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를 전하며 - 헤르만 헤세 x 빈센트 반 고흐 세계문화전집 1
헤르만 헤세.빈센트 반 고흐 지음, 홍선기 옮김 / 모티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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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정말 예쁜 책이다.

책을 받아들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렇게 예쁜 책은 일단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나 근사한 선물이 될 거 같았다.

책의 예쁜 디자인에 잠깐 정신을 놓고 있다가 안을 훑어보니 책에 곳곳에 실린 헤세와 고흐의 편지와 그림들에 설렘을 느꼈다.

하지만 문득 이 책에 실린 두 인물의 관계성에 의아함이 느껴진다.

헤르만 헤세와 빈센트 반 고흐는 헤세는 독일 출신의 작가이고 고흐는 네덜란드 출신이지만 프랑스에서 활동하다 그곳에서 비극적인 삶을 마친 화가이다.

헤세의 작품과 고흐의 작품은 아마도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접하고 사랑하는 문학과 예술작품이라는 점이 공통점이라면 공통점일 것이겠지만 그런 공통점이라면 다른 작가와 화가도 많을텐데 왜 이 사람일까? 하는 의문은 책의 서문에서 풀렸다.

헤세와 고흐는 부모님이 종교인이라는 것부터 적응하지 못했던 학창 시절, 서점 점원으로 일했던 것 그리고 자살 기도까지 비슷한 삶의 궤적을 걸었다.

하지만 헤세는 살아생전에 노벨상까지 받은 작가로도 성공했으며 아들과 43년간 편지를 주고받을 정도로 사이가 좋았으며 손녀와의 관계 또한 좋은 할아버지의 생을 살다 잠을 자듯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첫 번째 아내의 정신병이나 두 번째 결혼은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마지막 세 번째 아내와의 사이는 정말로 좋아 그가 글을 쓰지 못할 정도로 몸이 좋지 않을 때 그녀가 대신 편지를 써주었다고 한다.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이미 고흐의 편지들을 주제로 한 책들을 몇 권인가 읽었기에 낯설지가 않다.

동생이자 후견인 노릇까지 했던 테오에게 보낸 그 많은 편지들은 다시 읽어도 편하지가 않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지금의 고흐가 있는 것은 테오의 아내와 표지에도 실린 아몬드 나무 그림의 주인공인 테오의 아들과 그 후손들 덕분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고흐가 살아있을 때 테오의 가족들에게 고흐는 어떤 존재였을까 생각하며 그 답답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거 같다.

이 책에서 헤세는 자살을 시도한 적은 있지만 자살하지 않고 삶을 살아갔고, 고흐는 그렇지 못했던 이유가 바로 안부의 대상의 차이라고 한다.

헤세의 서명이 너무나 많아서 170만원이면 구할 수 있다는 일화처럼 헤세는 평생을 가족, 친구, 그리고 그에게 편지를 보내는 세계 각국의 수많은 독자들에게 자신의 서명이 담긴 답장을 보냈다고 한다.

그의 아내도 어린 시절 그에게 편지를 보낸 독자 중 한 사람이었다고 하니 대작가의 팬에 대한 사랑과 정성이 얼마나 따뜻하고 다정했을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이에 반해 고흐는 다른 가족들에게도 가끔 보내긴 했지만 테오 보낸 편지들이 대부분이다.

그것도 무능한 형이 동생에게 자신의 생활비며 그림을 그리는데 필요한 비용을 보내달라는 지금으로 치면 카드 청구서 같은 내용이 대부분이다.

동생 테오의 결혼과 조카 빈센트가 탄생 그리고 더 이상 고급 편지지가 아닌 일반 편지지에 보내진 테오의 편지를 받으며 고흐는 자신의 처지에 절망했을 것이라는 의견에 공감이 갔다.

지금까지 헤세의 작품과 고흐에 대한 책들은 많이 읽었지만 이 책을 통해 지금까지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헤세의 작품과 그가 고흐를 생각하며 썼던 작품들까지 읽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헤세가 노년에 그렸다던 그림을 볼 수 있어 좋았다.

고흐가 그린 해바라기와 헤세의 해바라기 그리고 해바라기가 해를 향해 자라는 것이 아닌 해의 반대쪽이 더 성장하여 해의 방향으로 기울어진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니 과연 고흐는 이 사실을 알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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