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 1
박광수 엮음.그림 / 걷는나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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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나는 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 시절 알고 있는 시리고는 교과서에 나오던 김소월이나 윤동주 등 시험문제에 예시로 나오던 흔히 말하는 중요도 ★ 4-5개짜리 시들이 전부였다

시집을 읽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참 이해가 가지 않았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시절의 나에게 독서는 = 지식 획득의 수단이었기에 아무 지식도 얻을 수 없는 '시' 따위를 읽는다는 것은 말 그대로 헛짓거리였다

언니가 읽던 연애시집을 보면서 이런 쓰레기를 왜 돈 주고 사는 걸까??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었다

 

서점에서도 도서관에서도 시집 코너는 그저 지나치는 코너일 뿐이었다

그렇게 많은 시간이 지나고 난 후 내가 처음 시에 흥미를 가진 것은 프랑스의 시인 랭보에 대해서 알게 되면서였다

친구와 함께 랭보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를 보고 친구의 집에서 처음으로 랭보의 시집을 읽었었다

 

그리고 우연히 티브이에서 랭보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그 다큐멘터리 중간중간에 나오는 그의 시를 들으면서 랭보의 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의 시들 중에 특히 '소설'이라는 시가 정말 좋아서 한동안 외우기도 했었던 기억이 난다

랭보 다음으로 읽었던 시집은 체 게바라의 시집이었다

 

얌전한 의대생에서 혁명가가 된 체 게바라는 전투 중에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고 한다

그의 시를 읽으면서 그의 완벽한 인간성에 대한 존경심이 더욱 커졌었다

그다음이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네루다의 "실론섬에서 부르는 사랑 노래"였었다

그 시를 시작으로 네루다의 시에 빠져서 국내에 있는 네루다 시집을 다 읽었다 

 

그 후로 나는 위안이 필요할 때나 우울할 때면 네루다의 "실론섬에서 부르는 사랑노래" 시집을 빌려와서 읽고는 했었다

도서관이 새 건물로 옮기면서 그 책이 사라졌고 살려고 알아보니 절판이었다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는 저자의 말이 내게는 네루다의 이 시였다

솔직히 이 책에 실린 시들 대부분 처음 알았다

 

인생을 꼭 이해해야 할 필요는 없다
           -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인생' 중에서
페이지 : 43

릴케의 시 중에 이런 시가 있었구나~

왠지 지금까지 알고 있던 릴케의 날카로운 이미지와는 다른 느낌을 받게 되었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 이상국의 '국수가 먹고 싶다' 증에서
페이지 : 50

시인도 시도 처음 보는 것이지만 이 이의 이 부분에서 울컥하는 느낌을 받았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애써 외면하고 있던 진실을 시인은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시선으로 던져 놓는 것 같다

 

실패란 당신이 실패자란 의미가 아니다.
            - 로버트 슐러의 '실패의 의미' 중에서  
페이지 : 64

우리는 누구나 실패를 두려워한다

실패가 두려워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일이 너무나 많았고

실패자가 되는 것은 곧 인생의 끝을 의미하는 듯했다

시인의 이 말에 가슴 먹먹함을 느끼는 것은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 같다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 랄프 왈도 에머슨의 '진정한 성공' 중에서
페이지 : 135

순간적으로 머뭇거리게 만드는 글귀다

비롯한 글을 참 많이도 읽었고 들었지만 면역력이 생기지 않나보다

인생에서 이런 진정한 성공을 거두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으면

배고픈 사람들과 음식을 나누십시오

            - 샘 레벤슨 '아름다움의 비결'중에서   
페이지 :  155

다이어트~

한국인 가운데 이 단어와 관계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극소수일 것이다

이런 다이어트라면 참 좋을 것 같다

각종 다이어트 관련 상품들이 판을 치고 있는 요즘 같은 시대라 더욱 끌리는 말인 것 같다

 

신이 우리에게 아이들을 보낸 까닭은

시험에서 일등을 만들라고 보내는 것이 아니다

             - 메리 보탐 호위트 ' 신이 아이들을 보낸 이유' 중에서     
페이지 : 176

순간 생각했다

시인은 부모님도 지금 우리나라 학부모들처럼 극성이었던 걸까??  하고

이 시를 보면서 밤 9시가 지나서야 학원을 마치고 귀가했을 초등학생 조카가 떠올랐다

나의 조카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땅의 학생이라는 직업을 가진 거의 모든 아이들이 여기에 시달리고 있으니 말이다

 

불행해지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원하는 것을 갖지 못하는 것과

원하는 것을 모두 갖는 일이다

            - 에크하르트 툴레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줄 것이다' 중에서
페이지 : 184 

앞의 방법은 이해가 되지만 두 번째는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니 이론적으로는 이해가 되지만 한 번도 원하는 것을 다 가져본 적이 없어서 ㅎㅎ

원하는 것을 다 갖는다는 말은 다른 의미로 더 이상 원하는 것이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생각해보니 이해가 되었다

더 이상 원하는 것이 없는 삶이라~ 아마도 꿈도 뭣도 다 잃어버린 삶일 것이라 생각된다

 

당신은 씨를 뿌리고도

열매를 따먹을 줄 모르는

바보 같은 혁명가라고

            - 체 게바라 '행복한 혁명가' 중에서
페이지 : 217

예전에도 읽었던 시이다

체 게바라를 가장 잘 표현한 시구인 것 같다

쿠바에서의 혁명을 성공하고도 다시 게릴라 전을 하기 위해 떠났던 그와 혁명동지였지만 쿠바의 지배자가 된 피델 카스트로~

그들의 보는 세긴의 눈이 독재자와 완벽한 인간으로 나누는 것은 아마 이런 이유가 아닐까??

오랜만에 다시 만난 체 게바라의 시는 작은 위안이 된다

 

이 책에 실린 작가들  헤세나 릴케, 휘트먼 등 외국 시인의 이름은 알았지만 그 외의 시인들은 시 자체는 고사하고 시인들의 이름조차도 처음 듣는 이름이 대다수였다

처음 보는 시인들의 시들을 읽으면서 이런 시인과 시도 있구나 하고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책 속에 있는 그림도 예쁘고 책 자체가 꼭 시화전을 보는 것 같아 시를 감상하기에 더없이 좋았다.

시도 시였지만 저자가 들려주는 짧은 자신의 이야기가 더 공감이 되는 책이었다

 

[이 글은 책좋사서평단으로 걷는나무에서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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