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서 온 첫 번째 전화
미치 앨봄 지음, 윤정숙 옮김 / arte(아르테)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소설이라 쉽게 빨리 읽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괘 걸렸다

컨디션이 안 좋기도 했고 주말에 손님이 와서 더더욱 정신이 없었기도 했지만 종교와 친하지 않은 개인적인 성향 또한 책의 몰입에 방해물이었던 것 같다

책 속에서 천국에서 걸려온 전화를 끝까지 의심하고 그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유일한 인물인 설리 하딩을 보면서 낯설지가 않은 느낌을 받았다

 

나도 한때 그런 시절이 있었다

고교시절 전도를 하던 학교 동기는 물른 선배와 끝없는 말싸움을 벌이는 것은 그 당시 불만에 가득했던 나의 화풀이였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책 속에 설리 하딩에게 공감이 갔다

어린 아들이 말도 안되는 천국의 전화라는 분위기에 휩싸여 죽은 엄마로부터 전화가 올 거라며 장난감 전화기를 손에 놓지 않은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분노를 느꼈는지~

생각해보면 그 분노는 그 전하와는 상관이 없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미국의 작은 마을 콜드워터에 사는 어느 여인에게 어느 날 전화가 온다

죽은 언니의 전화기가 울리고 그 전화를 받은 여인이 들은 것은 바로 전화기의 주인이자 2년 전에 죽은 언니의 목소리였다

천국에 있다는 언니의 편안한 목소리를 들은 캐서린~

그리고 언니는 자신의 전화는 모두에게 알리라고 한다

언니의 말대로 캐서린은 교회의 예배 중에 언니에게 전화가 왔다는 것과 언니가 천국에 있다는 말을 한다

 

천국에서 온 전화~

책은 곳곳에 전화기의 발명자로 알려진 벨이 전화기를 발명했던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도 알게 해주었다

그저 라이벌이 있었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가 사랑하는 여인을 보면서 전화기를 발명했다는 것 그리고 그 여인은 청각장애인으로 평생 그와 전화기로 통화할 수 없었다는 것, 세상은 생각해보면 참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든다

청각장애인인 연인을 보면서 전화기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니~ 지금은 문자로 청각장애인도 얼마든지 누군가와 소통할 수 있으니 결국 벨의 자신을 바라던 것을 전화기로 이룬 셈인지도 모르겠다

 

이 소동으로 인해 작은 마을은 난리 법석이 되고 캐서린 외에도 천국에서의 전화를 받았다는 사람들이 나온다

돌아가신 어머니의 전화를 받은 테스, 전쟁터에서 죽은 아들의 전화를 받은 잭과 도린, 자신으로 인해 보험금도 받지 못하고 죽은 인부의 원망 어린 전화를 받은 로 외에도 천국에서 온 전화를 받은 이는 모두 이 마을 주민이다

그중 한 소녀가 자신의 거짓말임을 밝혀 이 전화 소동 전부가 진위를 의심받게 되고 믿는 이와 안 믿는 이들 사이에 충돌이 벌어진다

 

엄마인 지젤의 전화를 기다리는 줄스를 보면서 설리는 그 전화들의 공통점을 찾아내고 결국은 그 전화들이 가짜임을 알아낸다

하지만 자신이 받은 아내의 전화는 진짜 천국에서 온 전화일까??

아들이 벌인 사고로 인해 아내와 엄마를 잃어버린 누군가를 위해 시작된 천국의 전화 소동~

결국 가짜이기는 했지만 그 전화 소동으로 인해 가장 좋은 친구였던 언니를 잃은 여인에게는 새로운 친구가 생겼고, 어머니를 이해할 수 없었던 누군가에게는 어머니가 가진 이웃에 대한 나눔의 따뜻함이, 그리고 아버지를 잃은 소년에게는 일자리와 희망이 생기게 된다

죽은 이들이 직접 전화를 걸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그들이 원하던 것들이 이루어진 셈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