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공원정대
배상민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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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공원정대"라는 제목을 보고 당연하게도 떠오린 것은 요즘 드라마를 봐서 그런지 고려시대에 원나라에 바쳐야 했던 "공녀"였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조공은 바치지 않았던 나라는 "고구려" 뿐인걸로 알고 있다

이것이 내가 이 책의 제목 "조공"을 보고 떠오른 이미지 전부였다

 

이 책은 한편의 소설이 아니라 8편의 소설이 담겨있는 단편소설집이었다

첫번째로 담긴 할리를 읽으면서 처음에는 그 할리가 할리 데이비슨 이라는 고가의 오토바이 브랜드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예전에 어머니 친구분의 자녀중에 이 오토바이에 사겠다고 한 사람이 있어 이 오토바이에 대해서는 조금이나마 알고 있다

왠만한 차한대가격을 버금가는 이 고가의 오토바이에 미친 사람들이 괘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 작품에 나오는 주인공도 그중의 한명이었다

 

생각해보면 이 책에 나오는 8명의 주인공중에서는 그나마 성공적인 인생을 살던 주인공은 할리라는 오토바이와 자신의 집에 있는 개 시베리안 허스키 "할리"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다

괜찮은 대학을 나와 괜찮은 회사를 다니다 전직 S맨이 부장으로 오면서 회사를 그만두고 오토바이 수리점을 차리지만 현실과의 타협을 거부한 채 스스로 침몰해린다

집이 주는 편안함과 안정을 포기한채 집을 나가 자유를 찾은 개 할리를 통해 주인공 또한 자유를 찾고 싶었던 것 같다

결국 목숨을 잃음으로써 나름의 자유를 찾았다고 생각하고 싶다  

 

조공원정대에서 조공은 내가 생각했던 조공과는 전혀 다른 의미였다

좋아하는 연예인에게 바치는 선물이 요즘 시대에서 말하는 조공이라고 하는 것 같다

소설에서는 시골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세명의 친구들이 "소녀시대"를 보기위해 서울로 원정을 떠나고 임신한 여자친구가 아껴두었던 루왁커피를 조공으로 준비한다

웃기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딱하기도 했다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정치인이야기에서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기에 더욱 공감할 수 있었다

자신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여자친구를 팽개친채 서울에서의 생활에 익숙해지고 함께 돌아가기로 한 친구들은 더이상에 시골로 돌아가기를 원치 않게된다

결국 여자친구의 이별통보로 인해 더 이상 고향으로 돌아갈 이유를 찾지못하게 된 주인공 역시도 자신의 친구들과 같은 결정을 하게된다

우리나라 농촌지방의 현실을 짧은 글안에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미운오리새끼도 재밌게 읽었다

요즘은 거의 볼 수 없는 계란장수에 대한 이야기가 공감은 별로 가지 않았지만 역시나 우리시대의 암울한 청년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었다 

특히 슈퍼맨과의 인터뷰는 읽으면서 영웅의 현실을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다 싶었다

읽는내내 웃겼지만 씁쓸했다

이 작품으로 배상민이라는 작가도 처음 알았고 작가의 작품도 처음 읽었지만 전에 괘 재밌게 읽었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들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들을 읽으면서는 많이 무겁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은 읽을때는 웃었지만 참 씁쓸했다

전체적으로 지금 우리 시대를 살고 있는 젊은이들의 암울한 현실을 냉소적으로 표현해내고 있었다

 

[이글은 자음과 모음 리뷰단으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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