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큐 웃픈 내 인생
앨리 브로시 글.그림, 신지윤 옮김 / 21세기북스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일단 호기심에서 보게 된 책이었다

"뉴욕타임스 종합 베스트셀러 1위"라는 광고 글이 더욱 호기심을 부추겼다

책을 받아고 하룻밤을 세워 다 읽었다

다 읽고 나서의 느낌은 글쎄~~ 이건 뭔가??'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읽는 중간중간에도 이 책에 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라는 건지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뭐 독특하기는 하지만  그 정도는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책은 이상한 개 그림과 그보다 더 묘하게 표현된 주인공이 나오는 웹툰 스타일인 것 같다

솔직히 웹툰을 보는데 전혀 흥미를 가지고 있지 않은 나에게는 그냥 글만 가득한 책보다 더 보기 힘든 책이었다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남 달랐던 것 같다

처음 읽었던 '어린 시절의 "나"에게 경고함"부터 예사롭지가 않다

어린 시절에 묻었던 타임캡슐을 기한이 2년이나 지나 파나면서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일상의 사소한 일들을 풀어내는 독특하다 못해 이상해 보이기까지 한 주인공의 풀이는 참으로 대단했다

예를 들어 "고작 반납일이 35일 지난 DVD 반납"하는 건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동기부여"라는 거창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뭔가를 해결해야 한다는 걸 깨다고 일할 동기를 얻곤 하지만 난 그렇지 않아. 나에게 동기부여는 끔찍히고 무서운 게임이야. 내가 적극적으로 피하는 일을 나 스스로 하게 만들려는 싸움그 싸움에서 이기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해야 해. 만약 진다면 내 인생을 망치는 가파른 절벽에 더 다가서는 거지.. 
페이지 : 45

첨에는 무슨 말인가 하고 몇 번이나 다시 읽어봤다

그리곤 알아들었을 때 정말 "웃픈"이라는 말이 실감 났다

정말 창의적인 풀이가 아닌가 싶다

 

어느 날 깨어나자 갑자기 제멋대로 슬프고 무기력해졌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슬픔을 느끼는 건 실망스러워. 이유만 있다면 슬픔은 괘 즐길 만하거든.

페이지 : 109

우울증 1에 나오는 글이다

절실한 동감을 느꼈다

특히 밑에 나오는 "내 슬픔은 목적이 없었어"라는 글에 문득 생각해봤다

"슬픔의 목적"이라~~

슬픔의 원인이나 이유라면 생각해본 적이 있지만 슬픔의 목적은 뭔지 당최 슬픔이라는 것에 목적을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슬픔은 왠지 무기력과 감정 낭비라고 생각돼 최대한 단시간에 극복해야 하는 것이지 즐길만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이유가 있다면 슬픔도 즐길 만하다는 저자의 글이 무언가를 다른 생각을 한번 해보게 해주었다

 

당신 앞에 끔찍하고 지루한 황무지가 끝없이 펼쳐져 있을 것만 같은데,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건 이상하게도 희망과 닮아 있단 말이지.  
페이지 : 166

우울증 2의 끝 부분에 나오는 글이다

모든 것이 우울함의 원인이 되었던 주인공이 작은 옥수수 한 알을 보고 길고 긴 우울증에서 나오는 글이다

우연이건 필연이건 세상의 모든 것이 나를 힘들게 만든다고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 슬픔에 이유가 없었듯이 "작은 옥수수 한 알"이 나를 웃게 만드는 이유도 없다

누구나 자신을 아무 이유 없는 슬픔에서 벗어나게 해줄 "작은 옥수수알"같은 희망을 발견할 수 있기를~

 

핫소스 대참사를 읽으면서 참으로 뭐라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어이가 없기도 하고 서글퍼졌다

부모에게 관심을 끌기 위해 시작한 핫소스를 잘 먹는 척이 25년간 1000숟갈의 힐라피뇨소스를 먹고 난 뒤에야 핫소스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사실을 밝혔다는 이야기는 당황스러웠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한 감정이다

그 상대가 특히 부모일 때 아이는 어이없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이 이렇게 장기간에 걸쳐서 "핫소스 대참사"를 일어나게 한다는 것은 생각 외로 무서운 일이다

 

그동안 알지 못 했던 나의 나쁜 면을 아는 건 끔찍했어. 나의 장점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단점을 가리기 위한 수단이었음을 알게 되니 기분이 더 나빴지..

역겹지 뭐야. 

페이지 : 360

마지막에 와서 다시 한번 머리를 때리는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누구나 자신의 단점을 제대로 알기도 힘들지만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은 더 힘들다

하지만 장점이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단점을 가리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은 왠지 더 인정하기도 받아들이기도 힘들다

 

독특한 책이었다

첨엔 이상한 그림과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읽다 보면 묘하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웃픈 내 인생"

많은 걸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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