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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B는 없다 - 오로지 하나의 목표에 전념해서 인생의 성취를 이루는 법
맷 히긴스 지음, 방진이 옮김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5월
평점 :
어느 정도는 강박관념을 지닌 완벽주의자였던 거 같다.
완벽하게 해내지 못할 바엔 시작도 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시작했더라도 실패의 조짐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그만두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던 거 같다.
하지만 이런 사고방식은 그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겁쟁이라는 사실을 숨기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서 처음 만난 저자는 인생을 도전으로 만들어낸 사람 그 자체인 거 같다.
가족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 (아버지 자격이 없는 생물학적인 부)와 어린 동생과 비만으로 거동조차 힘든 어머니만을 두고 떠난 세 명의 형들, 그리고 비만으로 거동조차 힘든 어머니까지~
정말이지 이렇게 도움이라고는 하나도 되지 않는 가족들의 이야기는 그저 활자로만 읽어도 답답함과 비참함으로 가득하다는 생각만 들었다.
하지만 저자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역시나 경제적인 어려움이다.
시에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배급하는 식료품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는 일상이 그에게 평범한 청소년기의 일상은 그저 사치일 뿐이었다.
하지만 이런 자신의 상황을 조금이라도 낫게 하기 위해 그는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해도 고등학생과 대학생의 시급 차가 크다는 것을 알고 다니던 고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를 친다.
그가 학교를 그만둘 때 학생이 처한 상황은 고려는커녕 고등학교를 그만두는 것이 인생을 망치는 일인 것처럼 악담을 했던 선생 자격조차 의심스러운 선생의 마지막 말은 저자가 중년의 나이까지 기억할 만큼 상처가 되었다는 것은 이 책에 그 에피소드가 나왔다는 것이 증거일 것이다.
그가 그저 불우한 환경에 좌절해서 학교를 그만두는 보통의 학생이었다면 그 선생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가 고교를 그만둔 이유는 고등학생보다는 대학생이 시급이 높다는 이유와 자신의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그의 동급생들이 가방을 들고 고교에 다니는 일상을 보내는 동안 그는 대학생이 되었고 시급이 높은 일자리에 취업했다.
그뿐만 아니라 주체적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고 또 일을 잘 해냈던 그는 그곳에서 일했던 사람들 중에 유일하게 재채용이 된다.
시에서 배급해 주는 식료품으로 끼니를 겨우 해결했던 청년은 이제 자신의 이름으로 아파트와 차를 지닌 뉴욕시의 고위 정책 관료가 되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어머니를 잃었고 이혼을 하게 되는 등의 힘든 개인사를 겪기도 한다.
자신의 가치를 더 높이기 위해 로스쿨을 갔지만 변호사 자격을 얻기 위한 마지막 관문인 최고의 법률사무소의 취업을 스스로 거절한다.
변호사가 되기보다 행정업무를 하고 있는 지금의 일상이 더 자신에게 나은 미래를 열어줄 거라는 확신에 따른 선택이었다.
신입 변호사로 시작해서 10여 년의 시간을 혹사당해도 파트너 변호사가 될지 안될지 모르는 변호사로서의 삶이 지금보다 경제적으로도 심적으로도 나은 삶이 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그는 변호사 자격을 취하지 않음으로 지금 자신의 눈앞에 일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이다.
시장을 모시고 다양한 정책들을 행하던 중에 9.11테러가 일어났고 그는 추모공원 위원회에 발탁되어 자신의 재능을 적극 발휘한다.
그 후 그는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되고 선택을 하고 도전을 하고 있다.
모든 상황은 변하니 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대처하는 것은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그의 말대로 플랜 B가 변하는 상황에 대한 대처가 아닌 자신이 그 일을 해내지 못했을 때를 생각해서 만든 것이라면 그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실패를 먼저 생각한 것에 불과하다.
스스로는 방어책을 세워두었다고 생각하겠지만 이런 플랜 B는 방어책이 아닌 도피처일 뿐이다.
저자는 도피처인 플랜 B가 아닌 더 많은 배를 만들라고 제안한다.
플랜 B와 더 많은 배의 차이를 알고 행할 수 있다면 저자가 이룬 인생의 성공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다.
저자는 심적으로도, 지적으로도 보통 사람들보다 뛰어난 사람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이런 뛰어난 재능을 지닌 사람도 이렇게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어린 시절 즐겨 읽었던 위인전이 어느 순간부터 그저 잘난 사람들의 잘난 이야기에 불과하다는 것과 그들과 자신의 엄청난 차이를 더욱 크게 느껴졌다.
그저 누군가가 이룬 것들을 부러워만 해서는 발전은 없다.
지금 눈앞에 주어진 일이 아무리 하찮게 생각되더라도 최선을 다하고 자신의 배에서 도망치기 위한 구명보트를 더 만드는 것이 아닌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더 크고 근사한 배들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