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빛나는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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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신혼부부인 쇼코와 무츠키 부부 그리고 무츠키의 동성 연인 곤.

이 작품을 처음 읽었던 10여 년 전이었다.

이 작품을 원어로 읽어보겠다는 욕심에 일본 문고본을 구매했고 이제는 표지 뒤편의 일본어를 무난히 읽을 수 있을 정도의 일본어 실력도 늘었다.

알코올 의존증에 조울증 증세까지 있는 아내 쇼코.

의사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자신도 의사로 일하며 청소를 좋아하는 무츠키.

고교 시절 옆집에 살던 대학원생 형 무츠키를 사랑하게 되어 연인이 된 곤.

쇼코와 무츠키는 각자의 사정으로 부부가 되었지만 보통의 부부와는 다르다

이 작품을 처음 읽었을 때 '틀리다'가 '다르다'의 의미를 이 작품을 통해서 유난히 선명하게 알게 되었던 거 같다.

쇼코의 부모님도, 무츠키의 부모님도, 쇼코의 친구도 그들 부부를 틀리다며 비난한다.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지냈고 가장 가까운 사이였지만 가장 그들을 모르고 가장 그들에게 상처를 주는 무자비한 사람들이다.

알코올 의존증에 조울증 증세까지 있는 쇼코에게 자신들이 아이를 키워줄테니 아이를 낳으라고 하는 부분에서는 정말 어이가 없었다.

아들이 결혼해서 며느리가 생겼으니 당연히 손주가 보고 싶은 마음은 이해를 하지만 아들이 동성애자인 것을 알고 있으면서 인공수정을 해서라고 아이를 낳으라는 무츠키의 어머니는 정말 자기밖에 아니 자신의 체면밖에 모르는 몰상식한 사람으로 보였다.

설사 아이를 낳았다고 하면 그 아이의 인생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모습에 기가 막힌다.

주변 사람들 특히 각자의 부모님을 안심시키기 위해 한 결혼이다.

정신이 불안정해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는 쇼코에게 결혼을 권하는 담당 의사는 그 무능함과 무책임함에 감탄이 나왔고 무츠키가 들려준 부부의 이야기를 쇼코의 아버지에게 바로 이야기하는 쇼코의 친구인 미즈호 역시도 당황스러웠다.

그들이 가장 감추고 싶어 하는 상대가 자신들의 부모라는 사실을 친구씩이나 되어서 모른다니 적어도 자신의 친구이자 당사자인 쇼코에 대한 배려심 보다 '자신은 쇼코에게 진짜 좋은 친구'라는 타이틀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이 부분에서 그녀의 우정이 의심스러웠다

그들은 그냥 그들의 평안하고 조용한 삶을 살고 싶을 뿐인데 왜들 그렇게 괴롭히는 것인지~ 하는 생각은 예전에도 했었더랬다.

쇼코와 무츠키의 연인 곤은 사이가 좋다.

쇼코는 곤에게 질투를 하기도 하지만 그건 아마 무츠키에게 또 다른 짐이 된 듯한 자신에 대한 불만이 아닐까.

무츠키에게 아내 쇼코에 대한 감정과 곤에 대한 감정은 단지 색이 다를 뿐이지 '사랑'일 것이다.

쇼코에게 느끼는 파란빛의 연민도 곤을 향한 붉은빛의 열정도 상대방에 대한 사랑의 다른 모습이 아닐까 생각된다.

하지만 쇼코의 폭력이며 말도 안 되는 행동과 말을 묵묵히 받아내는 무츠키를 보면 안타까워 보였다.

쇼코에게 무츠키는 이제 꼭 필요한 사람이 되었지만,

무츠키에게 쇼코는 부모님과 사회의 불편한 시선을 피하기 위한 위장 아내이자 진짜 연인인 곤을 지키기 위한 바리케이드 정도일텐데, 하지만 무츠키는 그녀와의 결혼에 그리고 그녀에 대해 책임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그녀로 인해 일어나는, 그녀가 일으키는 문제들은 나라면 이미 손을 들고 헤어졌을 거 같다는 생각에 작품 속 무츠키의 인내심에 감탄이 나오기도 한다.

자신과 무츠키가 살고 있는 아파트 아랫집으로 곤을 이사 오게 만드는 쇼코. 아마 쇼코로서는 무츠키가 자신의 곁에 오랜 시간 머물게 하기 위한 나름 영리한 방법을 선택한 셈이다.

몰른 그녀에게 이 일은 계산이 아닌 아마 자신의 생존을 위한 보호본능에서 나온 일이라고 생각된다.

거짓말을 하지 못하는 무츠키로 하여금 쇼코의 부모님에게 자신과 헤어졌다고 거짓말하게 하기 위해 쇼코와 짜고 잠수를 탄 곤.

자신이 사랑하는 무츠키와 무츠키가 사랑하는 곤을 좋아하는 쇼코가 선택한 일은 또다시 트러블의 원인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이 자신들의 삶에 만족한다면.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사람들이 함께 하고 싶다는데 남이 뭐라고 할 자격이 있을까?

오래된 친구도 낳고 키워준 부모님도 이해해 주지 못하는 은사자같은 쇼코와 무츠키와 곤이 자신들의 행복과 사랑을 지킬 수 있는 그런 무난한 나날들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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