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유감 - 현직 부장판사가 말하는 법과 사람 그리고 정의
문유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판사유감~

이 책의 제목은 판사유감 뜻을 말하면 판사도 감정을 가진다는 의미이지만 유감이라는 단어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유감스럽다"의 부정적인 의미도 가지고 있다

"현직 부장판사가 말하는 법과 사람 그리고 정의"  이라는 글귀가 책의 표지에 있다

현직 부장판사가 말하는 법, 사람, 정의~ 뭔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은 무거워 보이는 것이 솔직한 생각이다

아마도 "현직 부장판사"라는 저자의 직업이 주는 딱딱하고 조금은 답답해 보이는 느낌이 미리 이런 선입견을 만드는 것일 것이다


 

옛날에 법은 타인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규제이면서 지도자가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한 도구였다

지금도 크게 다르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의 법은 아는 사람은 이용하고 모르는 사람은 이용당하는 그런 것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고 생각된다

사람들과의 다툼에서 꼭 나오는 대사가 있다

"법대로 해~"ㅎㅎ

들을 때마다 재밌다고 생각된다

 

그 말을 들으면 과연 자신이 법대로 하면 옳다는 것인지 아님 자신이 그토록 믿고 있는 법이 자신을 지켜줄 수 있다고 믿는 것인지 어느쪽이 맞는 걸까 하고~~ 

지금의 우리나라 이 사회에서 내가 아무리 법을 준수한다고 해도 법이 내가 필요로 할 때 꼭 나를 지켜주리라는 믿음을 가진 사람이 몇이나 될까??우리는 흔히 말한다

"그 사람 법 없이도 살 사람이다."라고 ~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과연 그가 법적 규제가 전혀 없다면 그런 모습을 살았을까??

 

우리나라에서 법의 이미지를 한마디로 말한다면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아닐까~

이 책에서 예로 나오는 거의 대부분의 피의자들은 힘없고 "돈"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물른 "사람"이라는 말이 아까운 인간 이하의 인물들도 있지만 대부분이 그렇다

예전에 봤던 법정 드라마에서 열혈 검사가 말한다

"피의자는 변호사가 있지만 피해자의 편은 자신뿐이라고 특히 살인의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고"

그 대사를 보면서 그러고 그러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피의자는 돈이 많으면 유능한 사선을, 돈이 없으면 나라에서 비용을 내는 국선 변호사라도 있지만 말이다

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이야기가 너무 많이 다른 길로 간 것 같다

 

책으로 돌아와서 책의 앞부분은 저자가 겪은 판례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대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국제결혼이 너무나도 흔한 요즘이지만 여전히 외국에서 온 며느리와 한국 시어머니 사이의 문제는 여전한가 보다

하긴 같은 한국인이어도 고부 간은 문제투성이인데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외국인과는 서로를 향한 상당한 배려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책에서는 며느리가 시어머니의 밥에 쥐약을 넣은 사건을 다루고 있다

양쪽 다 오죽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쥐약의 양이 적고 또 밥에 또 티가 나서 살의를 가지고 했다고 하기보다는 억눌린 감정이 격하게 나타난 것이기는 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살인미수"인 셈이다

 

현실은 영화와 다릅니다. 모든 갈등에는 빙산처럼 더 거대한 뿌리가 있고, 해피엔딩은 쉽게 얻어지지 않습니다.
페이지 : 64 

그 며느리와 그 시어머니는 서로가 서로를 힘들고 불행하게 만드는 존재인 것 같았다

결과적으로는 아들은 자신의 아내를 선택했고 시어머니도 아들의 뜻대로 해줘야 할 것 같다

서로가 말도 마음도 통하지 않는 사람들이 함께 산다는 것은 서로를 이해하려는 피나는 노력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말이 통해도 이렇게 힘들고 오해를 풀기가 힘든데 말이다

 

엄벌주의에 비하여 범죄율은 낮추는 데 보다 효과적인 것은 오히려 "필벌주의"일지 모릅니다. 범죄를 저질러 처벌받을 확률이 메우 높다면 충동적 범죄를 제외한 일반 범죄율은 상당히 떨어집니다.  
페이지 : 79

