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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 근대 국가를 규정할 새로운 군주의 탄생 ㅣ 클래식 아고라 6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김종법 옮김 / arte(아르테) / 2024년 6월
평점 :
군주론을 읽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초판본으로 나온 군주론도 읽었고, 마키아벨리가 사랑했던 조국인 피렌체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마키아벨리에 대해 알지 못했던 것들도 많이 알게 되었다.
학창 시절 수단을 가르지 않는 잔혹한 정치가라고 배웠던 마키아벨리는 주변 소시민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그저 수더분하고 오지랖 넓고 꿈 많은 행정가였다.
자신의 장점을 알아주지 않는 피렌체의 주인 메디치 가문의 당주에게 자신의 능력을 어필하기 위해 군주론을 집필했다고 한다.
군주론은 공화정 피렌체에서 다시 군주국으로 돌아간 피렌체에서 공직을 구하기 위한 아부용 선물이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의 소망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는 이 이력서를 들고 이탈리아 곳곳을 다녔지만 그 어떤 군주도 그를 고용해 주지 않았고 그의 군주론 역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알고 있다.
그가 군주론의 모델로 했던 인물이 당시 교황 보르자의 아들인 체사레 보르자였다는 사실은 너무나 유명하다.
이 책에서도 그는 체사레의 군주로서의 능력에 최고의 점수를 준다.
그렇기에 아버지인 보르자 교황의 죽음과 차기 교황의 선택에서의 실수, 그가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젊었던 체사레 자신의 죽음으로 인한 그의 좌절에 대해 마키아벨리의 안타까움이 이 책에서 더더욱 느껴졌다.
이 책은 당시의 학자들이 많이 사용하던 라틴어가 민중어라고 할 수 있는 토스카나어 쓰인 것을 번역했다고 한다.
마키아벨리에게 군주론은 일대일대의 연구서이자 이력서였고 자랑거리였을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군주론에서 느껴지는 강한 군주에 대한 열망은 그가 원하는 공화정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그의 일생을 보면 그가 가장 행복했던 시기는 당시 피렌체를 지배했던 메디치가가 잠시 쫓겨나고 공화정이 된 피렌체의 정부에서 일했던 시기였으니 말이다.
그는 특히 로마의 교황청을 비롯한 다른 도시 국가와의 외교에 열심히였고 그때 체사레 보르자도 만났다.
군주론에서 마키아벨리는 잔인하고 비윤리적이지만 군사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능력 있는 군주가 되기 위한 방법들을 역사적 사례들을 통해서 알려주려 한다.
자신이 사랑했던 피렌체에서 공직에서 쫓겨난 후 다시는 관료 생활로 돌아가지 못한 채 시골에서 정치나 사회문제에는 관심도 없는 시골 촌부들을 상대로 자신을 불러주지 않는 당시의 피렌체 정부 즉 메디치 가문을 원망하며 살았다고 한다.
군주론은 처음 읽는 것은 아니지만 뒤편 해설까지 읽으면서 지금까지 읽었던 군주론이 참으로 쉽게 풀어서 나온 책이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비르투나 포르투나 등의 이탈리아어는 괘나 오래전에 읽었던 '마스터즈 오브 로마' 시리즈를 비롯한 여러 책을 읽으면서 익숙해서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그 외에도 어려운 용어들이 많이 등장해서 예전에 이탈리아어를 공부하다 관둔 것이 더욱 아쉬워졌다.
클래식 아고라 시리즈는 나오는 대로 읽고 있지만 이번 군주론은 특히 좋았던 거 같다.
다음에 이 시리즈에서 어떤 책이 나올지도 너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