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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 수 없는 과거 앞에 서성이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 강태공으로 알아보는 천하를 낚는 삶의 태도 ㅣ 동양철학전집 고전보감 시리즈 2
강태공 지음 / PHILO / 2026년 8월
평점 :
[이 글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 제공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강태공'이라고 하면 그저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특별히 중국사에 관심이 없다면 강태공은 그저 낚시꾼을 말하는 단어들 중 하나일 뿐일지도 모른다.
'봉신연의'의 등장인물 중 한 명이기도 한 강태공은 중국 고대의 정치인 중 한 명이다.
그에 대한 가장 유명한 일화가 바로 이 책의 서명이기도 하다.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던 강태공의 곁을 견디지 못하고 떠난 그의 전처가 훗날 그가 왕의 선택을 받아 수레에 올라 떠나려 할 때 수레를 막고 자신을 다시 받아줄 것을 요청한다.
그때 강태공은 수레에서 내려 바가지에 물을 땅에 쏟고는 다시 담아보라고 한다.
긴 말이 필요하지도 않았고, 강태공에게 그의 처는 이제 아무 상관이 없는 남일뿐이다.
땅에 쏟아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
물른 상나라의 관직에서 물러난 후 70년의 시간을 보낸 그의 곁을, 그 고난의 시간을 버틸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의 전처를 탓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수레를 막고 자신의 행동에 변명과 자신의 처지에 대한 한탄이 아닌 강태공에게 진정으로 사과를 하고 앞으로 자신이 그와 자신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말했다면 조금은 결과가 바뀌지 않았을까 하는 생가도 든다.
강태공의 인생은 기다림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의 기다림은 단순히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막연한 희망으로 버티기만 하는 그런 기다림이 아니다.
그는 당장 오늘 하루의 일에 최선을 다했다.
소를 잡고 돼지를 배를 가르는 백정으로, 망한 주막의 주인으로 그는 매일매일 자신의 주어진 일을 최선을 다하며 끊임없이 자신이 쓰일 때를 준비해서 세상과 민심을 살피고 정세를 읽으며 자신을 쓸 줄 아는 주인을 기다렸다.
그의 단호함은 그저 그런 속 좁은 선비의 분노나 증오와는 다르다.
그는 필요와 인연이 이미 끝나버린 상대를 생각하는 것조차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던 합리주의의 극치를 보여주는 듯하다.
무엇보다 강태공의 뛰어난 점은 버려야 할 것과 취해야 할 것. 그것이 사람이든 물건이든 시간이든 그 분별을 적확하게 해냈으며 행동에 머뭇거림이 없었다는 점이다.
제나라의 제상으로 일을 할 때도 그는 주변의 다른 나라들처럼 농사에만 연연하지 않았다.
농사에는 맞지 않은 토질과 근접한 바다를 이용해 소금을 만들어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었다.
그는 없는 것에 연연하기 보다 가진 것을 제대로 활용할 줄 아는 지혜를 가진 사람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연연하거나 그것을 가진 사람들을 부러워하거나 미워하는데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써버린다.
그의 인생은 당시에도 그렇지만, 지금의 시점으로 생각해도 고난의 인생이었고 매번 큰 결단을 필요로 한 괘나 고달프고 피곤한 인생이었을 것이다.
무엇 하나 쉽게 얻을 수 없었던 인생. 다른 제후국들이 상나라를 치자며 의기투합하며 사기가 뜨거울 때 그는 자신의 주군을 설득하여 그 자리에서 빠져나왔다.
훗날 상나라를 치는 결단의 날에는 모두가 점괘를 핑계로 미루려고 하지 그는 점괘를 의미라는 거북 등껍질을 부수었다.
그의 인생 중 긴 시간은 준비와 기다림의 시간이었다.
그 시간 동안 아내는 떠났고, 주막은 망했다.
거리에서 사람들은 그의 초라함을 비웃었고, 곧은 낚싯대를 드리운 채 낚시를 하던 그를 조롱했다.
상나라의 관직에서 떠날 때 그라고 앞으로 닥칠 가난과 비난, 보이지 않는 미래가 두렵지 않았을 리 없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그 자리에서 잃은 것이 더 크다고 판단했고, 행동했다.
그의 단호함을 준비하고 또 준비한 자만이 할 수 있었던 선택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