가끔 사회적 이슈를 끄는 사건들이 일러날 때마다 들리는 이야기가 바로 "솜방망이처벌" 이다

티브이에서는 법원 앞에서 가족이나 친구 친지를 잃은 유가족들이 너무나도 약한 처벌에 오열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나 역시도 법은 기본은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아무도 죄도 없는 사람들을 죽인 살인자가 고작 10여 년을 그나마도 가석방으로 형기를 다 채우지도 않고 나오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저자의 말대로 살인죄 같은 큰 죄가 아니라면 엄벌주의보다는 필벌주의가 당연히 효과적일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전장은 게임의 규칙이 지배하는 극소수의 승자들이 독식하는 피비린내나는 곳입니다. 감히 어리버리한 양민들이 들어와 푼돈이라도 건져 살아 나갈 수 있는 곳이 아닙나다.
페이지 : 95

쉽게 돈을 불릴 수 있다는 남의 말에 귀가 솔깃해서 패가망신했다는 이야기는 예나 지금이나 많이 들려준다

"너한데만 하는 이야긴데~~"

고급 정보라면서 투자를 하면 무슨 10배 100배를 불러줄 듯이 말하지만 과연 그들이 나의 이익을 위해서 정보를 준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소릴까~

이런 이야기를 믿고 자신의 재산을 탕진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는 이 책에서도 나온다

 

자본주의 냉혹한 사회에서 아무나 승자가 될 리 없고, 진짜 고급 정보라면 먼저 순순히 이야기해 줬을 리가요, 제가 본 세상의 이치는 누군가 나에게 권하는 것은 그 사람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고, 나에게 이익이 되는 일은 남들이 한사코 감추고 있는 일입니다.  
페이지 : 97

마지막 말이 기가 막힌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기도 한데 우리나라의 많은 아버지들이 되지도 않는 남의 이야기를 믿고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의 가족 전체에 플러스알파로 친지들까지 다 끌고 망하는 길로 뛰어든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를 외치면서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고 성공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저 남의 말을 믿고 돈을 건네서 성공했다는 이야기는 지금까지 그렇게 많이도 읽었던 부자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 어디에도 없었다

저자가 한 마지막 말은 오늘도 부질없는 욕심을 부리고 있는 누군가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물른 이 말을 들을 귀와 알아먹을 정도의 지능을 가진 머리가 있다면 말이다

 

법이 존재하는 이유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데도 있다고 생각했다

물른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이 본질이 잘 지켜지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에서 트랜스젠더를 강간한 사건이 나온다

트랜스젠더는 여성이 아니니 강간이 아니라고 피의자 측 변호인이 말했다고 한다

남성으로 태어났지만 여성으로 살고 있는 그들은 오히여 진짜 여성들보다 더 여성스러운 거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외모에도 더 신경을 쓰고 말투며 행동 하나하나에 더욱 여성을 강조한다

저자의 판결대로 그들이 상처방은 것은 몸도 몸이지만 마음일 것이다

설사 피해자가 남성이었다고 해도 강간죄를 성립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자신이 안다고 생각하는 것도 절대적 진리가 아니라 상대적일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자신이 틀릴 가능성을 인정하고 유보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는 것 또한 지성적인 태도일 것입니다
페이지 : 135

고전이나 철학, 심리학 책에서도 비슷한 말이 자주 나오지만 늘 인식하고 기억하려고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늘 잊지 않아야 한다

지금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들 중 절대적인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말이다

 

인간의 인식이 얼마나 불완전한지, 얼마나 쉽게 오류에 빠지기 쉬운지를 생각한다면 언제나 자신의 결론이 잠정적인 것에 불과함을 인정하고,주저없이 결론을 수정할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페이지 : 202

잘못을 인정하고 자신이 낸 결론을 수정한다는 것은 어지간한 용기로는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일 것이다

그러기에 더더욱 유연한 사고가 필요한 것일 것이다

 

뒷부분에 나오는 법원 유모아는 읽으면서는 많이도 웃었다

현식 판사님이 쓴 책을 보면서 이렇게 웃다니~ 예전 아주 어릴 적에 봤던 유모집이 생각날 정도이다

저자의 말대로 요즘은 사회적 이슈가 되는 사건에 언론이며 대중이며 관심이 많다  

특히 큰 사건이 터질 때마다 그 판결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생각 속에 그 판결을 내리는 "판사"가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은 빠져 있었던 것 같다

누군가를 처벌한다는 것은 단순히 법전에 의거해 형을 정하고 판결문을 읽는 것으로 끝나는 일은 아닐 것이다

누군가를 재판한다는 것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부담스러운 일일 것이라는 것을 이 책을 보면서 생각했다

지금까지 판사라는 직업은 그저 엘리트들만이 할 수 있는 멋진 직업 중 하나였다

나름 권력과 사회적 명예를 가진~~

하지만 이런 멋진 모습 뒤에 지치고 힘든 그저 한 사람이 있을 뿐이라는 것도 알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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