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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번리의 앤 - 빨간 머리 앤 두번째 이야기 ㅣ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19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정지현 옮김, 김지혁 그림 / 인디고(글담) / 2014년 4월
평점 :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강 머리 앤~~"
몇 년 전인가 친구네 집에 갔더니 이 애니메이션의 DVD가 있었다
ㅎㅎ
솔직히 첨엔 좀 의아했다
다 큰 어른이 웬 빨강 머리 앤??
생각해보니 친구 이 이야기를 참 좋아했었다는 기억이 난다
소녀감성이 뛰어난 친구가 가끔은 현실적인 내 눈에는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점에서 이 소설의 주인공과 닮은 듯도 하다
자신과 닮아서 이 소녀를 좋아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린 시절부터 책을 많이 읽기는 했지만 이런 소녀감성이 풍부한 책은 거의 읽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기껏해야 집에 있던 안데르센과 그림형제의 동화와 이웃집에 있던 한국 전래동화집이 어린 시절 내가 읽었던 그나마 어린이다운 동화의 전부였던
것 같다
초등 6년 때 남들은 그 당시 남들은 거들떠보지도 않던 그리스 로마신화에 입성했고 중학교 1년 때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을 읽었고 그 후로도
남들이 읽지 않는 흔히 말하던 이상한 책만을 읽었었다
어른이 되고 책에 대한 편식은 더욱 심해졌고 관심분야 외의 책엔 눈길도 주지 않았다
특히 소설은~~
이런 내가 이런 명작을 읽기 시작한 것은 순전히 올해 5학년이 된 정은이에게 읽히기 위해서였다
처음 이 인디고 시리즈를 알게 된 것은 "하이디"였다
그러고 보니 벌써 2년도 전의 일인 것 같다
서평단으로 받아서 읽게 되었는데 내용이 좀 축약적이기는 하지만 책의 디자인도 곳곳에 실린 그림도 너무나 예쁜 책이었다
다 읽고 정은이에게 선물로 주었더니 좋아하며 받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그 후 이 시리즈의 책을 찾아서 읽었다
도서관에서 찾아다 빌려서 읽기도 하고 맘에 드는 책은 구매해서 읽고 정은이에게 선물로 주었다
지금까지 몇 권이 나왔는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아마 반 이상은 읽은 것 같다
애니메이션이나 방송을 통해서 내용을 알고 있으니 알게 모르게 읽었다고 착각을 해버리는 책들이 많았다
이 빨강 머리 앤이라는 책도 그렇다
기억에 애니메이션의 끝 부분이 앤이 선생님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에이번리의 앤은 그 후의 이야기이다
이 빨강 머리 앤이라는 소설의 뒤 내용도 대충은 알고 있어서 더욱 읽기를 꺼렸는지도 모르겠다
매튜의 죽음과 마릴라의 눈으로 인해 대학을 미루고 자신이 배운 에이번리의 선생님이 된 앤의 2년간의 생활이 그려지고 있다
학교 선생님으로서의 생활과 우연히 맡게 된 데이비와 도라, 새로운 이웃들의 이야기, 자신을 꼭 닮은 상상력이 풍부한 학생 폴 어빙과의
이야기 등등 어린 시절의 감성을 조금은 다듬어 침착해졌지만 여전히 꿈을 꾸는 17살의 앤 설리의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