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같으면 미식과 경제학이 무슨 관련이 있나 했을 테지만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망 중에 가장 적은 비용으로도 사치를 부릴 수 있는 것이 바로 음식에 욕망이라고 한다.
이 책의 시작을 여는 미식의 소재는 한때 부자들만이 마시는 술이라고 생각되었던 와인이다.
물른 요즘도 비싼 와인은 한 병에 자동차 한대 가격에 맞먹을 정도로 비싸지만 예전에 비해 와인이 대중화되어 가격과 관련 없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예전에 그거 비싸기만 한 고급 와인이 대세였다면 요즘은 합리적인 가격의 내추럴 와인이 대세라고 한다.
포도를 키울 때부터 와인을 만들 때까지 비료나 첨가물을 넣지 않은 이름 그대로 천연 포도 그대로 만들어진 와인이 바로 내추럴 와인이라고 한다.
내추럴 와인바가 있는 곳이 요즘 핫한 장소라고 하니 부동산적인 의미에서도 내추럴 와인은 중요한 요소인 셈이다. 컨벤셔널 와인은 라벨부터가 접하기 어려운데 내추럴 와인은 보기 편한 라벨 또한 좋아 보이는 거 같다.
핫플레이스는 즉 상권,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의미하는 것이 바로 경제력의 지표인 셈이다.
예전이었다면 역세권이나 학군이 중요했지만 요즘은 맛있는 음식과 예쁜 디자인의 가게들이 있는 곳이 바로 뜨는 상권 핫플레이스로 등극한다.
모차렐라 치즈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왜 대한민국에서는 다른 치즈가 대중화되지 않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소규모 치즈 업체에서는 원유 자체를 구하기 힘들다는 구조적인 문제들이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커피의 전문화로 세계적인 대기업이 된 스타벅스의 회장인 슐츠가 고급 커피를 판매하는 리저브를 시작한 이유는 보편적인 커피 맛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또 다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고급 일식의 대표라고 생각했던 오마카세가 더 이상 비싸고 고급 식당이 아닌 처음 식당을 여는 청년 세프들이 선택하는 이유가 허세가 아닌 비용 부분에서 합리적인 이유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언젠가 식량의 무기화가 현실이 될 거라는 이야기를 아주 오래전에 경제학 책에서 읽은 적이 있었지만 그 이론이 이제는 바로 눈앞의 현실이 되었다.
인간이 생존하는 데에 가장 필수적인 요소인 식량이 생산국에 있어서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었고, 각각의 나라들은 자신들이 가진 식량 무기를 자국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 피해를 입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다.
언뜻 보면 비건이 살기에 더없이 좋은 나라인 거 같지만 조금만 깊이 생각하면 비건이 살기에 힘든 나라가 대한민국이 아닐까~
우리 식탁에서 가장 쉽게 만나는 반찬인 나물이 요즘은 비건들에게 좋은 음식이 되어서 세계적인 유행을 하고 있다니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단순한 음식 이야기를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양한 분야의 경제 트렌드에 대해서 알 수 있었던 유익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