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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한의학 - 낮은 한의사 이상곤과 조선 왕들의 내밀한 대화
이상곤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4년 12월
평점 :
이 책을 보면서 가장 의외였던 것은 조선 건국에 있어 실질적인 초대 왕인 태종에 대한 이미지였다
예전에 인상적으로 봤던 드라마 '용의 눈물'에서의 배우 유동근의 이미지가 강해서 그런지 아니면 그 드라마를 보지 않았더라도 태종이 조선을
건국을 위해 한 일들, 특히 정몽주를 선죽교에서 철퇴로 쳐서 죽인 일이 특히 인상적이다
나중에 이북 동생들과 자신이 삼촌이라 부르며 따랐던 조선의 정신적 창업주인 정도전을 죽인 일이며, 2차 왕자의 난으로 친형제들을 죽이고
나중에 왕이 되어서도 측근이었던 처가 식구들이며 자신을 도운 공신들을 처단한 일을 생각하면 그는 험악한 이미지에 기골이 장대한 장군 타입의
인물로 생각됐다
그런데 역사 속의 그는 그렇게 건강한 체질이 아닌 허약체질의 선비 타입이었다
그가 강한 것은 육체가 아닌 정신이었던 것이다
생각해보니 그는 이성계의 아들들 중에 문과 쪽으로 가장 뛰어나서 아버지의 사랑을 받았으며 또한 아버지의 대업에도 큰 공을 세웠다
그리고 보니 그는 고려 말에 무과가 아닌 문과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올랐다
평생의 동지였던 아내와의 사이가 왕이 된 후 처가를 멸문시킨 후에는 철저한 원수지간이 되었고 늦게 본 막내아들마저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하니 그 심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버지 태종이 철저한 칼의 힘으로 아들의 길을 열어주었다면 그의 아들 세종은 어린 시절부터 너무나 많은 죽음을 봤던 것이 충격으로
트라우마가 되지 않았을까??
성군이 되어야 한다는 압박감과 너무나 강인한 왕인 아버지의 감시하에서 왕 노릇을 하는 아니 제왕 수업을 받는 것 또한 어마어마한
스트레스였을 것이다
자신의 외가와 처가를 몰살시킨 아버지 밑에서 그는 아내를 지키기에도 급급했을 것이다
예전에 조선 왕들의 독살에 대한 책을 읽은 적이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로 정조와 인조를 비롯한 25명의 조선 왕들 중 1/3애 해당하는 숫자가 독살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다른 견해 또한 알 수 있었다
정적에 의한 독살이 아닌 잘못된 습관과 어린 시절에 겪었던 끔찍한 사건들의 트라우마로 광기에 빠져 죽은 이들도 있고 가장 안타까운 죽음은
의료과실로 인한 죽음인 것 같았다
조선을 통치했던 왕들을 괴롭혔던 다양한 병들과 그 병들을 치료했던 한의학을 통해서 당시의 풍습이나 한의학의 위상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던
책이었다
[이
글은 책콩서평단으로 사이언스북스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