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의 끝에서 너를 기다린 하루
봄비눈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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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작품의 주인공이자 이 작품의 화자는 백여름.
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30대 후반의 강사이다.
자신이 가르치던 강의에 새로운 전임 교수가 임명되었다.
오늘이 자신이 이 대학의 강단에 서는 마지막 날이다.
겨울 방학을 앞둔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자신을 하던 강의를 할 새로운 교수의 배웅을 받으며 밖으로 나선다.

곧 있을 결혼식을 준비하기 위해 오늘은 약혼자와 웨딩드레스를 보러 갈 계획이었지만 그에게는 회사일이 바빠 함께 갈 수 없다는 연락이 왔다.
아쉬운 마음조차 없이 그와 함께 가 어색한 반응을 보느니 차라리 마음이 편하다.
결혼식이 뭐 별거라고~ 어차피 사랑이 아닌 서로의 앞으로의 생활에 필요한 체면치레 같은 결혼이다.
몇 달 뒤면 결혼해야 하는 이 남자를 사랑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지금도.
하지만 상관없다. 그건 그도 마찬가지니. 그도 '백여름'이라는 여자를 사랑하지 않으니.

운전대를 잡고 예약해 둔 가게를 가던 길이었다.
사고는 났는데 깨어나니 웬 카페 같은 곳에 앉아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의아해 한다.
BCD 카페라고 하며 설명을 해주는 우아한 의상의 여성이 하는 말이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 사고로 백여름은 사망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곳은 죽은 이들이 다시 한번 돌아가고 싶은 시기로 돌아가 1년을 살게 해 준다는 서비스를 하는 곳이라고 한다.

돌아가고 싶은 시절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긴 시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잊은 적 없는 이름이 바로 떠올랐다.
'안유현'
이루어지지 못했던 첫사랑의 이름이다.
다시 1년을 산다면 그를 만나 그때 망설이다 그를 떠나보낸 그 시절로 돌아가 그의 연인이 되고 싶다.
21살의 백여름을 정말 좋아해 주었던 21살의 같은 대학의 3학년 약학과 남학생
그와 함께 보낸 것은 겨우 두 달 남짓이지만 그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을 아직도 마음에 남아있다.

망설임 없이 안유현을 만났던 그날로 돌아가 다시 빛나는 그를 만났다.
너무 오래 잊고 있었던 두근거림, 설렘, 기억 속 그를 만났던 벽화 마을로 가는 버스 정류장. 버스 안에서의 대화, 함께 들었던 노래. 모든 것이 꿈만 같다.
첫 번째 삶에서 같은 과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 헤어지지 못했던 입학하면서 만난 남자친구인 같은 과 선배에게 바로 이별을 고했다.

이제 그에게 갈 수 있다
백여름에게 '사랑의 설렘'을 알게 해준 소중한 첫사랑과 연인이 되기 위해 그때는 하지 못했던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지만 그는 왠지 예전과는 다르게 여름에게 선을 긋고 다가오지 못한다.
친구. 그와 있는 시간들이 너무나도 좋지만 자신의 고백조차 듣지 않으려는 유현의 행동에 남자친구만 없으면 그와 연인이 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다시 만난 현실은 그렇지 않다.

연인이 있는 알지만 그래도 여름의 옆에 있고 싶어 '친구'를 말했지만 그의 눈빛도 손짓도 자신을 사랑해 주었던 그때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친구로 그의 옆에 있는 것만도 행복이지만 여름에게는 이제 시간이 없다.

'여름의 피자'
피자를 좋아한다는 여름의 말에 맛있는 가게가 있다며 함께 가지만 그 가게는 없다.
인터넷을 찾아봐도 그런 가게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다.
이 부분에서 뭔가 아~~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가 왜 이 가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의도가 파악되었다.

친구로만 지냈던 전과 달리 안유현의 여자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그의 권유로 연극 오디션을 보고 주연 배우로 합격을 했다.
행복한 연인으로 다시 주어진 1년을 보낼 줄 알았지만 우연히 길에서 그의 할머니를 만난 날부터 그가 이상해졌다.
연락이 안 되는 날이 늘어나고 만나주지도 않는다.
약학과에 찾아가고, 그가 친구와 살고 있는 자취방에도 찾아가지만 그를 만날 수는 없었다.

친구들에게 의논하니 권태기니, 다른 여자가 생겼느니 하는 이야기에 거제도로 여행을 가자고 한다.
하지만 그곳에서 유현은 이별을 고한다.
이전과 같은 이유로 이별을 고하는 그에게 매달렸지만 그는 거제도의 숙소에 여름을 남겨두고 떠났다.
다시 돌아와 그의 여자친구가 되었지만 결국 이렇게 헤어지는 운명이었던 건지도 모른다.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그를 그리워하는 동안에도 시간은 가고 연극 공연날이 다가온다.
이 생에서 마지막으로 머무는 날이다.
마지막 공연 그에게 그가 원했던 피아노를 치며 무대에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문자를 보냈다.
마지막 공연이 시작되고 구석진 자리에서 자신을 보고 있는 그가 보인다.
연극이 끝나고 그를 찾았지만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둘이서 자주 가 맥주를 마셨던 작은 가게에서 마지막 그의 흔적을 발견했다.
함께 노래를 듣던 mp3, 함께 마셨던 맥주. 그리고 여름이 좋아해서 함께 자주 먹었던 떡볶이.
가게 주인의 말로는 유현이 이 물건들을 두고 사라졌다고 한다.
그가 좋아했던 노래는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곡이었고 그가 여름을 데려가고 싶었던 피자 가게는 그가 사라진 뒤 예전 그와 왔던 곳에 영업중이었다.

유현도 생을 마친 후 여름처럼 BCD 카페에서 돌아가고 싶은 1년을 선택한 것이다.
유현에게 있어 여름과의 사랑은 세 번째 생에서야 이루어진 간절하고 소중한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었다.
짐작은 했지만 반전이라면 반전일지도 모른다.
22살 사랑하는 여자친구에게 자신이 아프다는 사실을 말하지도 못한 채 병으로 세상을 떠난 안유현은 원래의 삶에서, 자신의 1년, 그리고 여름의 1년.
기적처럼 3번의 만남으로 그녀를 다시 만났고 사랑했고 헤어진 것이다.

문득 막연하게 과거의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이렇게 할 텐데 저렇게 할 텐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그 시절 그때도 돌아간다고 해도 원하는 대로 과거를 바꿀 수는 없다.
진짜 과거를 바꾸고 싶다면 오늘을 바꿔야지 미래도 그리고 어제도 바뀐다고 '퓨처셀프' 라는 책에 읽은 기억이 난다.
유현과의 사랑과 이별을 겪은 여름이 사고로 목숨을 잃게 되는 그날까지 그전과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는 삷을 살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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