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야기, 긴 생각 이어령의 80초 생각나누기
이어령 지음 / 시공미디어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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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소개를 보고 저자 이어령 박사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이름과 국문학 계열의 대가라는 것뿐이다

솔직히 도서관에서 저자의 유명한 책들을 몇 번이나 만난 적이 있었지만 보고 싶다고나 봐야겠다는 생각은 거의 든 적이 없다

이 책이 이분의 작품을 읽는 처음이다

언젠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처음 읽고 그 후로 작가의 매력을 알게 되고 작가의 작품을 내리읽은 것처럼 이 책이 그냥 스쳐지나기만 했던 저자의 책을 읽어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보며 읽기 시작했다

 

책의 첫 페이지에 "물음표와 느낌표 사이에서 생각한다."라는 글귀가 있다

?표와 !표 사이라~~

호기심과 그 호기심을 풀기 위해 노력하고 그것에 감탄하는 것인가??

이 한 문장을 보고도 많은 생각들이 떠오른다

문득 생각해보니 책을 다 읽은 지금도 이 글의 정확한 의미는 모르겠다

책 제목 그대로 짧은 이야기, 긴 생각이 시작되는 것 같다 

 

영어의 창문이 바람의 눈이라는 뜻이라니 문득 방안에 창문을 바라보게 된다

늘 아침에 눈을 뜨면 아무 생각 없이 창문을 열지만 그 너머의 늘 보던 풍경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저 비가 오는지 눈이 오는지 정도만 확인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바람~ 하지만 책 속 저자의 이야기처럼 마음의 문을 연다거나 창문 너머에 있을 새로운 바람이나 빛에는 관심도 흥미도 없었다

오늘은 창문을 열면서 가을바람과 가을 하늘빛을 바라본다

 

잠은 솔솔 부분을 보면서 '정말 그러네~ '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잠은 아무 소리 없이 오고, 눈은 아무 소리 없이 내리고, 새는 아무 소리 없이 나는데 솔솔, 펑펑, 훨훨 이런 것이 붙는 것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에 애정을 가지고 모습을 표현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저자는 그것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느낌표!!  이것이 마음속에 있는 사람들은 이런 것도 들을 수 있는 건가 싶었다

 

짐승들 중에 인간의 눈과 닮은 것이 사자라니~신기하다

예전에 동물의 왕국을 보면서 허허벌판에 엎드려서 먼 곳을 바라보는 수사자의 눈빛을 보면 흔히 말하는 우수에 젖은 눈빛을 느끼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던 기억이 난다

왜 동물인데 사람처럼 우수에 젖은 눈빛이 가능한 걸까??  

긴 시간이 지난 이제야 그 이유를 알게 된 것 같다

이 책에서 저자는 언제나 먼 지평을 바라보며 자랐기 때문이라고 한다

당장의 앞일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지금의 자신은 시야가 좁은 초식동물과 같은 눈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먼 초원을 바라보는 사자의 그 눈빛이 다시 한번 생각난다

 

가슴속에 청진기 넣어서 데워서 진찰했다는 한 의사의 이야기는 감동적이었다

누구나 병원에서 진찰을 받을 때면 차디찬 청진기가 갑자기 가슴에 닿아서 놀랐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청진기를 목에 건 모습은 의사라는 직업이 가진 상징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그 상징에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은 없었던 것이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가천대학교 이길여 총장이라는 분은 진정으로 환자를 생각하는 의사인 것 같다

별거 아닌 작은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작은 것에서 감동을 받기에 사람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호저와 고슴도치라고 ??

고슴도치를 한자로 하면 호저라고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보면 "호저는 고슴도치처럼"이라는 글귀에 의아해진다

그럼 이 호저와 고슴도치가 다른 동물이라는 것인데~~

책에서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 아니니까 나중에 알아보기로 한다

가까울수록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은 자주 생각했던 것이었다

가족처럼 너무 거리낌 없이 지내는 관계일수록 어느 정도의 거리가 필요한 것 같다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가장 큰 상처를 남기는 사람은 누구도 아닌 가족인 경우가 많다

"가족"은 그저 편하게 막 대해도 괜찮은 사람들이 아니라 타인보다는 가깝지만 자신과는 다른 사람들이라는 것을 너무 쉽게 잊어버리고 마는 것 같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타인임을 인식하고 나의 가시가 찔리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두고 지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책을 보다 손에 쥐고 있던 연필을 확인해본다

정말이다~~  여섯 모, 육각형이다

책상 위에도 연필꽂이에도 인생의 거의 전 부분을 연필을 쥐고 연필과 함께 생활하고 있지만 이 연필이 육각형이라는 것은 지금 처음 알았다

그리고 그 의미 또한, 너무 둥글지도 너무 각지지도 않은  연필 같은 인생을 사는 것이 좋은 것 같지만 이 단계까지 가기는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꿈을 꾸는 사람,

꿈을 현실로 만드는 사람의 무게는

공기보다 더 가볍기 때문에

하늘을 날 수가 있는 것이지요. 

페이지 : 180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에 대한 이야기 부분에서 저자의 말이 아프다

공기보다 가볍기 때문에 하늘을 날 수 있다는 것에서 그 공기라는 부분이 자신의 현실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짧은 이야기들을 다 읽고 뒷부분의 긴 생각 파트를 읽다가 이 부분에서 눈길이 머물렀다

"도끼를 든 사람. 그 이름은 아버지"

짐승들의 세계에서의 아버지라는 존재와 인간 세상에서의 아버지의 존재에 대해 생각해본다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너무나도 짧은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읽고 나서는 많은 생각들이 긴 시간 동안 머릿속을 맴도는 것 같다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 속에 저자의 메시지가 강하게 전해져 오는 책이었던 것 같다  

 

[이 글은 책좋사 서평단으로 제공받은 책을 일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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