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거란전쟁 - 하 - 고려의 영웅들
길승수 지음 / 들녘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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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의 장군 중 그 이름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겨우 강감찬 정도일 것이다.

서희와 강감찬~ 고려 역사 500년 동안에 수많은 인재들이 있었을텐데 '고려'라는 나라는 고려를 세운 태조 왕건의 이미지가 원체 강해서인지 왕건 이후는 무신정권의 힘없는 왕들과 몽골의 사위국으로 '충'자 돌림의 왕들, 그리고 고려의 마지막을 장식한 공민왕을 비롯한 고려 말기의 왕들 정도이다.

천추태후의 여동생이자 경종의 왕비였던 황보씨와 경종의 배다른 동생이었던 왕욱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천추태후의 아들인 목종의 뒤를 이어 왕이 되었고 그가 이 책에 등장하는 현종이다.

'목종' 은 그 어머니의 유명세에 이름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현종과 그의 치세에 대해서는 이 책에서 처음 알았다.

강감찬이 목종과 현종 시대의 사람이라는 것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지금 대한민국을 일컫는 영어 코리아가 고려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왜인지 통일신라나 조선에 비해 고려의 역사는 거의 알지 못하는 거 같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양규와 김숙흥을 포함한 고려를 지켜낸 영웅들의 존재도 몰랐고, 고려 초기에 이렇게 황제가 피난을 갈 정도의 큰 전쟁이 있었다는 역사조차 알지 못했다.

언제나 전쟁에서 군주의 바로 옆에 있는 신하들은 자신들이 모시는 군주나 백성의 안위보다 자신의 안위를 중시하는 이른바 소인배들 뿐인지 모르겠다.

같은 나라에 같은 하늘을 지고 살아가는 인간이지만 세금 벌레 소인배 신하들과 달리 나라를 위해 말 그대로 목숨을 걸고 싸운 장수들과 병사들의 모습은 전투 장면을 읽을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했다.

고려의 역사나 고려의 지리에 대해서도 이 책을 통해서 새롭게 알 수 있었던 거 같다.

무엇보다 고려 시대는 사료가 거의 없다고 알고 있었는데 저자는 이 작품을 12년에 걸쳐 자료를 찾고 공부하며 집필했다고 하니 작자의 인생을 건 역작인 셈이다.

전투 장면들은 글로 읽어도 머릿속으로 그림이 제대로 그려지지 않아 아쉬운 점이 있지만 이 작품은 드라마를 통해서 볼 수 있을 테니 더욱 기대가 되었다.

드라마와 소설이 같을 수는 없겠지만 원작 소설을 읽고나니 소설 속 인상 깊었던 각각의 에피소드들이 드라마에서는 어떤 식으로 표현될지 벌써 설레이기도 했다.

이 소설을 통해서 고려를 지켜낸 뛰어난 장수들의 활약을 보면서 후세의 시선에서 부분부분 작은 아쉬움도 없지 않았지만 그들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으며 목숨을 바쳐서 나라를 지켰다는 사실을 긴 시간이 지난 지금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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