 희생자라고만 생각했던 그들이 한 사람, 한 사람이 되살아나는 것 같았다
어린 학생들과 손님으로 탔던 사람들은 서로를 구하기 위해 자신들을 희생하기도 하며 서로를 도울 때 정작 그들을 도와야 하는 이들은 그 많은
사람들을 두고 자신들만 살려고 배 밖으로 나왔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 1심 판결에 항소하며 2월부터 시작하여 재판 중이라고 하니 솔직히 참 양심도 없구나~싶은 생각도 들었다
자신들의 행위로 인해 차가운 물속에서 극한의 두려움을 느끼면서 아무런 구조도 받지 못한 채 죽은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미안함이 있었다면,
하지만 최고의 변호인단을 꾸렸다는 그들에게는 그런 최소한의 양심이나 죄책감도 없어 보여 더욱 먹먹해진다
물론 인간에게 자신이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그들은 배에 탔고 그 이후로 선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승객들을 보호해하는 의무가 있다
보호까지는 아니더라도 배가 가라앉고 있는데 그 자리에 가만히 있으라는 말만 남기고 자신들만 살기 위해 나왔다고 하니 그게 살인이 아니고
무엇인가~하는 생각이 든다
직접적으로 죽음에 이르게하지 않았으니 살인이 아니다~
보통의 상황이었다면 이 말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이 세월호의 경우는 명백히 "세월호"라는 배에 관계된 모든 이들에게 1급 살인죄에 해당한다고 생각된다
우리가 영화로 봤던 "타이타닉"은 1910년대 대서양의 한가운데서 가라앉았다
하지만 그 배의 선장과 선원들은 승객을 먼저 보호해야 한다는 자신들의 의무를 다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특히 구명정이 부족하자 선장을 비롯한 배의 설계자까지 배와 함께 대서양 깊이 가라앉았다
100년 전에도 당연하게 여겨졌던 승무원교육이 100년이나 지난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왜 이뤄지지 않는지 참으로 답답하다
책 속에 살아있는 증인들의 증언과 이미 고인이 된 이들이 남긴 마지막 동영상이며 전화, 메시지 등을 보면 그들이 당시 느꼈을 수많은
감정들이 느껴지는 것 같아 안타까움에 눈물이 난다
벌써 사건이 난지 1년이 다 지나가지만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힘없고 약한 이들의 억울한 죽음에 이 나라가, 이 나라의 행정체제와
법체제가 어떻게 대하는지 충분히 알 수 있을 것 같다
처음에는 그저 수학여행을 가던 많은 학생들과 승객들이 배가 잘못돼서 목숨을 잃은 사건으로 알았었다
하지만 정작 그 많은 사람들들 죽인 것은 단순히 배사고 자체가 아니었다
낡은 배의 증선을 뇌물을 받고 허가내 준 인천시 공무원들을 시작으로 이익에만 눈이 멀어 사람을 화물취급한 청해진해운 관계자들과자신들이
보호하에 있는 사람들을 내팽개쳐두고 혼자만 살겠다고 나온 그 배에 탔었던 선장을 비롯한 승뮤원들, 심지어 그 배에서 무서워서 맥주를 마신
승무원의 이야기는 더욱 어이가 없어진다
사고가 난후의 상황은 읽으면서 더욱 어이가 없으며 과연 이런 나라에서 살아야만 하는가~하는 스스로에 대한 비참함마저 든다
책에서 저자도 말했듯이 "~였다면"의 그많은 조각들을 이루고 있던 많은 가해자들 예를 들어 구조 신호조차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119와
사고가 난 뒤에도 올바른 조치를 취하지 못한 해경의 수뇌부들~ 이야기를 읽을수록 너무 어이가 없어서 기가 막힌다
늘 그렇지만 이런 사건들이 날 때마다 이런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것이 더욱 싫어진다
하지만 나 역시도 이런 나라를 구성하는 한 명이라는 사실이 더더욱 싫어지는 것 또한 내가 그동안 이 책을 그토록 피했던 이유였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몇번이나 눈물이 나서 책을 덮어야 했다
나뿐만이아니라 누군들 그렇지 않겠는가~
이 책은 지난 몇년간 내가 읽었던 책중 가장 비참하고 가장 어이없으며 가장 슬픈 이야기로 가득했다
지금도 깊은 바다속에서 사랑하는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가길 기다리는 그들을 하루라도 빨리 돌려보내 줘야하지 않을까~
사고가 난지 꼭 일년이 다 지나가고 있지만 어이없게 희생당한 피해자들과 누군가의 가족에 이제 고인들의 유가족이 되어버린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적어도 정당한 처벌이 내려져야 할 것이다
[이 글은 인터파크 신간리뷰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