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붕괴의 시대 - 반도체칩부터 생필품까지, 글로벌 공급망의 숨겨진 이야기
피터 S. 굿맨 지음, 장용원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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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공급망 붕괴', '공급망 재편'은 처음 들었을 땐 무슨 말인지 의미조차 제대로 몰랐지만 코로나19라는 팬데믹 이후 미국의 횡포로 더욱 가속화된 일반화된 현상이 된 거 같다.

그전까지 세계는 글로벌 공급망으로 인건비가 낮은 나라가 생산을 하고 그렇게 생산된 물건을 세계 각국에서 나름 합리적인 가격으로 사용하는 체제를 유지했다.

이런 글로벌 공급망에서 가장 혜택을 본 나라가 바로 중국이다.

무엇보다 미국은 자본주의 체제에 들어온 중국을 따뜻하게 맞이했고 많은 인구와 낮은 인건비를 활용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었다.

그 덕분에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의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으로 공장을 옮기는 등 경제 발전을 이루었다.

하지만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든 것이 바뀌었다.

자국에 공장이 없는 미국을 비롯한 서구 선진국들은 전염병으로 인해 국경 통제로 마스크 하나 구할 수 없는 답답한 시간을 보내야 했고 그 경험은 글로벌 공급망이라 뿌듯하게 생각했던 시스템이 전염병 하나에도 이렇게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었다.

제조업 생산 공장으로 대부분 중국이나 인도, 베트남 등으로 이동했던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글로벌 기업들과 각국의 정부는 자국 내에 생산시설이 있어야 유사시에 대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달았고 다시 국내로 불러들이기 시작했다.

아무리 인건비와 각종 생산 비용이 자국보다 낮더라도 유사시에 사용할 수 있는 물품조차 제대로 구할 수 없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이 정도가 글로벌 공급망 붕괴에 관련해 지금까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 책 속에서 저자가 말하는 글로벌 공급망은 미국의 운송 노동자들이 처한 안타까운 현실과 해양 운송에서 운송 업체의 횡포 등등 쉽게 이야기했던 '글로벌 시대'라는 겉만 번지르르한 현실 속에서 일어나고 있던 진짜 이야기들을 알 수 있었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많은 경제적 이익을 얻고 대미 무역에서 엄청난 흑자를 얻은 것을 트럼프는 비난하고 있지만 정작 진짜 이익을 본 사람들은 중국의 노동자도 미국의 소비자도 아닌 기업가들과 이들 기업들에 거금을 투자한 윌 스트리트의 투자자들뿐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니 씁쓸해진다.

세상이 원래 그런 거라고 정의나 공평 같은 건 사전 속에나 나오는 '희망고문' 같은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불공평하고 불공정한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는 힘없는 노동자들의 모습을 저자는 적나라하게 알려준다.

미국의 리쇼어링 정책과 국제 정세나 국제 경제에 대한 조금이나마 공부할 생각으로 읽기 시작한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운송 노동자들의 안타까운 일상만이 인상에 남았다.

지금까지 공부했던 '경제'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숨겨진 진짜 '경제' 를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된 좋은 책이었다.

저자의 다른 책도 찾아서 읽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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